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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 전6권
빅또르 위고 지음, 송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레미제라블]을 읽으면서 방대한 양만큼 생각도 많이 했는데, 5권까지 읽으면서 기력을 많이 소진해서 6권은 겨우겨우 읽어나가다가 이제야 완독하게 되었다. 알고보니 6권의 반 이상은 위고의 일생,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읽었을것을. 남은 책장들이 무거웠다.
이 책을 읽으며 눈은 텍스트를 따라가지만 머리 속은 딴생각을 하고 있는 기이한 경험을 자주했다. 가끔씩 지루하긴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매우 풍성하여 이생각 저생각을 하게 만든다.
http://blog.aladin.co.kr/catchme84/2894583
ttp://blog.aladin.co.kr/catchme84/2936727
링크는 책 읽으며 든 잡생각 끄적인 부분들
리뷰를 쓰기로 작당한 지금, 사실은 무슨 말부터 써야할 지 모르겠다. 작가의 말을 맹신하던 나는 뜬금없는 결말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리둥절 두 곳을 번갈아가며 고개를 휘휘 돌려보다가 다시금 좌절하고 말았다. 물론 레미제라블의 결말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고, 해피엔딩을 누구보다도 더 바랬었지만 책을 덮고나니 작가가 울부짖으며 주장하던 빈민의 계몽, 혁명, 교육받을 평등한 권리는 온데간데 없고 누구보다도 숭고하게 살아왔던 장발장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비참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惡'으로만 가득찬 것만 같은 떼나르디에는 돈뜯어서 미국으로 떠난다, 그의 아이들인 가브로슈와 거리의 아이들이 되어버린 동생들, 에뽀닌느까지 빠리와 빠리의 틈새로 증발해버리는 동안.
장발장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에게 합당한 행복을 고사하고 스스로를 지옥에 떨어뜨려버렸다. 꼬제뜨와 마리우스가 찬란한 미래의 행복을 예찬하는 동안.
인생은 이렇게 아이러니인가, 누군가의 행복이 행복하지만 않고, 누군가의 죽음이 슬프지만은 않다. 그 각각의 인생이 하나의 우주라서 감히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한마디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아마 책을 덮으면서 느낀 허망함이 이에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렸던 나는 세계명작동화책을 덮곤,뜻대로 되었다며 기분좋게 잊어버렸지만 그때로부터 별로 자라지 않은 지금의 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우왕좌왕 갈피를 못잡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울 일도, 웃을 일도 아니었다.
사람들의 인생은 내 손 안에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작가의 손에 달려있지도 않다는 걸 왜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