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크게 해주세요.‘ 캐틀린은 신들에게 간청했다. ‘저 아이가열여섯이 되고, 스무 살이 되고, 쉰 살이 되게 해주세요. 제 아버지만큼 커서 품에 아들을 안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 P402

"죽여버려, 롭. 머리를 잘라." 테온 그레이조이가 충동질했다.
"안 돼." 캐틀린의 아들은 피투성이 장갑을 벗으며 대답했다. "죽어서보다는 살아서 더 쓸모가 있어. 그리고 내 아버님은 결코 전투가 끝난 후에 포로 살해를 용납하지 않으셨어."
"현명하고 명예로운 사람이지." 제이미 라니스터가 말했다.
"끌고 가서 사슬을 채우시게." 캐틀린이 말했다. - P409

대니는 하고를 보고 말했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오늘은 충분히멀리 달렸으니 여기에서 야영한다."
"여기에?" 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땅은 갈색으로 말라비틀어졌고,
사람이 지내기 좋지 않았다. "이건 야영할 만한 땅이 아니오."
쿼토가 말했다. "여자는 우리에게 멈추라 명할 수 없소. 아무리 칼리시라 해도." - P413

조라 경이 얼굴을 찌푸렸다. "제발, 제 말 들으세요. 도트락인들은 젖먹이 아기를 따르지 않을 겁니다. 이자들은 드로고의 힘에 고개를 숙였고, 그 힘에 복종했을 뿐입니다. 드로고가 죽으면, 자코와 포노와 다른 ‘코‘들이 칼의 자리를 두고 다툴 테고, 이 칼라사르는 내부에서 붕괴할 겁니다. 승자는 다른 경쟁자를 원치 않을 테지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공주님 품에서 빼앗을 겁니다. 아이를 개 먹이로 줘버릴 테지요…" - P418

"찜질 약을 새로 만들어줘. 이번에는 반드시 붙이고 다니도록 할 테니까." 대니는 애원했다.
"그럴 때는 지났습니다. 마님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통 없이 밤의 땅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앞에 놓인 어두운 길을 편하게 만드는 것뿐입니다. 아침까지는 떠나실 겁니다." - P421

에다드 공은 황금 망토 두 명의 부축을 받아 대성소문 밖에 있는 최고성사의 연단에 서 있었다. 앞에 구슬로 하얀 늑대를 새겨넣은 짙은 회색 벨벳더블릿을 입고, 모피 두른 회색 모직 망토를 걸쳤지만, 아리아가 이제까지 본 적 없이 야위었고 기름한 얼굴은 고통으로 해쓱했다. 서 있다기보다는 떠받쳐진 상태였다. 부러진 다리에 감긴 붕대는 회색으로 썩어 있었다. - P440

조프리 왕이 킹스가드의 방패 뒤에서 걸어나왔다. "내 어머니는 에다드 공이 검은 옷을 입게 해달라 하시고, 산사 아가씨는 부친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 빌더군." 그는 산사를 똑바로 보고 미소지었고, 아리아는 잠시 신들이 기도를 들어주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프리는 군중을 돌아보고 말했다. "하나 이들은 마음 약한 여인네야. 내가 너희들의 왕인 한 반역을 벌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은 없다. 일린 경, 저놈의 머리통을 가져와라!" - P443

루윈은 멍하니 그들을 쳐다보았다. 회색 모직 로브 소매에 피를 묻힌 몸집 작은 회색 남자의 총명한 회색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는 꽉 잠겨서 작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들, 우리가… 우리가 아버님 모습을 잘 아는 석공을 찾아야겠습니다…" - P4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캐틀린은 롭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네드에게 정말 많이 배웠어. 하지만 충분히 배웠을까?‘ - P328

"리버런 성벽 아래에서 전투가 있었다. 포로로 잡은 라니스터 정찰병에게 들었지. 킹슬레이어가 에드무어의 군대를 박살내고 트라이던트의 영주들을 패주시켰다는구나." - P331

그녀는 알고 싶었다. ‘롭에게 용기만이 아니라 지혜도 가르쳤나요, 네드? 무릎을 굽히는 방법도 가르쳤나요?‘ 칠왕국의 묘지마다 결코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한 용감한 자들이 가득했다. - P332

"귀공은 제 아버지에게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캐틀린은 상기시켰다.
그는 웃는 얼굴로 이리저리 고개를 까닥거렸다. "아, 그래, 몇 마디 말을 하긴 했지.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왕관에도 충성 맹세를 한 것 같단 말이지. 조프리가 이제 왕이니, 자네와 자네 아들과 밖에 있는 저 온갖 머저리들은 반란군밖에 안 돼. 나에게 신이 주신 분별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라니스터가 자네들 모두를 삶아버리게 도울 테지." - P339

"존, 왜 밤의 경비대 대원들은 아내를 맞지 않고 자식을 두지 않는지 생각해본 적 있느냐?"아에몬 학사가 물었다.
존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니요." 존은 고깃덩이를 더 뿌렸다. 왼손 손가락은 피로 미끌거렸고, 오른손은 통의 무게 때문에 욱신거렸다.
노인이 대답했다. "그래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야. 사랑은 명예의 파멸이며, 의무의 죽음이기 때문에." - P358

노인은 살도 없이 가느다란 목에 느슨하게 걸린 학사의 사슬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내 아버지는 마에카르1세요, 내 동생 아에곤은 나 대신 그 뒤를 이어 통치했지. 내 조부님은 어떤 이야기를 믿느냐에 따라 그분의 숙부일 수도 있고 아버지일 수도 있는 드래곤 기사 아에몬 왕자의 이름을 따서 내 이름을 지으셨다. 아에몬이라고…" - P361

조라 경이 말했다. "오고의 기수들은 대부분 달아났습니다. 그래도 포로가 1만은 될 겁니다."
‘노예들이겠지.‘ 대니가 생각했다. 칼 드로고는 그들을 하류에 있는 노예상 만(灣)에 위치한 마을 중 하나로 몰고 갈 것이다. 대니는 울고 싶었지만, 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이건 전쟁이야. 원래 이런 거야. 이게 철왕좌의 대가야.‘ - P365

케반 경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전투에 들어가면 너와 네 야인들을 선봉에 넣을까 생각했다만."
.
.
"선봉요?" 티리온은 의심스럽게 그 말을 되풀이했다. 아버지가 티리온의 능력에 대해 새로 경의라도 품게 됐거나, 그게 아니면 성가신 아들을영원히 없애버리기로 결정했거나 둘 중 하나였다. 우울하게도 티리온은 어느 쪽인지 알 것 같았다. - P378

"그리고 스타크 꼬마는?" 타이윈 공이 물었다.
아담 경은 머뭇거렸다. "스타크 꼬마는 같이 있지 않았습니다. 기병 대부분을 이끌고 트윈스에서 강을 건너 리버런으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롭 스타크는 풋내기 소년이니, 현명하기보다는 용감할 가능성이 높지‘
티리온은 아버지의 말을 기억했다. 통증만 심하지 않았어도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 P3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들이 바깥에서 노는 것이무조건 위험하다는 생각은 인간 역사에서 결코 없던 것이었어요. 아이들은 언제나 함께 놀았고, 대부분은 감시하는 어른이 없었어요… 그게 인류 전체의 방식이었죠. 갑자기 ‘아니, 그건 위험해‘라고 말하는 건, 아이들이 거꾸로 매달려서 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거지예요." - P377

자신이 무언가를 잘한다고 느낄 때는 그 일에 집중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자신이 무능하다고 느낄 때는 집중력이 소금에 전 달팽이처럼 쪼그라든다. - P391

피터는 역사에서 예외는 서드베리가 아니라 현대의 학교라고 설명했다. 현대적 학교는 매우 최근인 1870년대에 고안된 것으로 자리에 가만히 입 닥치고 앉아 시키는 일을 하도록 아이들을 훈련해 공장 노동을 준비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 P401

"우리는 플랫폼과 화면이 우리의 모든 관계를 매개하는 세상으로 서서히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었어요. 그러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그 점진적인 과정이 초고속으로 진행됐죠." - P417

오랫동안 우리는 자신의 집중력을 당연시했다. 마치 집중력이 가장 건조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선인장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집중력이 선인장보다는 난초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안다. 난초는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말라죽을 것이다. - P4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 위해 전쟁을 벌이다니 친절하시네요." 티리온은 의자에 기어올라서 아버지의 에일을 한 잔 따랐다.
타이윈 공이 대꾸했다. "내가 보기에 이 전쟁을 시작한 사람은 너였다.
네 형 제이미였다면 순순히 여자 손에 포로로 떨어지진 않았을 게다."
"제이미와 저의 차이점이죠. 혹시 눈치채셨나 모르겠는데 형이 저보다키도 크답니다."
아버지는 그 농담을 무시했다. "우리 가문의 명예가 위태로웠다. 말을달려 올 수밖에 없었지. 아무도 라니스터의 피를 흘리고 무사할 순 없어." - P295

티리온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상황이 흥미로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모든 ‘도살 작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우리의 두려움 없는 군주께선 뭘 하고 계십니까? 제 사랑스럽고 설득력 넘치는 누나가 어떻게 로버트가 친애하는 친구 네드를 감옥에 가두는 데 동의하게 만든 거죠?"
아버지가 대답했다. "로버트 바라테온은 죽었다. 네 조카가 킹스랜딩을 다스린다."
여기에는 티리온도 놀랐다. "누나가 다스린단 말이군요." - P297

"나와 함께 말을 달려 내 적에게 맞선다면, 내 아들이 약속한 모든 것을 받고도 더 받을 것이다." 타이윈 공이 그들에게 말했다.
우마의 아들 울프가 말했다. "우리 돈으로 우릴 사게? 우리에겐 아들의 약속이 있는데 왜 아버지의 약속이 필요하지?"
타이윈 공이 대답했다. "필요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네. 예의상 한 말일뿐. 우리와 합세할 필요는 없어. 겨울 땅의 사내들은 강철과 얼음으로 만들어졌으니, 내 가장 용감한 기사들도 대면하기를 두려워하지." - P301

‘두려워하지 말자. 두려워할 것 없어. 다 잘될 거야. 조프리는 날 사랑하고 왕비님도 날 사랑해.‘ 산사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 P303

반역자 에다드 스타크를 대신하여, 전하께서는 캐스털리록의 영주이자 서부의 관리자인 타이윈 라니스터가 왕의 수관직을 맡아 왕의 목소리로 말하고 왕의 적에 대항하여 군대를 이끌며 왕의 의지를 이행하기를 바라십니다. 이에 왕이 칙령을 내리고, 소협의회가 동의합니다. - P305

산사는 옷을 더럽히지 않게 하얀 망토 위에 무릎을 꿇고서 무시무시한 검은 왕좌에 앉은 그녀의 왕자님을 올려다보았다. "전하께 아무쪼록 왕의 수관이었던 제 아버지 에다드 스타크 공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청합니다. 백 번은 연습한 말이었다. - P311

조프리 왕은 산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대의 다정한 말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다 괜찮아질 거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늠름하게 말했다. "그대의 청대로 하지… 하지만 우선 그대의 아버지가 자백을 해야 해. 자백하고 내가 왕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자비를 베풀 수 없다."
"그렇게 하실 겁니다." 산사는 부푼 가슴으로 말했다. "아, 그렇게 하시고말고요." - P313

어둠 속에서 세르세이 라니스터의 얼굴이 눈앞을 떠다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머리카락에는 햇살이 가득했지만, 미소에는 비웃음이 담겼다. "왕좌의 게임을 할 때는, 이기거나 죽을 뿐이죠." 세르세이가 속삭였다. 네드는 게임에 뛰어들었다가 졌고, 그의 판단력 부족에 대한 대가는 부하들이 피로 치렀다. - P316

극단에서는 사람마다 해야 할 역할이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줬습니다. 가면극에서만이 아니라 삶에서도요.
.
.
첩보관은 음흉하고 비굴하며 양심이라곤 없어야 하지요. 용감한 정보원이란 비겁한 기사만큼이나 쓸모가 없어요." 바리스는 술 부대를 다시 받아서 마셨다. - P321

"그대의 목적이라. 그 목적이 뭐요, 바리스 공?"
"평화요." 바리스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킹스랜딩에 정말로 로버트 바라테온을 살려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사람을 하나 꼽으라면, 저였을 겁니다." 바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 P321

세르세이의 악몽은 이렇습니다. 아버지와 남동생이 스타크와 툴리와 싸우느라 힘을 써버리는 동안, 스타니스 공이 상륙해서 스스로를 왕으로 선포하고, 아들의 곱슬곱슬한 금발 머리통을 잘라버리는 거죠… - P323

다음에 탖아올 방문자는 빵과 치즈와 통증을 다스릴 양귀비즘을 가져올 수도 있고… 산사의 머리통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요. 친애하는 수관님, 선택은 온전히 당신 몫입니다." - P3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롭은 아직 열여섯 번째 명명일도 맞지 못했건만, 이제는 브랜에게 반쯤은 낯선 사람으로, 진짜 영주로 변해버린 것 같았다. 아버지 휘하의 봉신들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았다. - P248

오샤가 브랜을 살폈다. "넌 신들에게 부탁했고 신들은 답했어. 귀를 열고 잘 들어봐. 들릴 거야."
브랜은 귀를 기울이다가 잠시 후에 자신 없이 말했다. "바람소리뿐인데, 잎사귀가 바스락거려." - P252

"나한테 말해. 롭 형도 내 말은 들을 거야. 내가 알아."
"그럴까? 두고 보면 알겠지. 이렇게 말해, 도련님. 엉뚱한 방향으로 행군하고 있다고 말해. 검을 들고 가야 할 곳은 북쪽이야. 남쪽이 아니라, 북쪽이라고 알겠어?"
브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할게." - P255

비세리스가 죽은 지금은 대너리스가 마지막 드래곤이었다. 그녀는 왕과 정복자들의 씨앗이었으며, 배속의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잊지 말아야 했다. - P262

바에스 도트락에서 집으로 쓰는 언덕 구덩이 속에 들어간 대니는 조라경만 빼고 모두 물렸다. "말해봐요." 대니는 쿠션에 앉으며 명했다. "찬탈자였소?"
"그렇습니다." 기사는 접힌 양피지를 꺼냈다. "마지스터 일리리오가 비세리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로버트 바라테온이 공주님이나 오라버님의 목숨에 영지와 작위를 걸었답니다." - P270

드로고의 아들 라에고, 세상을 탈 종마에게도 선물을 하나 약속하마. 라에고에게 그 어머니의 아버지가 앉았던 철의자를 주겠다. 칠왕국을 주겠다. 나, 칼인 드로고가 그리하겠다. - P272

캐틀린은 종이를 펴서 읽었다. 걱정은 불신에 자리를 내주었다가, 분노로 변했다가, 마지막에는 두려움이 되었다. "이건 네 동생이 아니라 세르세이의 편지야." 캐틀린은 다 읽고 나서 말했다. "진짜 메시지는 산사가 말하지 않는 내용에 있어. 온통 라니스터가 산사를 얼마나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는지에 대해서만 적다니… 아무리 조용히 말해도 협박은 협박. 놈들은 산사를 인질로 잡았고, 계속잡고 있을 생각이야." - P2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