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해를 가렸던 먼지들이 가라앉고 나서야 왕먀오는 하늘 높이 우뚝 솟은 글자를 볼 수 있었다.
‘삼체‘ - P63

주 문왕과 추종자는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백치라도 보듯 왕먀오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해? 해를 본다고 어떻게 시간을 아나? 지금은 난세(亂世紀)인데." - P65

"그렇다네. 문명은 온난한 기온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항세기에만 발전할 수 있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류는 단체로 탈수돼 저장되어 있다가 비교적 긴 항세기가 되면 다시 단체로 물에 담겨 부활한 후 생산과 건설을 시작하지." - P71

"난세기가 되면 온 나라가 탈수 상태에 들어가지. 주왕만 깨어서 이 생기 없는 국토를 지키는 거야. 난세기에서 생존하려면 이렇게 벽이 두꺼운 건축물에서 살아야 해. 그래야 혹한과 폭염을 피할 수 있어."
주 문왕은 걸으면서 왕먀오에게 설명해주었다. - P73

왜 그 세계의 태양은 규칙적으로 운행하지 않을까? 입자 형태의 행성이라면 운행 궤도가 원형이든 긴 타원형이든 항성을 도는 운동은 주기성을 띠게 마련이다. 완전히 불규칙한 운행은불가능하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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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모든 것이 모두 하나의 결과를 향하고 있다. 물리학은 존재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은 알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 P21

과학의 경계는 새로운 사고의 길을 열고자 한다. 간단히 말해 과학적 방법으로 과학의 한계성을 찾고, 과학이 자연계를 인식함에 있어 깊이와 정확도상의 한계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 너머는 과학이 진입할 수 없다. 현대 물리학은 어렴풋하게나마 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 P22

"왕 교수님, 우리는 교수님이 그들의 권유를 수락해 과학의 경계에 가입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교수님을 모신 이유입니다." - P24

사진은 금세 인화되었다. 확대할 사진이 있는지 살펴보다가 그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쇼핑몰 밖의 작은 잔디밭을 찍은 사진의 하단 정중앙에 흰색 얼룩 같은 것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1200 : 00:00‘이라는 숫자였다. - P38

왕먀오는 눈을 뜨고 흐릿한 천장을 바라보았다. 커튼 사이로 도시의 불빛이 새어 들어왔다. 그러나 꿈속에서부터 현실로 그를 따라온 것이 있었다. 유령 같은 카운트다운이었다. 카운트다운 숫자들이 그의 눈앞에 뚜렷하게 떠올랐다. 숫자는 가늘었지만 매우 밝은 흰빛을 내뿜었다. - P51

프로젝트팀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일제히 흥분해서 프로세스에 따라 수백 개의 스위치를 끄기 시작했다. 모니터 화면이 하나둘 꺼졌고 마지막으로 주 모니터 스크린에 정지 상태를 알리는 표시가 떴다.
이와 거의 동시에 왕먀오의 눈앞에 있던 카운트다운도 멈췄다. 숫자는1174 : 20:35에 고정되었다. 그리고 몇 초 뒤 숫자는 몇 번 깜박거리더니 사라졌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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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먀오는 자신을 찾아온 이 네 사람의 조합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경찰 두 명에 군인 두 명, 그런데 군인들이 인민 무장 경찰대가 아니라 육군 군관이었기 때문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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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은 그리스인들처럼 다신교를 믿었지만 교조적이지 않았고, 도시 국가 안에서의 공동체 생활을 중시하고 ‘팍스 로마나‘의 기치 아래 폭넓은 관용을 베풀면서 그리스 종교의 모든 것을 유연하게 수용했다. - P442

신화에 대한 해석은 16세기까지도 알레고리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1 6세기의 신화 개론서들이 제시하는 신화 해석은 다의적이지 못하고 일의적(一義的)이었다. 그리스 신화는 기독교 정신과 『성서』를 차용하고 변형한 것이라는 생각이 ‘알레고리‘ 관점에 입각한 신화 해석의 주류였고, 이러한 경향은 17세기 말까지 지속되었다. - P491

신화를 역사적 시각으로 환원하려는 바니에(Abbé Banier)의 노력은 특히 독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신화 속의 인물들은 실재했던 왕과 영웅들이 신격화된 것이라고 믿었다. - P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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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좀 더 일반적인 인과적 템플릿으로 추상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은 엄청난 이점이다. 이런 템플릿은 훨씬 더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하고 대체 가능하다. 그 덕분에 인간은 이전에 관찰한 적이 없는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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