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 단 하루의 만남을 위한 4년간의 노래
이채윤 지음, 윤제균.이승연 각본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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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 자녀가 있다보니 하모니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책으로[하모니]를 만나게 되어서 무척 반가웠다. [하모니] 생각보다는 책 사이즈가 아담하다. 그러면서도 내용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술 읽혀지는 멋진 책이다. 이야기 전개나 인물의 상황과 심리묘사, 대사까지도 모두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장면 진행이 되어서 마치 영화 스크린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영화 원작 그대로를 새로이 소설화하였기에 그 감동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 더 크지 않나 생각된다.

현실적으로는 교도관의 역할과 임무가 있는지라 홍나영과 같은 교도관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영화에서나마 인간적인 교도관을 만날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교도소에 수감중인 여성과 배경을 인간적인 측면에서 잘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다. 나는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말라’는 말을 그대로 인용하며 그녀들의 인간적인 면에 충실히 공감하고 감정이입을 하며 읽었다. 그래서 슬픈 장면에선 나 또한 정말 가슴으로 슬펐고, 가슴 짠함도 느꼈다.

[하모니]는 하모니라는 합창단을 통해서 삭막하기만 하던 재소자들이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과 그런 과정을 통해 비로소 멋진 화음을 이루어낸다. 음악이 합창단으로서의 화합만이 아니라 실제 서로의 가슴을 움직여 화합을 이끌어내고 있기에 그 감동이 더 큰 이야기이다.  음악은 자신 스스로에게 닫혔던 마음을 열게 만듦과 동시에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는 훌륭한 매개체가 되어주고 있다. 

반면 자신의 순간의 잘못된 행동이 가족 간에도 얼마나 크나 큰 상처가 되고, 용서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 정혜는 교도소 수감중 아들을 낳게 되고 현행법상 아들 민우는 18개월을 기점으로 입양을 보내게 되면서 헤어지게 된다. 

하모니를 읽으면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장면 중의 하나가 바로 정혜가 아들 민우와 헤어지는 장면이었다. 정혜와 같은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이라면 누구라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장면은 사형수 문옥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엄마를 용서하지 않던 딸 현주가 문옥의 사형일을 앞두고 교도관 홍나영에 의해 예감하게 되고 사형일 전날 재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사형집행소로 향하기까지 문옥을 집중적으로 다룬 마지막 장면 또한 영화에서 보면 명장면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로 보면 분명 또 다른 감동이 느껴지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아마도 영화로 [하모니]를 다시 만난다면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에 더욱 애정을 느끼게 될 것 같다. 하모니는 내가 기대했던 이상으로 충분히 멋지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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