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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경제 교과서 -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가르치는 우리 아이 경제 교육 프로젝트
박철 지음 / 명진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어린 시절 때와는 너무도 다르게 세상이 변함을 느끼는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어떻게 자녀에게 가정에서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을 할까? 고민한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 부모에게서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에 나의 자녀에게 경제 교육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 어느 순간부터 사회적으로도 어린이를 위한 경제 교육에 관심이 증가하였음을 쉽게 확인하게 된다. 교육보험이나 자녀보험에서 점차 자녀를 위한 적금통장이나 CMA, 펀드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여러 금융기관이나 금융관련기업에서 앞다투어 경제교실이나, 경제캠프 등도 개설하고 있다.
소비습관에 있어서 예전과 다른점이라면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점일 것이다. 은행 현금입출기에서도 현금카드만 있으면 기계에서 돈을 찾고, 결제는 카드로 하다보니 자녀 입장에서 신용카드가 도깨비방망이인양 생각함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젠 제법 대화가 통하는 초등 고학년 아들과 어느 날 학원비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자신이 필요에 의해 하는 공부가 아닌 나머지 사교육은 모두 중단하자는 주제로 대화를 하면서 처음으로 아빠의 월급은 얼마이며, 우리 가정의 한 달 기본적인 지출 공과금, 통신비, 아파트관리비, 보험료, 적금을 제외하고 남는 생활비는 얼마이며, 아빠의 월급의 몇 퍼센트가 현재 아들의 교육비로 지출되는지 등을 설명하였는데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아들의 반응은 제법 진지했다. 정말 필요한 공부는 학원비가 아깝지 않을 만큼 열심히, 억지로 다니거나 불필요한 사교육은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나름의 성공적인 접근이었다.
본문 중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아이와 함께 가계부를 꾸며라’ 중 - P.199 『모든 소득에는 세금이 붙기 때문에 번 돈을 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여기에 덧붙여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 교육비, 저축 등 고정비용까지 빼고 나면 살림살이가 빠듯할 수밖에 없는 것도 깨우쳐주어야 한다. -이하생략- 우선 가정의 한 달 수입을 1만원 권으로 바꿔 아이 앞에 펼쳐놓는다. 다음은 아파트 관리비, 아이 학원비, 보험료, 각종 세금 등 지출 항목별로 봉투에 나눠 넣는다. 아이는 지출 항목이 늘어날 때마다 돈이 쑥쑥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부모가 무한정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 아니며, 가정을 꾸려가는 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계획적으로 돈을 써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본문 속 저자의 말처럼 예전에는 집안의 경제적 사정을 일일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듯 하였지만, 현재는 오히려 그 반대라는 점에 나 또한 찬성한다. 아버지는 가장의 자리에서 얼마나 힘들게 가족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지, 그리고 어머니는 어떻게 예산에 맞게 가정을 일구어 나가시는지를 아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경제교육의 시작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밥상머리 경제 교과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올바른 경제교육을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실용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용돈계약서’도 그러하였고, 용돈 가불에 대한 이자 받기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교육을 무조건 아끼거나 모으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 나눔, 저축, 투자의 4영역으로 접근하는 것도 마음에 드는 책이다.
선진국에서는 정부에서 이미 경제교육을 하고 있는 현실이 부럽기도 하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부에서 향후 4년간 어린이와 청소년을 비롯해 300만 명을 대상으로 경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는 희소식도 접할 수 있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인증시험이 난무하는 것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경제 이해력 인증시험’도 생겨난다고 하니 솔직히 이 인증시험은 솔깃하기도 하다.
프롤로그 중 경제는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지식이자 ’생활면허증’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생활면허증’이라는 단어가 경제를 표현하기에 꼭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책의 내용들이 필요이상의 어려운 경제 전문용어보다는 실용서답게 이해가 쉬운 말들로 독자들에게 접근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 마음에 드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