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이 밖으로 나온 인간이었다. 확장된 뇌의 한가운데에, 해체된 조그만 몸이 위치해 있는. 이런 말도 안 되는 형태로 내 몸을 배치해 놓고, 나는 나 자신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 P73

우주의 배경 기압은 실제로 증대하고 있었고, 그 결과 우리의 사고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 P79

탐험자여,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무렵 나는 죽은 지 오래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고별의 말을 남긴다.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경이로움에 관해 묵상하고, 당신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라. - P87

이것은 경고이다. 주의해서 읽어주기 바란다. - P91

그녀의 이름은 애나 앨버라도이고, 오늘은 일진이 사나운 날이다. 요 몇 달 구직 활동을 하다가 처음으로 화상 면접 단계에 도달해 일주일이나 공들여 준비했는데, 리크루터의 얼굴이 화면에 떠오르기가 무섭게 다른 사람을 채용하기로했다는 통고를 받은 것이다. - P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오, 위대한 칼리프시여, 대교주시여, 미천한 저에게 알현을 허락해주시니 황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제가 이보다 더한 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고할 이야기는 실로 기이한 것이라서, 설령 그것을 눈가에 문신으로 새긴다 해도, 그 외양이 보여주는 기이함은 그 내용이 말해주는 경험의 기이함을 넘어서지 못할 것입니다. 경고로 받아들이는 자에게는 경고가 되고, 배움으로 여기는 자에게는 배움이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 P11

바샤라트는 오른쪽에서 한 팔을 고리 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하지만 고리 왼쪽에서 팔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대신, 마치 팔꿈치에서 팔이 잘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남은 팔을 위아래로 흔들어 보이고는 다시 팔을 뺐습니다. 팔은 멀쩡했습니다. - P15

"좀 전에 보여드린 것은 ‘초秒의 문‘이었습니다. 이것은 ‘세월의 문‘
입니다. 이 문 양쪽은 이십 년의 세월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 P18

"마침내 찾아왔군!" 그가 말했습니다.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네!"
"저를 기다렸다고요?" 하산은 놀란 목소리로 되물었습니다.
"물론이지. 자네가 지금 그러고 있는 것처럼 나도 나이 든 나 자신을 방문했거든. 너무 오래되어 정확한 날짜는 잊었지만, 자, 와서 저녁을 함께 먹지." - P21

"손님이 어떤 의도로 그런 여행을 하시려는지 여쭐 생각은 없습니다. 제게 말씀해주실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십시오. 일어난 일은 결코 되돌릴 수 없습니다." - P45

공기 혹은 아르곤이라고 불리는 기체가 생명의 원천이라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이것은 실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내가 진정한 생명의 원천과, 그 당연한 귀결로서 생명이 맞이하게 될 종언의 방식을 어떻게 이해하게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 여기 이 글을 새긴다. - P61

우리는 매일 공기를 가득 채운 두 개의 허파를 소비한다. 매일 가슴에서 빈 허파들을 꺼내 공기를 가득 채운 허파들로 교환하는 식으로 말이다. - P61

나는 세계의 끝까지 여행을 가 지면에서 무한한 하늘로 이어지는 견고한 크롬 벽을 본 적이 있다. - P63

이제 나는 나 자신의 뇌를 해부할 수 있었다. - P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는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을 것이다. 기꺼이 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남은 인생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을 것이다. 살 수만 있다면. 그러나 그는 그 어떤 협상도 불가능하며, 모든 것은 오직 자신의 탓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P358

닐을 고민하게 했던 모든 신비는 이제 풀렸다. 삶은 사랑이며, 고통조차, 아니 고통이야말로 사랑이라는 사실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침내 몇 분 후 닐이 출혈 과다로 사망했을 때, 그는 진정한 구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은 그를 지옥으로 보냈다. - P360

신을 사랑하고 싶거든, 신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그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은 의롭지않고, 친절하지도 않고, 자비롭지도 않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심을 갖추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 P362

타메라 라이언스, 펨블턴 대학 1학년
믿기지가 않아요. 지난해 캠퍼스 견학 때는 이런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거든요. 대학에서 칼리를 의무화하려고 한다는 얘긴 여기 입학하고 나서 들었어요. 내가 대학 생활에서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그걸 없애고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는 거였는데 계속 이걸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줄 알았으면 아마 다른 대학으로 갔을걸요. 사기라도 당한 기분이네요. - P367

우리는과거 몇십 년에 걸쳐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에 관해 기꺼이 토론해왔지만,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논쟁을 벌이는 일은 아직도 꺼려합니다. 그러나 매력 없는 용모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넓게 퍼져 있습니다. - P368

칼리아그노시아 조치를 받은 사람은 모든 사람의 얼굴을 완벽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
.
단지 이런 차이들에 대해 아무런 심미적 반응도 경험하지 않을 뿐입니다. - P3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선이 주장하는 것은 오해에 입각해서 신을 사랑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신을 사랑하고 싶거든, 신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그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은 의롭지 않고, 친절하지도 않고, 자비롭지도 않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심을 갖추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 P362

천상의 빛을 봄으로써 인간계에 존재하는모든 사물에는 신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얻은 그는, 지옥에 존재하는모든 것에는 신이 부재한다는 것을 자각했던 것이다. - P363

정의로운 사람들은 보상을 받고 죄인들은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는 편이 아무런 정의도 존재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차라리 낫지 않을까. - P3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것은 닐피스크라는 이름의 사내의 이야기이고, 그가 어떻게 해서 신을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 P319

같은 반 친구들은 그를 조롱하며 툭하면 신을 들먹였지만, 닐에게는 이들의 행동을 신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을 만큼의 분별이 있었다.
그러나 신을 비난한다는 함정에는 빠지지 않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을 사랑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 P320

강림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축복을 가져다주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앙을 가져왔다. 이번에 나타난 천사는 나다나엘이었고, 출현 장소는 시내의 상가 밀집 지역이었다. - P321

천사 강림이 있으면 보통 모든 목격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공통된 체험이 각자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관해 토론한다. - P323

의식이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인생 최대의 놀라움을 경험했다. 두 개의 새로운 다리가 생겨나 있었던 것이다. 길고, 완전히 기능하는 근육질의 다리가. - P328

다리가 복원된 것은 그녀가 시험을 통과했음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을받은 것은 질의응답 시간의 일이었다. 재니스는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불구가 된 그들의 몸도 언젠가는 원상복구될 것이라고 약속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사실 그녀가 신에게서 응분의 보답을 받았다고 한다면 여전히 고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으로 비칠 수 있었고,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재니스는 자신이 왜 치유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 P329

사라는 닐에게 마음을 바꾸라고 하지는 않았다. 신앙심이란 내부에서 오든지, 아니면 아예 오지 않든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었다. - P338

닐은 신에 대해 적극적인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사라는 그의 인생 최대의 축복이었고, 그런 그녀를 앗아간 것은 신이었다. 그런데 그런 신을 지금 와서 사랑하라고? 닐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납치범이 아내를 돌려준다는 대가로 사랑을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P3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