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층이 꽤 두터운데다가 호불호도 있는 편인데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은 조엘 디케르.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롤리타>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에 등장한 <악의 기원>이 이쯤 되나 싶은데 읽는 중에도, 읽은 후에도 마음이 복잡하다. 허구라 하더라도 이런 내용을 소비해도 되나? 싶은 마음.. 그녀의 사랑과 행동이 ‘본인의 의지’였다고는 하나 그 의지가 진짜 의지였겠나? 주변에 자기를 도와줄 좋은 어른 한 명 없이 그 사태까지 치달아야 했던 놀라가 가엾다. 해리 쿼버트는 정말 끝까지 자기 연민에 빠진 역겨운 사람이었고. + 책이 탄생하는 과정을 함께 보여준 것은 재미 요소++ 중간에 너무 늘어지고 반복이 많았던 것은 노잼 요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가의 차기작이었다. 중반부 수사가 막혔을 때 나까지도 살짝 막막한 기분이 들었는데 마지막에 시원하게 해결해주신 틸리와 워싱턴의 콤보. 둘 사이가 단단해진 것 같아 어쩐지 위안이 된다. 셜록홈즈의 소거법을 사용하면 역시 그것뿐이었는데.. 그럼에도 생각도 못했음.
유시민의 고전 리뷰. 예전이었다면 노잼이었을 사기나 경제서 리뷰 파트를 재미있게 읽어서 역시 책이 책을 부른다 생각했다. 왜 이게 베스트셀러인가? 궁금해서 북클럽 멤버들과 그 이야기도 했는데 책 한 권으로 여러 고전을 읽은 척 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독서라서 그런 것 같다고… ㅎㅎ 작가가 진짜 책 많이 읽고 똑똑한데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점이 신기하고 대단했다. 이 책에 언급된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은 <유한계급론>과 <진보와 빈곤>.
작가는 21세기 자본의 불평등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일개 소시민인 나는 적금이 물가상승률을 반영 못하니까 주식을 하자! 라고 결론을 내렸다. 작가의 ‘자본의 누진세‘ 결론은 현실화가 어렵긴 하지만 경제학자로서 합당한 귀결로 보인다. 이 책이 나온지 고작 10여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자본주의는 더욱 힘을 키우고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날 봐, 날 봐! 내 안의 몬스터가 이렇게 커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