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해줘." 세가 말했다. 세는 혼자서 잠옷을 입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갔다.
세의 언니 유안이 막 침실 문 옆에 있는 스위치를끄려던 참이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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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기억 중에서 말이야, 제일 질긴 게 쪽팔린 기억이더라."
"응?"
"이건 시간이 흘러도 당최 사라지거나 희미해지지가 않아. 다른 기억들은 적당히 퇴색되고 나한테 유리하게 왜곡되기도 하던데, 얘는 안 그래. 오히려 갈수록 과장되고 비비 꼬이면서 어떻게든나를 괴롭히려고 안달이지." - P64

당나귀의 허리를 부러뜨린 건 마지막 지푸라기일까, 그 전에 실려 있던 임계치의 짐일까? 당나귀는 어느 쪽을 원했을까?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짐을 지고 꾸역꾸역 목적지까지 가는 것과, 그냥 부러지고 끝내는 것 중에서. - P157

언제까지 여기 매달려서 썩어가는 내 몸을 쳐다보고 있어야 하나. 푹푹 찌는 날씨에 늦은 장맛비까지 오락가락하는데. 너무 흉한 몰골로 발견되고 싶지는 않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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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희생자는 거구의 20대 남자였다. 각진스포츠머리에 열 돈짜리 금 목걸이, 체중은 110에서 130킬로그램까지 기사마다 제각각이었다. 시신은 인적이 드문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발견되었다. - P9

단지 살인마에게도 패턴이 있지 않을까? 단서하나 남기지 않고 네 건의 살인을 저지르는 주도면밀한 악마가 희생자를 선택하는 전능의 쾌감을 포기할까? 시작은 가벼운 호기심이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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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 자신이 정말 망자가 아닐까?
상당히 진지하게 그 가능성을 의심해보기도 했다.
망자는 자신이 망자라는 자각이 없다. 자신이 이미 죽은 존재라는 걸 의식하지 못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이 변경되고 조정되어 자신이 남들처럼 멀쩡히 살아 있는 존재라고 여기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면 지금의 나 자신이 망자일 가능성도충분히 있다는 말이다. - P453

장래 이 반에서
불합리한 재앙에 고통 받고 있을
후배들에게 - P488

NCS다시 말해 망자를 죽음의 세계로 돌려보내면 그해의 질서가 회복되는 거야. 알겠어? 망자를 죽음의 세계로 돌려보내는 거야.
내가 한 것과 똑같이 ‘또 한 사람‘ 을 죽이면 되는 거라고, 그것이 이미시작돼버린 재앙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 P512

"전에 내가 말한 적이 있을 거야. 이 눈에는 남들에겐 보이지않는 것이 보여. 보일 리 없는 것, 보지 않아도 되는 것, 보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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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제부터 네가 보기에 아주 불쾌한 일들이 벌어질지몰라. 사실은 이런 식으로 내가 말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그래도 입 다물고 있을 수가 없었어." - P254

그런데 어쨌든 학생들과 교사들이 결탁해서 어느 한 학생을없는 존재로 여기고 행동한다. 일반적으로 보아 이것은 단순한수준을 훨씬 넘어선 엄청나게 악질적인 집단따돌림이다. - P286

"반 인원이 한 명 늘어나는 거야.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정원 외에 한 명이 더 끼어들어 있어. 끼어든 사람이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또 한 사람이." - P290

반의 누군가 한 사람을 지정해 없는 존재로 취급한다.
그렇게 해서 원래의 정원 30명에 반 인원을 맞춤으로써 끼어든또 한 사람 즉 ‘망자가 불러들이는 그해의 재앙을 막을 수있다. 적어도 재앙의 수준을 낮출 수가 있다. 이것이 10년쯤 전부터 실행되어 효과를 거둬왔다고 하는 일종의 주술이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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