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브라운 신부 전집 1
G. K. 체스터튼 지음, 홍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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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브라운 신부'가 나오는 추리소설 어쩌고 하길래, 약간 어두침침하고 퀘퀘한 지하실 느낌의 소설을 상상했었다. 기회되면 한번 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는데, 중고샵에서 운 좋게 1권 [결백]을 발견하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오 그런데 이게 왠일, 예기치 않던 폭격 맞은 기분이다. 
사실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그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한 편씩 읽어나갈 뿐이었고, 시리즈를 쌔삥 책으로 모두 다 소장해야겠다는 다짐이 점차 확고해졌을 뿐이다.  

유려한 문체에, 작고 통통하고 못생겨서 거의 존재감이 없다고 거듭거듭 강조되지만 진짜 완전 엄청 멋진 브라운 신부와 괴도루팡을 연상시키는 변절한 범죄자 플랑보. 어디서 이런 멋진 상상력이 나오는지 사건 하나하나가 환상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고인 단편을 뽑아보자면, 정말 눈물을 머금고 나머지를 떨구어 내야 하지만,, 플랑보가 가장 아름다운 범죄였다고 인정한 [날아다니는 별들] 에피소드와 [사라딘 공작의 죄악] 에피소드였다.
인간 본연의 성질을 꿰뚫는 브라운 신부의 예리한 시선이 빛을 발하고 범죄자들은 그 빛 아래 나체로 드러나지만 혹자는 당당히 그 사악함을 내뿜어 브라운신부를 아찔하게 하는 반면, 혹자는 회개한다. 인간이 참 나약하고 지저분하단걸 여실히 보여주면서도 그를 다 포옹해주는 작가의 사랑이 엿보인다.  

   
 

 플랑보, 그리고 이런 생활을 그만뒀으면 하네. 자네에게는 아직 젊음과 명예와 재치가 있지 않나. 그것들을 이런 일에 모두 소진할 생각일랑은 말게. 인간은 선한 일에 있어서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네만, 나쁜 일에는 그 수준을 유지할 수가 없다네. 점점 더 내리막길을 향해 내달릴 뿐이지.(....)
자네의 내리막길 인생은 이미 시작되었네. 자네, 비열한 짓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었지?(....) 이건 시작일 뿐이지. 자네는 죽기 전에 이보다 더한 비열한 짓을 하고 말 거란 말일세.

 
 

[날아다니는 별들] 中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건, 소설 안에는 어느 이론서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가 담겨있다. 특히 좋은 소설 안에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중한 문장이 담겨있고, 난 그 문장과 감동을 남기고 간 선대의 작가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인간의 삶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부정확하고, 비틀려있으며 항상 변수를 염두해 두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 중심을 꿰뚫고 있는 모든 것의 근원은 있기 마련인데, 나는 소설을 읽으며 그 근원을 찾아내는 탐험을 해왔다. 책 한 권을 읽으며 한 가닥이라도 잡아내면 그 독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난 [결백]을 읽으며 여러 실마리를 찾아낸 듯 하여 자꾸 읽기를 멈춰야 했다. 

우리는 옛사람을 넘어설 수는 없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보다 못할 수도 없잖아??
라는 누군가의 자신만만함이 [결백]에서도 엿보인다. 이 사람. 월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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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20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읽고갑니다. 저도 우연히 중고샵에서 1권 "결백"을 발견하고 엄청나게 빠져들었었죠. 비슷하네요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1-09-20 09:58   좋아요 0 | URL
정말 멋지죠 이 책? 5권까지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 얼마 전 한권씩 다시 읽었었어요. ^^
다시 읽어도 그 감동은 여전하더군요!
 

대학생활 중 반 이상의 주말을 경마장에서 알바를 하며 보냈다. 금요일 저녁 엠티를 가도 토요일 새벽에 나서서 아침에는 경마장의 '고객'마냥 술냄새를 풀풀 풍기며 일을 하러 나가는 기염을 토했는데, 어렸으니까 가능했지 싶다. 

처음에 한달에 한두번은 울음을 터뜨렸었고, 정말 밑바닥의 모든 사람들을 만나서 이유 없이 온갖 욕을 얻어먹기 위해 일을 하는 것만 같았다. 어쨌든 이 때의 경험 덕에 나는 왠만하면 서비스업계의 사람들 성질을 안건드린다.  

원래 밝은 사람이더라도 어쩌다가 기분이 나쁜 날이 있을 수도 있는거고, 내가 괴롭히지 않아도 이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칠대로 지친 사람들이니까- 

주말에는 미용실에 갔다. 자세한 에피소드는 말해봤자 내살깎기인것 같고.. 더 화만 날테니 쓰지 않겠지만, 

아 사람 정말 천박하다. 요새 내가 농담삼아 '격이 낮아~'란 말을 가끔 하는데 얜 진짜 격이 낮다.

술집이나 미용실은 단골을 정해두고 가야한다는 걸 다시금 확인. 

파마하는데 15 - 25를 부른다. 내 마음에 드는 머리를 해주겠다고 확신도 못하고 신경질만 부린다. 게다가 설교까지.
사실 난 좀 기분 좋게 돈 쓰러 갔다. 그런데 비싼 돈 내고 기분잡칠것 같아서 짧은 시간 동안 수만가지 생각을 하다가 그냥 관두고 나와버렸다. 머리 말리면서 ㅁㅊㅅㄲ가 또 한소리 지껄이는데 진짜 싸대기 날릴 뻔 했다 . 아 열나- 
결과적으로 다른 미용실 가서 친절한 미용사 언니 만나서 머리가 예쁘게 나와서 다행이긴 하다. 

솔직히 내가 그렇게 까다로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까다로웠나? 내가 말한마디만 해도 그렇게 재수없나? 단골이 아니니 아쉬울 게 없으니까?
(내 생각이지만) 난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킨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뭐 그 사람에게 웃음을 팔라고 강요한 적도 없고, 단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말했을 뿐인데 말이다.
체인점인 미용실은 정말 다신 가지 않을테다.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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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3-30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용실에서 고객을 '혼내는' 미용사들 진짜 열나죠. 전 옛날에 한 번 머리 말리는데, 무슨 개새끼 털말리는거보다 더 함부로 머리를 마구 말려대서 참다참다 소리를 꽥 질렀던 적이 있지요.

전 사회생활 서비스 업종에서 시작해서, 서비스 디디하게 하는 것들 보면 더 열나요. 그래도 딱 돈 쓰는 값만큼만 열냅니다. 만얼마짜리 갈비탕 먹으러 가서 조선족 아줌마가 그릇을 던지건 말건 그냥 속으로 욕하고 말지만, 십몇만원짜리 코스의 서비스가 병맛이면, 지배인 부르죠.

Forgettable. 2009-03-30 20:17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좀 소리지르는 성격이었으면 좋겠어요. 카운터 나가서 사장 어딨냐고 했더니 없다던데??
암튼 박승철 싸가지 없기로 유명하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어요 다시 생각하니 짜증짜증 왕짜증
가던데나 갈걸 ㅠㅠ 미용실에서 싸가지 없으면 진짜 더 화나는 거 같아요. 비싸니까? 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03-3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천 경마장에서 일 하셨어요? ^^ 반가워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긴데도 왠지 반가운걸요ㅎㅎ 저도 가끔 거기 놀러 가거든요. 거긴 정말 엔간한 막장들은 다 모여있죠. 뭐 단란한 가족소풍이나 다정한 연인들도 꽤 있지만.
저는 단골집 같은건 안 만드는 주의인데 미용실 정도는 단골도 괜찮겠군요. 응가 밟았다고 생각하고 툭툭 털어버리세요!

Forgettable. 2009-03-30 20:22   좋아요 0 | URL
어머 말미잘님~ ㅋㅋ 네, 보통 뷰리풀한 사람들은 신관으로 가서 하던데, 신관으로 가시겠어요?? ㅋㅋㅋ
전 특히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은 구관에 있었어요. 아쉽게도 마주칠 일 없엇을듯..

상처가 많이 가라앉고 저도 작년에 처음 놀러갔었어요. 완전 재밌드만요 ㅋㅋ 돈 다 탕진하고 올뻔;;
다행히 마음을 다잡고 공짜로 나눠주는 양배추 두통 받아서 집에 힘겹게 이고 왔답니다.

진짜 이제는 미용실 새로운데 시도하기가 좀 겁납니다. ㄷㄷ 아 물가는 오르는데 왜 서비스는 점점 바닥일까요, 요즘은 속고만 사는 기분이에요 ㅠㅜ

Kitty 2009-03-31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용실 요새 가격이 후덜덜하던데 저는 1년에 한 번 가서 그런지 매번 2-3만원씩 오르더라고요 -_-;;;
경마장에서 알바를 하셨다니 대단하세요! 저도 과천 경마장 한두번 놀러가봤는데 기가 막힌 일이 있었어요.
친구랑 어리버리 마권 천원어치(...)를 사고 앉을 자리를 찾다가 플라스틱 의자에 신문지만 떡하니 놓여있길래 주인이 없나보다 하고 제가 신문지를 치우고 거기 앉았어요. 그랬더니 저 멀리서 어떤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면서 쫒아오는 거에요. '여자가 자기 신문지 만져서 재수 옴붙었다'고 고래고래 저한테 욕을 하더라고요. 이뭐 ㅎㄷㄷ (실제는 더 심한 욕이었음; 자체 검열;;) 너무 놀라서 눈물이 나더군요. 무서워서 친구(다행히 남자였음) 뒤에 숨었는데 친구도 너무 놀라서 어버버했다는 -_-;;; 얼른 자리를 떴습니다만 지하철역까지 와서도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ㅎㄷㄷ

Forgettable. 2009-03-31 09:24   좋아요 0 | URL
ㅍㅎㅎ 저 웃으면 안되는데 갑자기 경마장 사람들 생각나서 너무 웃겨요 ㅠㅠ
저는 최근에도 놀러가긴 했는데 절대 앉을 생각 안해요.
그 신문지(경마지)가 다 자리맡아 놓는거거든요. 좋은 자리 맡으려고 경마장 문 여는 시간 전부터 경마팬들이 줄 서있다가 문 열리자마자 우르르르 막 전력질주 합니다. 그런 자리를 뺏으(?)셨다니 용감하세요! ㅋㅋ 아, 그곳 정말 무섭죠. 저도 살면서 들을 욕 중에 2/3은 거기서 다 들은 것 같아요. 그래도 별로 적응 안되요..

미국은 미용실 더 비싸지 않나요? 호주는 엄청 비싸서 저 호주에서 제가 머리자르고 그랬었어요 ㅋㅋ
 

약간 건방지고, 어떻게 보면 자신만만해서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흠이라기 보단 매력적이다. 눈은 커다랗고 깊다. 무심한 듯 냉랭하지만 다소 따뜻해보이기도 한다. 옷을 잘 입는다. 한눈에, 사랑에 빠지면 위험할 인물이란 게 빤히 보인다. 두려움 혹은 불안감때문에 두근거린다.

이런 사람 앞에서는 당당해봤자 당당한 척이 되고 따라서 가소로워지기 십상이다. 어떤 말을 뱉어도 너무 평범해서 허공에 흩어진다. 그런 내가 너무 초라해져서 주눅이 든다. 데이트는 지루해지고 나는 공허하고 매력없는 내가 점차 참을 수 없게 되어 우울해지기 시작하고 시간은 걷잡을 수 없이 천천히 가고 언젠가의 약속만을 기약하며 이제 우리의 두번째 데이트는 끝을 향한다. 

밤인걸 깜빡하고 대낮인양 샷을 추가해서 마신 까페모카 덕분인지, 허세로 가득찬 매력덩어리에게 가는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다는 답답함 때문인지, 정처 없이 살아가는 책 속의 아름다운 라일라 때문인지, 어쩌면 1주일 내내 지독하게 쌓인 스트레스와 지난 밤에 마신 술로 방점을 찍은 신경성 위염때문일지도. 난 새벽 내내 뱃속이 빈 공허함에 더불어 가슴이 뛰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매일매일 다른 사랑에 빠진다. 외로워서 그런건지, 그래서 외로운건지는 모르겠으나
참 오래간만에 느껴본다.
견딜 수 없는 자기비난- 그로 인한 우울함- 꿈결같은 밤들- 유치한 일기장-
매년 봄이 되면 난 사춘기 소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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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절
찰스 디킨스 지음, 장남수 옮김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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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고 하면 일단 믿음직스럽고, 아주 실망하는 사태까지는 벌어지지 않으니까 안전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단 한 번 빠지기가 어렵다.
빠지면 거침없이 그 광활한 세계에 숨어서 휘젓고 다닐 수 있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막상 빠지기조차 싫은거다. 
 
디킨즈의 소설을 한 번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한 지 어언 1년이 넘었으나 그 동안 마음에 드는 번역서를 찾을 수 없어서 망설여왔는데 서점에서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창비에서 나온 [어려운 시절]을 골라집게 되었다. 
만나기로 한 사람을 기다리며 다방에 들어가 맛난 치즈빵과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펴니 두근두근 한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설레임인지. '독서의 세계로 다시 돌아온걸 환영합니다.'라고 빵빠레를 울려주는 듯한 책이었다. 
 
여러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사실적인 사람들과 비사실적(감성적인) 사람들이 있다. 비사실적인 사람들은 자기들의 비사실적인 면모가 너무 부끄러워 사실적인 사람들의 조언을 얻고자 엄청 노력하지만, 그 조언을 들어도 답답함은 가시질 않는다. 라고 말해봤자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를테니 읽고 이 리뷰를 읽기를 권장한다. 난 누가 어떻고 스토리는 어떻고를 설명해주는 친절한 리뷰어가 될 수 없으니.. 
 
사실 스토리라인은 단촐하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 중요한 게 있다면 스토리인데, 요즘은 '공감'이라고 한다. (그러니 일기같은 글이 출판되지. ) 이 책은 스토리도 단순하고 요즘처럼 EQ어쩌고 하는 시대에서는 도저히 공감해줄 수 없는 책이다. 허나 책의 매력중 간과한 게 있다면 바로 캐릭터의 깊이다. 다양한 등장인물이 각각의 캐릭터를 갖고 있는데 누구 하나 미워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심지어 화자도 매력적이다. 책에 왠만하면 표시를 해두지 않는 성격이지만 이 책만은 예외로 여기저기에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 두었다.  

   
    잘들 노는군, 자수성가한 사람 앞에서!    
   

이 말을 한 바운더비는 위와 같은 대사로 꽤 자주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데, 폭력적인 겸손함의 유머를 알려준 최초의 사람이다. 

   
  걱정 많은 선량한 사람들아, 기술이 자연을 망각에 맡길까 두려워 말라. 조물주의 작품과 인간의 작품을 어디에든 두고 나란히 놓고 보면 전자가 비록 아주 보잘것없는 일손의 무리라 해도 그 비교에 의해 존엄함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크으- 현재 나의 고민을 듣고 상담해주는 듯한 화자의 매력적인 한마디.
그러나 번역은 거지같다. 창비라해서 믿고 봤건만 어려운 말 투성이에, 너무 장문이라 두어번은 읽어야 이해가 되는 문장도 많았다. 아쉽.. 원서도 이리 어려울까. 궁금하네.
 
누구 하나 미워할 수가 없다. 누나의 돈을 갈취하는 건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는 자신의 죄에 너무나도 고통스러워하고, 사실적인 교육을 받아 사랑없는 결혼에 이른 여인네는 차마 사랑을 따라가지 못하고 아버지의 집으로 숨는다. 사실을 강요하던 아버지는 사실에 반대지점에 서있는 자녀들을 안아줄 수밖에 없고, 부모에게 버림받아 자수성가했음이 평생의 자랑거리였던 남편은 실은 부모를 버린 패륜아였다. 아, 이 외에 주위사람들도 너무 중요하지만 그들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니 생략. 
 
미워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는 건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해하려고 하면 사실 우린 그 누구도 미워할 수 없게된다. 작가도 이를 염두해두고 서로 사랑하자는 주제로 이 작품을 쓴 것일테다. 나쁜 작가, 흥. 자기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이라고 그렇게 위에서 관망하며 이들이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어떻게 좌절하는지를 보면 기분이 좋으니. 그러나 작가는 전지전능하니 어쩔 수 없다. 한 문장에도 그 내공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 예시로 한문장 선택해서 적어 놓으려 했으니 차마 하나를 콕 찝어 선택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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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놀러가는 서재의 지기님 2년안 목표가 스카이다이빙이라고 하신다. 크- 스카이다이빙 좋지. 해서 나의 2년 전 기억을 떠올려본다.

난 원래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편이 아니다. 돈이 좀 아깝기도 하고, 놀이기구타도 그만큼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차도 없으니깐. 그런데 호주에서는 같이다니는 친구들 덕에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할 수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스카이다이빙이었다.
원래는 학원 방학을 맞아 다윈의 정글에 홀로 철학자마냥 정처없는 여행을 갈 예정이었으나 너무너무너무너무 비싸서 때려치우고, 혼자가기엔 너무 위험하다는 소문이 많아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 300불짜리 스카이다이빙을 지르기로 결심했다.  

가는 차 안에서 내내 덜덜 떨며 하늘만 쳐다보면서 '어떻게 해..'만 연발했다. 무슨 중학교 다닐 때 노래 수행평가 하는 차례 기다리는 마냥 가슴이 꽉 쥐어잡힌 기분에 배도 살살 아프고 절대 좋지만은 않았었던 것 같다. 돈 쓰고 이게 무슨난린가 싶기도했다.
하늘엔 흐린 구름이 가득해서 그래도 맨땅에 헤딩하진 않겠다 싶어 약간 안도했으나 또 한편으로는 구름이 어서 걷히기를 빌기도 했다. 하아아.. 그 때 기분 떠올려보니 한숨만- 

한 30분간 간단한 교육을 받고 우리 차례가 되길 기다렸다. 하루에도 몇십명이 뛰어내리는데 취미로 하는 사람도 많고, 훈련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린 푸른 잔디 위에 있는 소파처럼 생긴 커다란 공 위에 앉아서 농을 치며 기다렸는데, 한시간정도 기다리며 긴장감도 느슨해질 무렵 우리 차례가 되었다.  

14,000피트. 난 아직도 비행기가 뜰 때 만사천피트가되길 기다렸다가 창밖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혼자 아찔해한다. 

   

   

막 구름을 뚫고 나왔다. 막상 뛰어내릴 땐 약간 패닉상태에서 '원, 투..'하며 교관이 뛰어내려버려서 얼떨결에 나도 떨어졌는데 구름은 생각보다 푹신하지 않다. 난 과학이 발달하여 아무리 구름을 설명한다고 해봤자 구름은 푹신할 것이라는 환상을 도저히 깨고싶지가 않았었는데, 구름은 약간 짜고 많이 습했다. 
땅에 내려오니 물에 젖은 생쥐꼴.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지니깐 처음에는 떨어지는둥 마는 둥 그냥 둥실 떠있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환호했는데(사진을 보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땅이 보이기 시작하자 환호는 oh, thank you.로 바뀌었다. 그저 너무 감사할 뿐-  

+ 더 많은 사진들이 있으나 압력과 바람에 눌려 입모양은 괴상하게 비틀어지고 눈은 거의 뒤집힐 지경인나머지 베이컨의 그림 저리가라라서 패스- 스캔하기도 귀찮다. 있다 집에가서 몇장 해볼까, 

+ 이번주까지만 하면 좀 바쁜게 끝날듯. 사실 마음이 더 바쁜 것 같다. 그래서 바쁜 마음에 여유를 좀 주고자 페이퍼질- 비도 오고.. 마음 한켠이 답답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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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2009-03-2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스카이다이빙! 진짜 꼭 해보고 싶은것 중 하나인데!!!!
우와 멋져요! 우와~~ 사진도 잘 나왔네요.^^
그나저나 구름이 폭신하지 않다는 그 쓰디쓴 진실-_-...
깨고싶지 않았는데 왠지 벌써부터 좀 슬퍼지네요^^;ㅋㅋㅋ

Forgettable. 2009-03-26 15:40   좋아요 1 | URL
데미안님^^ 전 님이 하신 패러글라이딩이 정말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에요!!!!
정말 슬프지 않나요. 전 뛰어내리는 그 순간까지 폭신폭신함을 기대했는데 ㅠㅠ

근데 처음 1분동안 떨어질땐 잘 모르다가 낙하산피면 두둥실 하는데 그때부터 좀 무서워져요. 그 바이킹느낌.. 부웅하는 거 있잖아요 ㅋㅋ 그래요. 막 소리질렀다는;

브리쥬 2009-09-29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포겟터블님 별 거 다 해보셨군요. ㅎㄷㄷ;;

Charles 2011-09-06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다윈에서 4개월째 살고 있는 워홀러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다윈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잘 몰라서요 ㅠ
혹시 알려주실 수 있나요??

Forgettable. 2011-09-07 15:13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다윈에 계시는군요 ㅠㅠ 진짜 부럽습니다. 저도 다윈 가보는게 소원인데 ㅋㅋㅋㅋ 이제 슬슬 더워지겠네요 호주는..
전 다윈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한게 아니고 퍼스 근처에서 했었는데요..
근처에 여행사 가서 알아보시는게 가장 빠를 것 같아요-
구글 검색해보니
http://www.skydiveterritory.com.au/
http://www.topendtandems.com.au
이런 사이트들이 있더라구요.

진짜 재밌어요 ㅋㅋ 가격은 제가 할 때보다 많이 비싸진듯.. 100불정도 오른듯? 즐거운 워홀생활 하세요. 부럽습니다. ㅠㅠ 저도 캐나다 워홀갔다 한국온지 얼마안됐거든요 ㅠ

Charles 2011-09-08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윈은 뭐.. 겨울에도 더우니 ㅋ 이제 슬슬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한답니다 ㅠ
그나저나 다윈에서 스카이 다이빙 한게 아니였군요 ㅠ
결국 다른 도시로 이동해서 해야겠군요 ㅠ
어쨋든!! 감사합니다 ㅋ
즐거운 한국생활 하시길.. ^^;;;;

Forgettable. 2011-09-09 10:55   좋아요 1 | URL
앗 제가 알려드린 사이트에 가보시면 다윈에 있는 스카이다이빙 업체인데요!!
도시 이동 안하셔도 다윈에서 하실 수 있어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