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밤하늘의 달을 이렇게 생각했다. 달은 ‘별들의 군대‘를 거느리고 인간의 운명에 관한 신탁을 내리며, 정의를 판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달신의 신학은 자연스레 왕권 신학과 연결된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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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뜻하는 히브리어 샤마임은 구약성경에 무려 420번 이상 나오는 단어다. 거의 대부분 하늘‘신‘을 의미하지 않고 탈신화된 ‘공간‘을 가리킨다. - P47

구약성경에는 하늘에 인격이 있다고 오해할 만한 표현을 최대한 피하려 애쓴 노력을 찾을 수 있는데, 특히 이런 노력은 창세기에서 일관되게 보인다. - P50

아후라 마즈다는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이었다. 이 신은 페르시아의 공식적 최고신으로서 다양한 호칭을 지녔다. 그 가운데 대표적 호칭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늘의 하느님‘이었다. - P55

구약성경의 하늘관은 유배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나뉜다. 유배 이전에는 공간과 피조물의 탈신화된 개념으로 인격적 요소를 탈색하는데 주력했다. 반면에 유배 이후에는 하느님을 상징하는 낱말이 되어 이스라엘의 신앙 안에 새롭게 의미를 찾았다. - P58

신약성경에서 ‘하늘의‘라는 표현은 ‘하느님의‘ 또는 ‘거룩한‘이라는 의미다. 유배 이후 ‘하늘‘이 ‘하느님‘의 상징어로 굳어져서 신약 시대로 전승된 것이다. - P59

이런 이스라엘의 종교·신학사적 맥락에서 하늘이 하느님의 강한 상징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하늘 나라‘와 ‘하느님 나라‘가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 P62

구약성경은 종교간의 대화를 저지하는, 곧 야훼 신앙의 배타성을 드러내는 책이 아니라, 고대근동 종교의 다양한 교류와 경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요, 타자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재창조할 수 있는 영성을 가르치는 귀한 책임을 깨닫기를 희망한다. - P63

고대 메소포타미아는 달신 숭배의 대표적 고장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인류의 종교 가운데 달신이 왕권 신학의 핵심 상징으로서 종교와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곳은 고대 메소포타미아가 유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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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정이가 글공부는 아니할망정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이 없지 아니하였으니, 배우기는 대개 주인 선생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 배우고 익히기는 주장 두 동무와 장난하는 데서 익히었다. - P194

처음에 봉학이와 유복이는 섭섭이를 아주머니라고 불렀는데, 어느 날 꺽정이가 두 아이를 보고
"이애들, 우리 결의형제하자."
하고 발론하여 세 아이가 형제의를 맺으며 두 아이도 꺽정이를 따라서 누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 P200

봉학이가 전과 같이 셋 동무로 섭슬려다니지마는 꺽정이와 유복이가 뛰엄질같은 장난을 할 때, 봉학이는 그 틈에 끼이지 않고 혼자 따로 서서 활을 쏘았다. - P205

꺽정이가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고 한번 응소리를 크게 질렀다. 그리하고 허리를 폈다. 가죽나무가 뽑혀 넘어지며 까치가 날았다. - P211

유복이 입에서 쉿쉿 소리가 나며 댓가지 창들이 빨랫줄같이 건너편으로 건너가서 담에 붙은 나무쪽 과녁에 들어가 박히었다. - P215

꺽정이가 한번 웃고 나서 한손으로 기둥을 들고 한손으로 매듭을 잡아당겨 눌리었던 기둥 밑에서 떼어놓았다. 보고 있던 늙은이는
"하늘이 내신 장사다."
하고 칭찬을 마지 아니하였다. - P227

"검술하는 사람은 까닭없는 미움과 쓸데없는 객기로 칼을 쓰지 않는 법이니 네가 할 수 있겠느냐?"
"이 세상에는 미운 것들이 많은걸요."
"악한 것을 미워함은 곧 착한 일이라, 그 미움은 금하는 것이 아니로되 까닭없는 미움으로 인명을 살해함은 천벌을 면치 못할 일이다."
"아무쪼록 천벌을 받지 않도록 하지요." - P234

처음에는 가까이 떨어지던 것이 차차로 멀리 가고 처음에는 대중없이 가던 것이 차차 대중에 맞게 가도록 되었다. 재주가 늘어가는 데 재미를 붙이어서 섭섭이가 일년 넘어 콩을 불었다. - P253

"그러나 백정의 아들이 탈이다."
하고 갖바치를 돌아보며 다시 허허 웃으니
"꺽정이에게도 탈이지만 세상에도 좋을 것은 없으리다."
하고 갖바치는 얼굴을 찡그리며 웃었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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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스라엘인들은 신화적 세계에 살았다. 풀과 나무와 짐승에 영험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고 하늘과 산을 섬기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다. 합리주의와 과학의 언어에 익숙한 현대인은 이런 종교심을 온전히 이해하기가 힘들다. - P14

성경도 그런 옛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였다. 그런데 과학과 합리주의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이 고대의 신화적 언어는 무척 낯설기 때문에, 신약성경을 현대인의 눈으로만 읽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과거 신화의 언어에 담겨진 속뜻을 잘 새겨서 이해해야 한다. - P19

이 작고 약한 이스라엘이 장구한 세월을 견뎌 내는 동안 주변 강대국들의 문물을 적잖게 받아들였음은 자연스런 일이다. 이것이 구약성경에 고대근동 신화의 자국이 크게 남운 이유다. - P23

창세 1장의 창조 이야기는 고대근동의 세계관을 완전히 뒤엎는 혁명적 본문이다. 큰 나라의 큰 신들을 한낱 피조물로 만들어 그 권위를 완전히 추락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 P25

역사적으로 보면, 이스라엘의 종교에 이웃 종교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음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전략적 요충지에 터를 잡은 약소국 이스라엘은 이웃나라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주로 영향을 받는 쪽이었다. - P28

역사적 연구에 따르면, 사실 고대 이스라엘의 배타적 고유성이라고 할만한 것은 거의 없다. 곧 고대 이스라엘 종교의 거의 모든 상징과 요소에 대해서 고대근동적 기원을 논할 수 있다. 고대 이스라엘은 ‘고대근동 세계의일부‘이기 때문이다. - P29

에누마 엘리쉬는 이어서 에아가 ‘주님‘ 마르둑을 낳고, 마르둑의 영웅적 행동으로 이 세상이 창조되었음을 전한다. 결국 마르둑은 신들의 주인이 되고, 엔릴의 호칭 대부분을 물려받았으며 바빌론은 우주의 중심 도시가 되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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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이가 처음 고발할 때 김덕순과 박연중이 장사인 것을 말하여 남곤, 심정은 특별히 덕순과 연중을 잡으려고 여러가지로 애를 썼다. - P106

덕순이가 연중이와 같이 공론한 일은 하룻밤에 남곤과 심정을 죽이자는 것이었는데, 남곤에게서 낭패 보고는 다시 의논을 더하기로 하여 심정의 집엔 가도 아니하였다. - P120

파산의 딸 윤씨는 신씨와같이 유순하지도 못하고 장경왕후와 같이 유덕하지도 못하나 한미한 집 딸로서 뒷줄이 없이 간택에 뽑히니만큼 인물이 잘났었다. 임금에게 고임을 받는다느니보다 임금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던 인물이었다. - P155

"아들에게 너무 범연한 것도 병이야."
하고 심의가 옆에서 웃으니 갖바치는
"아들인지 무엇인지."
하고 곧 뒤를 이어서
"아비 소리 듣는 것만은 사실이니까 그만한 책망은 지지요."
하고 적이 다시 웃었다. - P178

섭섭이의 사내 동생이 꺽정이니 꺽정이도 섭섭이와 같이 별명이 이름이 된 것이다. 처음의 이름은 놈이었던 것인데, 그때 살아 있던 외조모가 장래의 걱정거리라고 "걱정아, 걱정아."하고 별명 지어 부르는 것을 섭섭이가 외조모의 흉내를 잘못 내어 꺽정이라고 되게 붙이기 시작하여 꺽정이가 놈이 대신 이름 이 되고 만 것이다. - P183

"그중 제일 꼭대기가 무어요?"
"정승이란다."
"정승위에는 아무것도 없소?"
"그 위에 상감이 계실 뿐이다."
"그러면 상감이란 게 꼭대기이구료. 내가 크거든 상감 할라오."
"그런 소리 남 들으면 큰일난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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