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결혼식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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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결혼식]이란 작품을 통해 한지수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술술술 읽혀지는 쉬운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라 [자정의 결혼식]에서 만난 일곱 편의 단편 이야기들은 어쩌면 내 취향과는 다른 작품에 가까웠다. 하지만 한지수 작가만의 독톡한 소설의 맛이 느껴지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첫번째 이야기 [미란다 원칙]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한지수 작가만의 독특한 소설을 만날 수 있었다. 복지관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영역의 세 사람의 인물들 속에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거짓말 같이 ’미란다의 원칙’이란 결말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런가하면 두번째 이야기 [천사와 미모사]는 이국의 땅 필리핀에서 워킹비자 없이 중고차매매업을 하는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인데, 실제 ’천사와 미모사’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워킹비자를 받기까지 실제로 그다지 어려운 일인지 나로서는 짐작하기 어려웠지만 이국의 땅에서 어두운 그림자로 살아가는 이의 이야기여서 호기심에 더욱 눈길이 갔던 작품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고차가 외국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탈바꿈될까?라는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대목이 있어 기억에 남는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중고차의 수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한 놈은 천장만 죽어라 닦아내고, 한 놈은 차 바닥만, 또 한 놈은 차체를 닦아내고, 도색하고, 열처리를 마치고 광을 낸다. 그렇게 일주일 후면 완전히 새 차로 거듭나는데, 절대 중고차라고 볼 수 없다. 옆에서 지켜본 나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완벽하다. <천사와 미모사 - 57페이지 중>

세번째 이야기 <배꼽의 기원>이라는 작품자체는 무거운 느낌의 이야기였지만, 독특하게 ’자궁’을  주체로 내세워 작품을 이끌어가는 신선한 경험을 안겨다 준 작품이었다. 

내 말을 들었는지 당신이 배꼽을 두어 번 두드린다. 그리고 흥얼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헛기침을 하고는 옆으로 돌아눕는다. 당신은 귀에 익은 자장가를 흥얼거리다가, 갑자기 주변 사람들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외우기 시작한다. 마취제로 인해 당신이 휩싸이게 될 무의식의 상태가 두려운가. 당신에게 내 주소를 다시 말해주어야겠다. 당신이 지금처럼 배꼽에 손목을 대고 아래를 향해 주먹을 쥐어보면, 바로 그 위치에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내가 있다. 당신 횡경막 아래의 골반 안쪽에서 당신과 더불어 39년째 살아왔다. 나는 당신의 자궁이다.  <배꼽의 기원 - 132-133페이지>

 네번째 이야기 <이불 개는 남자>라는 작품 또한 처음엔 남녀의 사랑이야기인가 싶더니 점차 전혀 예상치 못한 스토리로 흘러간다. 이 작품에서 접한 본문 중 여자 주인공이 헤어진 사랑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균. 나는 그의 이름 끝 자로 그를 불렀다. 남균은 세균 같다고 질색을 했지만 ’남’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나았다. ’너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게 행복해’라는 들척지근한 속삭임을 그의 귓바퀴에 흘려 넣곤 했는데, 그가 내 안에 바이러스로 남았다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심장이 종이에 베인 것처럼 선득하다. 누린 사랑이 클수록 혹독한 대가를 치르겠지. 그러니 사랑이 얼마나 공평하고 민주적인가. <이불 개는 남자 - 168-169페이지>

다음으로 다섯번째 이야기 <자정의 결혼식>은 사실 책의 제목이자 가장 관심이 갔던 이야기였지만 읽기에는 가장 난이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마냥 재미있게 읽어지지 않았던 작품이다. 겉모습은 여성이고 내면은 남성이라는 인간의  양성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는데 작가의 의도만큼 재미있게 읽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여섯번째 이야기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라는 작품은 반대로 오랜만에 쉽게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제목은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작품을 읽고 나면 작품과 무척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한국으로 시집 온 태국 여성 사이룽(사이란)에 관한 이야기인데 ’사이룽’이라는 이름이 무지개를 뜻한다고 한다. 

사이란은 정육 코너에 진열된 소고기를 한참이나 훑어보다가 재석에게 물었다. 국내산이라고 써 있는 이것과 다른 것이에요? 이거요. 한우라고요. 여기. 같은 소고기야. 국내산이 있고, 한우가 있지. 그러니까 소를 수입해서 3년간 기르면 ’국내산’이라고 표시할 수 있어. 하지만. 한우는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들에게만 ’한우’라고 할 수 있는 거야. 재석을 바라보던 사이란이 불쑥 물었다. 3년이요? 그럼. 난 국내산이요?.........주민등록증을 발부받고서 ’사이란’이라는 국내산이 되었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결코 한우가 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255페이지>

마지막 일곱번째 이야기 <페르마타>에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치과의사가 등장하여 [자정의 결혼식]의 일곱 작품을 만나면서 끝까지 어느 작품 하나라도 평범한 작품은 만나기 힘들었다.  

증상들은 그의 몸 이곳저곳을 건드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메스꺼움과 터질 듯한 심장의 박동으로, 느닷없는 복통과 설사로, 각막 위에 버석거리는 모래알의 이물감으로, 기도를 막고 사지를 덜덜 떨게 하면서 수시로 신호를 보내왔다. 급기야 그것은 선배의 장례식날에, 그에게 일격을 가하면서 응급신호를 보내왔다. <페르마타 286페이지>

[자정의 결혼식]은 전체적으로 모든 작품에서 새로운 느낌의 작품들이었다. 대부분이 소외되고 어두운 느낌의 이야기들인데다 몽환적인 느낌을 받게 될 때도 많았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새로이 한지수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자정의 결혼식]의 분위기와는 반대의 한지수 작가만의 문체가 느껴지는 밝은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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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4
박효미 지음, 김진화 그림 / 사계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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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 아이들을 위한 <사계절 웃는 코끼리> 시리즈를 만나 보았어요.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는 4번째 이야기랍니다. <사계절 웃는 코끼리>시리즈는 처음 접했는데 7-8세 아이들이 읽는 책으로, 그림책에서 읽기 책으로 넘어가는 단계의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책을 읽는 기쁨과 만족감을 주는 시리즈랍니다. 친구와 가족, 학교와 사회를 이해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르며, 정확하고 풍부한 우리말 감각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어요.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에서도 '개척', '노리개', '함정'과 같은 단어를 책 속에서 쉽게 알아갈 수 있어요. 막 읽기책을 스스로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어서 글자체도 큼직막하고 행간의 넓이도 잘 조절했음을 알 수 있어요.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안에는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무슨 놀이 할래?', '함정 놀이' 등 세 가지의 단편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본문 전체도 70페이지 가량으로 7-8세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 정도의 두께감이어서 좋답니다. 



첫번째 이야기,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는 주인공 민구가 날마다 똑같은 길로만 학교에 가는 것에 대해 불만이 쌓입니다. 그리곤 어느날 등교길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로 마음 먹게 되지요. 그렇게 더 이상의 똑같은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찾기로 결심하며 행동에 옮기는 모험이야기에요. 아침마다 '교통 안전 도우미' 역할로 등교길 건널목에는 의례 '녹색 어머니회'가 교통 안전 도우미로 봉사를 하고 있지요. 항상 고마운 교통 안전 도우미지만 민구에게는 중앙으로 걸어, 손 똑바로 들어와 같이 항상 잔소리하는 사람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나 봅니다. 매일 반복되는 등교생활을 반복하는 아이들에게 민구의 새로운 길 찾기의 개척이야기는 정말 신나는 모험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며칠을 연거푸 지각하다 엄마에게 들킨 민구는 이제는 등교길이 아닌 하교길에 친구 은결이와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로 한답니다. 



두번째 이야기, [무슨 놀이 할래?] 역시 아이들이 한 번쯤 경험해보았고, 무척 공감할 만한 내용이랍니다. 서로 무슨 놀이를 할지 마음이 맞지 않은 은결이와 민구는 종이에 각 각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를 적은 후 모자에 담습니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뽑은 놀이를 하기로 하는데요. 그러면서 일어나는 재미난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랍니다. 



세번째 이야기, [함정 놀이]도 참 재미있어요. 놀이터에서 우연히 노래기를 발견한 민구가 노래기를 잡기 위해 모래 구덩이로 '함정'을 만드는 놀이랍니다. 친구 은결이도 그리고 새로운 친구 경빈이도 모두 '함정 놀이'에 관심을 보이네요. 각 각 구덩이를 파 놓고 노래기를 잡기만을 기다리지만 노래기가 나타나지 않아 김이 빠질 무렵, 멀리서 엄마가 나타나고 엄마를 함정으로 유인해서 빠뜨려 버리네요. 아마 아이들이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얼굴에 함박웃음이 지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민구, 은결이처럼 모래놀이에 재미나게 빠져 노는 아이들을 발견하기 힘들어 아쉬운 마음이 드는 이야기이기도 했어요.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를 읽다보면 마치 내가 민구와 함께 책 속에서 마음껏 놀고 뒹구는 느낌이 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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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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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의 두 번째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달 샤베트]라는 제목의 그림책이에요. [구름빵]과는 달리 정사각형 모양의 그림책으로 지구의 내일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하였고, 비닐코팅은 하지 않았다고 해요. 백희나 작가님 그림책은  시리즈처럼 느껴지는 책이랍니다. [구름빵]과 [달 샤베트]는 제목에서만 시리즈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내용적인 면에서도 백희나 작가만의 매력이 묻어나는 그림책이랍니다. 

대부분의 그림책이 표지에서 이야기 주제의 많은 부분을 함축하고 있듯 [달 샤베트]역시 책표지를 보며 아이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표지 이야기 - 이렇게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솔직히 ’샤베트’라는 단어를 아이에게 설명하기가 조금은 어렵더라구요. 우리는 ’셔벗(sherbet)’이라는 단어보다 ’샤베트’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지만 사실 올바른 단어 표기법은 ’셔벗’이랍니다. 아마도 어감상의 이유로 작가가 의도적으로 ’달 샤베트’라는 친숙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되었어요. 우선 아이에게 ’샤베트’란 과일 맛이 나고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얼음과자(빙과)라는 정도의 정보를 책을 읽기 전에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두번째로는 표지 속 아파트를 자세히 보면 ’반장 할머니’댁에는 에어컨이 없어요. 위집, 아래집은 에어컨 실외기가 베란다에 떡 하니 놓여있답니다. 민소매 원피스차림의 할머니 모습과 위,아랫집은 베란다 창문이 닫혀있는 걸로 보아 지금은 한 여름 밤인 걸 알 수 있어요. 보름달이 둥글게 떠 있잖아요!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아이와 나눈 후 책 속으로 빠져들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달 샤베트의 줄거리>

사실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책 내용을 알지 못하고서는 자세한 설명이 힘든 책이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책소개를 빠뜨릴 수 없는 그림책이기도 해요. 책소개는 출판사에서 올린 책소개글을 그대로 올렸음을 밝힙니다.

모두들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며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똑똑똑...이게 무슨 소리지요? 창밖의 달이 녹아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뛰쳐나가 녹아내린 달물을 받아냅니다. 그리고 그 달물을 샤베트틀에 담고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앗! 과열된 전기가 정전되고, 온세상이 캄캄해집니다. 아파트 이웃들은 반장할머니 집에서 새어나오는 달빛을 따라 할머니 집으로 향합니다. 할머니는 달 샤베트를 나누어주고 달 샤베트를 먹은 이들은 더위를 전혀 느끼지 않게 되지요. 더이상 선풍기와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창문을 활짝열고 시원하고 달콤한 잠을 자게됩니다. - (출판사의 책 소개)



커다란 달이 ’똑똑’  녹아내리는 일은 이 이야기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용이랍니다. 달이 똑.......똑 ...똑 내리는 모습을 인상적이게 표현한 장면이에요. 글자 역시 똑....... 똑.... 똑 하고 떨어지는 것 같아요.



녹아내리는 달을 할머니는 급히 아파트 입구로 내려가 대야에 담아온답니다. 그리고 샤베트를 만들어요. 냉동실에 얼린 샤베트를 나중에 이웃에게 나누어 준답니다. 샤베트를 먹자 신기하게도 더위가 싹 달아나버리게 되고, 이웃들은 선풍기와 에어컨 대신 창문을 활짝 열고  잠이 듭니다.



다음으로 토끼의 등장이 반전을 가져다 옵니다.  과연 토끼 두마리는 무슨 일로 반장할머니를 찾아 왔을까요? 달이 사라져 버려서 살 곳이 없어진 토끼 친구들이랍니다. 할머니는 어떤 기발한 생각으로 다시 토끼가 살 수 있는 달을 찾아줄까요? 이 내용만큼은 비밀에 부쳐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달 샤베트]는 기발한 상상 그림책이랍니다. 뿐만아니라 이야기 속에 감동이 살아 있고, 반전의 이야기도 있어 더욱 감동적인 그림책이랍니다. 특히, 그림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에요. 백희나 작가님만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림책이랍니다. 아이들에게 멋진 그림책 [달 샤베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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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1 - 개정판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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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한 결혼생활이라면 그야말로 해피엔딩이 아닐까? 하지만, 이와 반대의 결혼생활로 행복한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결혼생활 도중에 이혼으로 마침표를 찍는 가정이 많아졌다. 이혼이 최선의 방법으로 선택되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연애시대]의 하루와 리이치로 부부는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부부’라는 설정으로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결혼’은 막연하게 행복하기도 하지만 반면 두려움을 갖는게 대부분 사람들의 심리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연애시대]에서 보여지는 하루와 리이치로의 이야기는 더욱 실감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던 이야기라 생각된다. 

 [연애시대]는 ’한 때 부부’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구성된 이야기이다
. 헤어지기는 했으나 미련이 많아 미기적거리는 ’한 때 부부’의 두 주인공을 들여다보자.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의 모순적인 사랑의 형태 때문에 이들은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고 겉으로만 빙빙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루에게 남편 리이치로는 첫 눈에 반한 왕자님이자 헤어진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스스로가 상처 받길 겁내하기 때문에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그런 마음이 사랑하지만 남편과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전 남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는 아이러니한 하루의 행동이지만 하루의 심리를 잘 읽고 나면 그만큼 가슴앓이하는 하루의 모습이 잘 그려지게 된다.

남편 리이치로는 어떤 인물일까? 공적인 생활에서는 냉철하고 철저한 성격의 그이지만 연애에서 있어서 만큼은 우유부단한 성격과 현실도피증으로 주위사람을 답답하게  만든다. 리이치로 역시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결혼생활에 있어서만큼은 책임감있는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해 끝내 이혼으로 종지부를 찍게 된다. 리이치로 역시 하루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여서 ’헤어졌지만 좋은 사람’으로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헤어질 무렵 리이치로가 무심코 내뱉은 ’위자료’가 이들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는 구실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애초부터 서로가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상황이었기에 ’친구같은 한 때 부부’로 엮어주기엔 리이치로는 ’위자료’라는 구실로 하루는 ’책을 구해달라’ 만큼의 좋은 구실은 없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주변을 맴돌지만 다시 재결합하기에는 자신이 없는 이들과 주변 등장인물들 한 명 한 명이 각 각 연인으로 등장하며 갈등과 고민이 야기되어 이야기의 상황전개가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연애시대]는 같은 제목으로 TV드라마로도 방영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한 손예진과 감우성 모두 좋아하는 배우여서 잠시 잠시 본 적이 있었는데 뒤늦게 원작을 읽고 보니 원작을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를 통해 잠시 보았을 때는 중간 중간 보고 넘겨서 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읽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반면, 소설을 통해 만난 주인공들에는 속내를 알아가는 깊은 맛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맞선 상대를 알선하는 일? 고작 그런 일밖에 못해? 한심한 여자 같으니.... 또 다시 실패할까봐 두려운 거지? 실패하면 또 도전하면 되는 거야. 까짓 호적이야 좀 지저분해지면 어때. 그런게 말년에 가서 무슨 흉이 되냐고. 가령 네 아이가 호적을 봤다고 쳐. 엄마는 아빠하고 무슨 연애를 이렇게 많이 반복했냐고 물으면 이게 내 노력의 흔적이란다. 이 수많은 X표시는 나의 훈장이란다. 이렇게 말해주면 되는 거라고."
  두려운 건 X표시가 아니었다. 그 표시들이 생기기까지 내가 입을 상처, 리이치로가 입게 될 상처였다. 사유리는 상처를 입어도 다시 일어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나는 평온하게 살고 싶었다. 언제까지든 싸움만 하다 세월 보내는 인생, 그만 하고 싶었다. (281페이지 중)

하루의 속내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야마모토 유즈(1884-1948, 소설가)가 어떤 소설에서, 부부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린 적이 있었다. 
’오른쪽 신은 왼발에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양쪽이 아니면 한 켤레라고는 하지 않는다.’(211 페이지 중)

[연애시대]는 결혼,임신,사산,이혼이라는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1년 3개월만에 종지부를 찍어버린 주인공이 이혼한 뒤에서야 진정으로 서로 사랑했고 함께했던 시간들이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깨달아가는 20대 부부의 연애 이야기를 공감되고 유머스러하게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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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
김광주 지음 / 가디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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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도서는 여럿 접해봤지만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과 같이 ’현금’의 유동성을 중점으로 재무설계에 대해 언급하는 책은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재테크 도서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우리나라의 재테크 전문가가 알려주는 이야기여서  더욱 반가웠던 책이다.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을 읽다보면 유독 ’캐시플로 디자인(Cash Flow Design)’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프롤로그’에서 미리 설명하고 있는 ’캐시플로 디자인(Cash Flow Design)’에 관한 설명을 유심히 살펴보길 권한다. 사실 캐시플로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이 책의 김광주 저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캐시플로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체계화시켜 기업체 및 각종 단체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캐시플로 디자인은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을 맞추는, 다시 말해 최소한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 이상이 될 수 있도록 만들려는 적극적이고 의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캐시플로 디자인은 앞으로 써야 할 돈과 들어올 돈의 규모와 시기를 가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단기와 중기, 장기 그리고 개인의 평생현금흐름이 항상 플러스의 값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행동을 모두 포함한다. (에필로그 8페이지 중)

사실 언제부터인가 특히 재테크 도서를 읽게 되면 자주 접하게 되는 내용 중의 하나가 바로 비상금 명목의 유동성 있는 현금자산보유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에서도 마찬가지로 접할 수 있는 내용이며, 저자는 재테크에서 가장 기본은 월 소득의 3배에서 5배정도의 비상예비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며, 비상예비자금이 마련된 이후에 단기,중기,장기의 재무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비로소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 역시 저자의 말에 수긍하게되는 이유가 IMF 이후로 특히 실직이나 이직이 잦아 고용안정의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여급여를 받는다 할지라도 기존 급여의 100%를 받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재테크 경우라 할지라도 비상예비자금이 우선시 되어야함을 결혼 14년차 동안 남편이 다니는 회사의 2번의 부도를 통해 이 점 만큼은 고스란히 배우게 되었다. 

또한,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의 본문 중에서 특히 관심있었던 내용은 <복잡한 펀드 보고서, 요것만 체크하라>(본문 123-126페이지)를 다룬 내용이었다. 펀드의 자산 크기, 펀드운용전문가, 표준편차, 베타, 샤프지수, 트레이너지수, 젠센지수 등의 용어설명과 함께 왜 살펴봐야 하는지 꼼꼼히 알려주고 있어 알아두면 두고두고 유용한 정보이다.  

표준 편차 - 해당 펀드에 대한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지수다. 지수가 높을수록 위험을 추구하는 성향도 강하다. 그런 펀드는 시장이 급락할 때 그 이상 떨어지고, 시장이 상승할 때 더 많이 오를 수 있다. (본문 125페이지)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은 기존의 재테크 도서들과 비교 했을 때 재테크 내용을 주제별로 더욱 상세히 파고들어 설명하고 있다. 펀드 보고서를 체크하는 내용이라던가 연금도 국민연금, 퇴직연금,민영연금을 비교분석하는 내용이 그러하다. 또한, <나의 투자 상식 테스트> 코너와 <연령별  캐시플로 디자인 실전 사례>등은 재무설계의 실전의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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