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놀러가는 서재의 지기님 2년안 목표가 스카이다이빙이라고 하신다. 크- 스카이다이빙 좋지. 해서 나의 2년 전 기억을 떠올려본다.
난 원래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편이 아니다. 돈이 좀 아깝기도 하고, 놀이기구타도 그만큼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차도 없으니깐. 그런데 호주에서는 같이다니는 친구들 덕에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할 수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스카이다이빙이었다.
원래는 학원 방학을 맞아 다윈의 정글에 홀로 철학자마냥 정처없는 여행을 갈 예정이었으나 너무너무너무너무 비싸서 때려치우고, 혼자가기엔 너무 위험하다는 소문이 많아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 300불짜리 스카이다이빙을 지르기로 결심했다.
가는 차 안에서 내내 덜덜 떨며 하늘만 쳐다보면서 '어떻게 해..'만 연발했다. 무슨 중학교 다닐 때 노래 수행평가 하는 차례 기다리는 마냥 가슴이 꽉 쥐어잡힌 기분에 배도 살살 아프고 절대 좋지만은 않았었던 것 같다. 돈 쓰고 이게 무슨난린가 싶기도했다.
하늘엔 흐린 구름이 가득해서 그래도 맨땅에 헤딩하진 않겠다 싶어 약간 안도했으나 또 한편으로는 구름이 어서 걷히기를 빌기도 했다. 하아아.. 그 때 기분 떠올려보니 한숨만-
한 30분간 간단한 교육을 받고 우리 차례가 되길 기다렸다. 하루에도 몇십명이 뛰어내리는데 취미로 하는 사람도 많고, 훈련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린 푸른 잔디 위에 있는 소파처럼 생긴 커다란 공 위에 앉아서 농을 치며 기다렸는데, 한시간정도 기다리며 긴장감도 느슨해질 무렵 우리 차례가 되었다.
14,000피트. 난 아직도 비행기가 뜰 때 만사천피트가되길 기다렸다가 창밖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혼자 아찔해한다.
막 구름을 뚫고 나왔다. 막상 뛰어내릴 땐 약간 패닉상태에서 '원, 투..'하며 교관이 뛰어내려버려서 얼떨결에 나도 떨어졌는데 구름은 생각보다 푹신하지 않다. 난 과학이 발달하여 아무리 구름을 설명한다고 해봤자 구름은 푹신할 것이라는 환상을 도저히 깨고싶지가 않았었는데, 구름은 약간 짜고 많이 습했다.
땅에 내려오니 물에 젖은 생쥐꼴.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지니깐 처음에는 떨어지는둥 마는 둥 그냥 둥실 떠있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환호했는데(사진을 보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땅이 보이기 시작하자 환호는 oh, thank you.로 바뀌었다. 그저 너무 감사할 뿐-
+ 더 많은 사진들이 있으나 압력과 바람에 눌려 입모양은 괴상하게 비틀어지고 눈은 거의 뒤집힐 지경인나머지 베이컨의 그림 저리가라라서 패스- 스캔하기도 귀찮다. 있다 집에가서 몇장 해볼까,
+ 이번주까지만 하면 좀 바쁜게 끝날듯. 사실 마음이 더 바쁜 것 같다. 그래서 바쁜 마음에 여유를 좀 주고자 페이퍼질- 비도 오고.. 마음 한켠이 답답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