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 상인들은 <카르마의 심판관이 되었고, <신전>의 일부로서 조직화되었어. 그들의 역할은 개인의 전생을 조사하고, 업을 가늠한 후에 그자의 다음 생애에관해 결정하는 일이야. - P84

선량한 시민이 예순 살이 되기 전날에 자신이 선 택한 교파의 신전에 있는 출장소에 출두하면, 그때까지 그가 한 기도의 합계가 죄업의 합계와 함께 고려된 후 그 인물의 카스트가 결정된다고 들었네. 그가 받을 육체의 연령, 성별, 건강 상태도 함께 말야. - P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벽이나 보루(堡壘)에 기대 지키기만 하는 것은 원래 패왕이 즐겨 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사정이 뜻과 같지 못하니 어찌하는 수가 없었다. - P159

싸움의 양상은 어쩔 수 없이 한왕 유방 쪽이 바라는 대로 광무간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진지전(陣地戰)으로 자리 잡아 갔다. - P160

"대왕, 한왕 유방의 아비어미와 그 계집은 어디에 쓰시려는 겁니까? 지난번 산동에서 잡아들인 뒤로 군중에 끌고 다닌 지 벌써 두 해째입니다. 왜 그들을 내세워 유방을 불러내지않으십니까?" - P162

패왕이 그런 한왕을 한 번 더 충동질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네놈이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면서 여러 번 과인을 성가시게 하였으니, 그 죄를 네 아비에게 물어야겠다. 이제 삶기 전에 칼질부터 하려고 도마에 묶어 두었으니, 어쩌겠느냐? 어서 과인에게 항복해 죄를 빌고 아비를 살리겠느냐? 아니면 아비가 눈앞에서 국거리가 되는 꼴을 보겠느냐?" - P164

국이 다 끓거든 나에게도 한 그릇을 나눠 주기 바란다. - P164

그날 한왕이 비정하게 태공으로부터 등을 돌린 것은 천하를 위해 가족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공리(公理)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그게 자신과 태공이 아울러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 P166

바라건대 한왕은 나의 도전을 받아들여 단둘이서 자웅을 가리기로 하고, 애꿎은 천하 뭇 백성들은 괴롭히지 말기로 하자. 우리 두 사람이 저 아래로 내려가 당당하게 겨뤄 보는 게 어떠냐? - P167

장량이 가만히 물었다.
"어떠십니까? 홀로 몸을 움직이실 수 있겠습니까?"
"아니오. 꼼짝할 수 없소. 화살이 용케 염통은 피해 갔지만 갈비뼈를 맞춘 듯하오."
한왕이 죽어 가는 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그러자 장량이 차갑게 받았다.
"그래도 일어나셔야 합니다. - P182

"네가 하도 안달을 부리니 일러 준다. 우리 대왕께서는 지금쯤 성고성에 내려가 시녀들에게 발을 씻기며 쉬고 계실 것이다. 그러니 네 긴히 할 말이 있거든 이 번 아무개 어르신에게나여쭈어 봐라."
그 말에 분통이 터진 패왕은 더욱 소리를 높여 번쾌를 꾸짖었다. - P197

항타와 용저는 모두 오래 싸움터를 누빈 맹장이라 할 만했다. 하지만 그 둘만을 놓고 보면 용맹에서도 지략에서도 항타는 용저에 미치지 못했다. 한 장수로서 패왕의 신임과 총애를 보다 많이 받는 것도 용저 쪽이었다. 그런데도 항타를 대장으로 삼은것은 종성에 대한 편애라는 패왕의 말기적 증상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다. - P202

"역 선생 이기는 비록 유자였으나, 또한 누구 못지않은 맹사였다. 그를 저리도 참혹하게 죽게 만들었으니, 이 일로 내가 치러야 할 값도 결코 헐하지는 않겠구나."
역이기의 상여가 성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한신이 탄식하듯 말했다. - P205

"천하인의 반열에 들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 그럼 나더러 우리 대왕이나 항왕과 더불어 천하를 다투기라도 하라는 말씀이오?"
괴철은 그래도 눈 한번 깜빡 않고 한신의 말을 받았다.
"못할 것도 없지요. 하지만… 아직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닙니다." - P206

한신이 그답지 않게 큰 칼을 빼 들고 앞장서 싸움을 걸었다.
"나는 한(漢) 대장군 한신이다. 용저는 어디 있느냐? 애꿎은 군사들은 다치게 하지 말고 나와 단둘이서 자웅을 가려 보자!" - P221

스스로 왕이 된 전횡마저 양 땅으로 달아나자 제나라는 모두 평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대(代), 조(趙), 연(燕)에 이어 제나라까지 한신에게 떨어지면서, 그 주군인 한왕 유방은 땅만으로 보면 천하의 셋 가운데 둘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줄곧 패왕에게 유리하던 대세가 비로소 한왕 쪽으로 뒤집힌 셈이었다. - P2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르케고르는 무엇을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후회할 것이니, 그것이 곧 ‘모든 철학의 총화이자 알맹이‘라고 했습니다. 사르트르는 내가 선택한 것이 곧 나의 현실을 만든다고 했으며, 시몬 드 보부아르는 여성 스스로 선택하고 자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P5

당신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은 당신의 선택 하나하나가 만든 결과다. 모든 사소한 결정이 당신을 이 지점까지 데리고 왔다. 삶의 궤적을 지나다가 어느 지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당신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 P11

"우리의 삶은 채워지지 않은 욕구. 희생당한 욕망, 거절당한 기회, 가지 않은 길에대한 애가가 된다." - P11

언제나 갖지 않은 것을 바라는 게 인간 심리의 본능이다. 이를 깨달아야만 ‘살지 않은삶‘을 놓친 자신을 스스로 용서할 수 있다. ‘살지 않은 삶‘은 결국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 P11

"일반적으로 중압감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을 과하게 생각할 때 발생한다. 이것이 바로 ‘분석에 의한 마비‘다." - P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 설명하는 동안, 그들은 그들 자신의 경험에 의해,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진실 그 자체가 아니라, 진실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들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말을 듣고 상대가 실체를 아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 P56

본질은 형태의 꿈을 꾼다. 형태는 사라지지만 본질은 남고, 다시 새로운 꿈을 꾼다. 사람은 이 꿈에 이름을 붙인 후 본질을 포착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비실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 P57

「당신은 자신이 설법한 것을 정말로 믿고 있소?」
샘은 웃었다.
「자기 자신의 말이라면 나는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어. 물론 나는 내가 하는 말 전부를 믿고 있네. 내가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야.」 - P60

「고맙소, 노인장. 나는 내가 선택한 신전의 신들에게 기원을 올리지만, 축복이라면 누구 것이든지 환영이오. 축복은 아무리 많이 받아도 모자라는 법이 없으니까 말이오. 특히 나 같은 뱃사람에겐.」 - P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신을 따르던 변사 괴철이 나서서 말렸다.
"대장군께서는 다시 한번 깊이 헤아려 주십시오. 여기서 물러나셔서는 결코 아니 됩니다. 일찍이 대장군께서는 한왕의 조칙을 받들어 제나라를 치러 먼 길을 오셨습니다. 그런데 어찌 여기서 돌아간단 말씀입니까?" - P59

역이기는 오히려 세 치 혀를 놀려 장군의 승리를 훔친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 P61

한신이 가만히 웃으며 말했다.
"떨어지는 오동잎 한 잎으로 천하에 가을이 온 것을 알 수 있듯이 작은 전기 하나로도 큰 싸움의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법이오. 전해는 이제껏 내 헤아림을 벗어나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내 헤아림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외다." - P77

역이기가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했다.
"나라가 군사를 움직이는 것은 위로 하늘을 일컫는 자도 아래로 못에 이르는 자도 함부로 멈출 수 없는 큰일이오. 한나라 군사가 제나라로 쳐들어온 것이 우리 대왕께서 뜻을 바꾸신 까닭인지 대장군 한신이 멋대로 움직였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한낱 늙은 세객이 멈출 수 있는 일은 못 되는 것 같소." - P87

항왕은 지난번 대왕께 도읍인 팽성을 잃어 본 뒤로 왕궁을 군막에 담아 다닌다고 합니다. 그동안 얻은 금은보화는 말할 것도 없고 피붙이와 미녀까지도 패왕의 군막과 함께 움직이다가 싸움터와 가장 가까운 성으로 옮겨 가장 믿을만한 장수에게 지키게 한다는 것입니다. - P94

"기현의 조구, 참으로 멀리도 왔구나. 옥리에서 몸을 일으켜 제후에 오르고, 대사마로 천군만마를 호령해 보았으니 무슨 여한이 있으리!"
그러고는 들고 있던 칼로 목을 찔러 죽었다. 새왕 사마흔도 조구의 뒤를 따랐다. - P108

"대왕께서는 눈비를 맞으며 함께 싸운 맹장들보다도 우리 항씨 종친들을 더 믿고 아끼신다. 거기다가 저기 저 두 번째 수레에 탄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 미인으로 봉해진 우희가 저 수레에 타고 있다. 우 미인을 도읍 팽성에 두는 것도 못미더워 군막과 함께 옮겨 다니게 하는데, 그녀를 한왕에게 뺏기고 무슨 수로 대왕께 용서를 구하겠느냐?" - P114

"대왕께서는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장수로 전장을 떠돌면서 한세상을 마치고자 하십니까? 아니면 널리 민심을 거두어 천하를 얻고 가여운 백성들을 위해 새로운 세상을 열 군왕이 되고자 하십니까? - P132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싸우는 자가 이제 싸워 이기려는 적에게 너그러워야 한다니 이 무슨 괴상한 이치냐. - P136

패왕의 군사적 자부심과 자신감은 부풀기만 했다. 거기다가 또한 갈수록 심해지는 완벽 지향은 자신이 아니면 아무도 믿지 못하게 해 패왕을 누구보다 바쁘고 고단한 장수로 만들었다. - P148

한왕이 펼쳐 둔 여러 전선을 번갈아 뛰어다니며 싸우는 것은 실상 패왕 혼자인 셈이었다. - P149

패왕은 그때 이미 나이 스물아홉이고 세력은 천하를 호령하면서도 왕비를 맞아 후사를 두려 들지 않다. 그래서 둘 사이에 정궁이 가로막지 않은 것 또한 우 미인과 패왕의 사이를 여느 군왕과 후궁 사이보다 더욱 각별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 P150

"우 미인에게 맞는 갑주를 한 벌 구해 주고, 시녀와 시양졸을 붙여 군막 한 채를 내주어라. 앞으로는 과인의 중군과 함께 움직이게 될 것이다." - P1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