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옌이 두 사람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한 뒤 그 이슬 같은 거품 속에서 나왔다. 몇 걸음 내딛었을 뿐인데 우주선 복도로 돌아와 있었다. 10분전, 4차원 공간으로 들어갔던 바로 그 위치였다. 사실 그들은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한 차원 높은 곳에 있었을 뿐. 선실 벽에 난 둥근 구멍은 그대로였고 그 구멍에 잘린 파이프들도 그대로였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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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성계의 위치가 알려졌어요. 물론 태양계의 위치도 알려졌고요.
삼체인들이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삼체 제2함대가 방향을 돌려 태양계를 떠났고 모든 물방울이 지구에서 철수했대요. 지자가 더 이상 태양계가 침입받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 지구도 삼체 성계처럼 우주 전체가 피하는 죽음의 땅이 됐으니까요."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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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수십 개의 손이 함께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마지막 빨간불이 깜빡였다.
예원제가 서기 20세기의 어느 새벽 붉은 스위치를 눌렀을 때로부터315년이 흐른 뒤였다.
중력파 발사 시스템이 작동되었다.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강렬한 진동을 느꼈다. 외부에서 오는 진동이 아니라 자기 몸 안에서 나오는 떨림 같았다. 모든 사람이 악기의 현이 된 듯 울림이 퍼져나갔다. 이 죽음의 악기는 12초간 연주되다가 멈추었고 그 후 모든 것이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
전함 밖에서 중력파가 시공의 박막에 부딪치며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깜깜한 밤 한 줄기 바람에 파문이 번지는 호수의 표면 같았다. 두 세계의 운명을 가를 죽음의 판결이 광속으로 우주 전체에 전송되었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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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이 주위 장교들에게 눈짓을 하자 모두 조용히 무기를 내려놓았다.
블루스페이스호의 승선원 수는 그래비티호의 열 배였다. 해병대원만 해도 100명이 넘었으므로 그래비티호를 가뿐히 점령할 수 있었다. - P290

간단히 계산해도, 이건・・・・・・ 광속에 가깝군."
그래비티호의 모로비치 함장이 말했다. 이틀간 믿을 수 없는 일을 너무많이 겪은 탓인지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추옌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삼체 제2함대가 광속으로 지구로 향하고 있습니다. 4년후 도착할 겁니다." - P292

추옌이 말했다.찻잔을 때렸다.
"지구의 인류는 암흑의 숲 위협을 유지할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우리가그래비티호를 점령해 다시 위협을 작동시킬 계획이었습니다. 중력파 안테나에 반감기가 있다는 걸 방금 알았지만, 두 달 후면 우리도 중력파를발사할 수 없게 됩니다. 그건 우리 모두에게 큰 타격이 될 겁니다. 한 가지선택만 남았습니다. 지금 즉시 중력파를 발사하는 겁니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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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상호작용 우주 탐사정 발견! 총 6대 1대는 지구와 태양의 라그랑주 점을 향해 날아가고, 나머지 5대는 1대, 2대, 2대로 나누어 총 3개편대가 초속 2,500킬로미터 속도로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음. 10분후 지면 도착 예상! - P214

청신은 홀로그램 스위치 중 어떤 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더 이상의 정보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자신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녀는 틀렸다. 그녀가 무의식의깊은 곳에 그려놓은 검잡이 임무는 완전히 틀린 그림이었다. - P215

검잡이 신분으로 저 머나먼 세계와 마주했을 때, 그녀는 뤄지와 달랐다. 그녀는 이것이 생사의 결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체스판과 같아서 자신은 가만히 앉아 여러 가지 상황을 예상하고 상대가 말을 옮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생각해 그에 대한 대응 방법을 준비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 체스에 일생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말을 옮기지 않았다. 상대는 체스판을 들어 올려 그녀의머리를 향해 내리치고 있었다. - P216

중력파 우주 전송 시스템 회복 불능. 암흑의 숲 위협 무효화. - P222

지자가 싸늘하게 웃었다.
"우리가 예상한 대로야. 자책할 거 없어. 사실 인간이 널 선택한 것 자체가 이런 결과를 자초한 거니까. 죄 없는 네가 책임을 뒤집어썼을 뿐.‘
지자의 말에 청신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 P229

지자가 검을 어깨에 얹으며 코웃음을 쳤다.
"이런 바보를 봤나. 그래비티호는 궤멸됐어. 1시간 전 인수식이 끝났을 때 말이지. 사각지대가 없다면 1광년 밖에 떠 있는 잔해를 보여줄 수 있을텐데 아쉽군." - P231

위협이 중단된 후 지자가 처음 공개석상에 나섰을 때 그녀는 위장복을입고 무사도를 멘 차림으로 삼체 제2함대가 4년 뒤 태양계에 도착해 이 항성계를 완전히 점령할 것이라고 전 세계에 선포했다. - P236

사람들은 지자의 약속을 가슴에 새기며 제2함대가 지구에 도착하면 이 대륙위의 모든 사람이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거의 악마가 구원의 천사이자 유일한 정신적 지주가 되었고 사람들은 그들이 어서 빨리 강림하기를 기도했다. - P258

지자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위대한 삼체 함대가 여러분을 아름다운 생활로 인도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모두가 고통스러운 석 달을 보내야 합니다. 인류가 이번에도 훌륭하게 해내길 바랍니다! 선포합니다. 지금 이 시간부터 호주 보호지역을 외부와 완전히 격리시키고 강한 상호작용 우주 탐사정 7대와 지구 치안군이 이 대륙을 빈틈없이 봉쇄할 것입니다. 누구든 호주를 빠져나가려 한다면 삼체 세계의 영토 침입자로 간주하고 즉시 사살할 것입니다! 지구에 대한 위협 제거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이 석 달 동안 보호지역은 저기술 농업사회 상태에 머물러야 하며 전기를 포함한 모든 현대기술의 사용을 금지합니다. 치안군이 호주의 모든 발전 설비를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있는 것은 모두 보셨겠지요." - P267

"생존 자체가 행운입니다. 과거에 지구에서 그랬듯이 지금 이 냉혹한우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턴지 모르게 인류가 환상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생존을 아주 당연한 일로 여겼지요. 이것이 바로 당신들이 실패한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 세계에 다시 진화의 깃발이 올라가고 여러분은 생존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은 모두 마지막에 남은 5000만 명에 속하길 바랍니다. 식량에 잡아먹히지 말고 여러분이 식량을 잡아먹으십시오." - P269

헌터의 손목시계에 있는 작은 버튼을 누르면 발사 컨트롤러가 있는 구형 선실 안에서 폭탄이 터지며 내부의 모든 장비가 고온에 녹아버리게 될 것이었다. 헌트가 하는 일은 단 하나였다. 어떤 종류의 위기가 출현하든 위험이 한계치를 넘어서면 이 버튼을 눌러 발사 컨트롤러를 파괴하는 것. 즉, 중력파 발사 시스템을 회복 불능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것이었다. 위험이 한계치를 초월했는지의 여부는 그의 판단에 달려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헌터는 사실 ‘반검잡이‘였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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