우리는 숫자를 중시하진 않는다, 귀여운 반쪽 인간. 질을 훨씬 중요시하지. 우주인 행성은 50개에 불과하지만 각각이 당신네의 수백만 개 행성과도 바꿀 수 없는 훌륭한 행성이었다. 그중에서 쉰 번째로 개척된행성으로서 솔라리아는 가장 뛰어났지. - P326
수백 년이 흐른 뒤 마침내 우리는 남성과 여성의 본질을 합체시켜 전인이 된 거야. 마음만 먹으면 완벽한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 언제든지 수정란을 만들어 숙련된 로봇의 보살핌 아래 성장시킬 수 있게 되었어. - P328
"에너지 변환 기관으로 무엇을 하지?" "이 행성을 경영해 방대한 영지에 있는 모든 로봇이 나에게서, 아니 열류 현상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지. 로봇이 접점을 조절하거나 벌목을 할 때에도 에너지를 정신력 변환작용, 즉 나의 정신력 변환 작용으로 충당하는 거야." - P334
밴더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어렸을 때 솔라리아를 방문했던 지구인 얘기를 로봇으로부터 들었지. 로봇의 얘기에 의하면 솔라리아 여성 한 명이 그 지구인과 떠났다는데 그 여자는 나중에 은하계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는군. 하지만 내 생각엔 그건 만들어진 이야기에 불과해." - P338
"지금까지 당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고 이상한 당신들을 구경하면서 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전에는 미처 경험해 보지 못했던 대단한 즐거움이었지. 하지만 이 사실은 내 일기에 넣을 수도 영사기에 담을 수도 없다는 걸 알아 둬." - P352
"그 아이에게 충분히 자라난 에너지 변환 돌기가 없으니 아직은 솔라리아인이 아니다. 따라서 나는 저 아이의 명령에 따르거나 저 아이를보호해야 할 의무가 없다." - P386
나는 가이아예요. 물론 블리스이기도 하지만 바로 가이아 행성 자체이기도 해요. 우리에겐 모든 원자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의미가 있으며 그 원자들로 구성된 조직은 더욱 소중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하나의 세계지요. - P408
"다시 한 번 밝혀 두지만 팰롬이 위험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겁니다." "당신도 알고 하는 얘기는 아니겠죠. 더군다나 그 이야기는 논리적이지도 않고요." "왠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내 직관이 틀림없다고 말한 건 내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트레비스의 말이 꺼림칙했던지 블리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 P412
트레비스는 기분이 우울해졌다. 그가 탐사를 시작한 이후 달성한 몇가지 안 되는 성과라는 것 중에는 결정적인 것이 전혀 없었다. 그것도 사실은 실패에 가까운, 그저 일시적인 성과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 P420
"설마 팰롬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죠?"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아요. 저 피조물이 당황스러울 뿐이에요. 우선 양성체인 생물과 상대한다는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거든요." - P430
지구는 자기 자취를 너무 완벽하게 감추고 있어요. 어디에도 지구에 관한 정보는 남아 있지 않아요. 마치 지구란 놈은 자신에 관한 정보라면 아무리 보잘것없는 것조차도 우리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 P4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