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거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령에게는 투명한 결정체가 보이지 않았다. 결정체는 깊은 연못에 가라앉은 유리처럼 어두컴컴한 우주를 떠다니고 있었다. 대령은 주위에 일그러진 별빛으로 결정체의 위치를 찾은 듯했다. 하지만 결정체는 성글게떠 있는 별을 뒤로 하고 금세 자취를 감춰 버렸다. 그 순간, 멀리 떨어져 있는 둥근 태양이 찌그러지면서 쉼 없이 번쩍였다. - P15

지구 시간으로 따지자면 탐식자가 행성 하나를 모두 뽑아 먹는 데는 대략 한 세기가 걸려 100년 동안 행성의 모든 자원이 하나도 남김없이 탐식자의 손아귀로 넘어간다는 말이지. 게다가 긴 시간 동안 탐식자의 인력 작용으로 행성은 적도 방향으로 납작해져서 마지막에는… - P22

"탐식자는 태양계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지?"
대령이 물었다.
"내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다. 너희 지구인의 시간으로 한 세기면 도착해 경보! 탐식자가 온다! 탐식자가 나타난다!" - P23

지구인들이여, 축하한다. 너희 종족들은 앞으로도 멸망하지 않고 계속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탐식제국이 너희를 가축처럼 길러 줄테니까. 60세쯤 됐을 때 시장에 내다 팔면 딱이겠군. - P30

인류는 큰이빨과 담판을 벌여 마침내 약간의 진전을 이뤄 냈다. 탐식제국이 한발 양보해 인류가 요청한 달 피난소 건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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