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097

[Gravity: 스톤박사의 ] 잠깐의 임사 체험 이후, 스톤 박사는 마지막 남은 비상연료와 분사력까지 이용해 중국 우주선에 다다르고 그 우주선을 조종해 지구로 귀한한다. 이 영화가 딸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한 우울증 환자의 심리적 풍경이라는 가정을 받아들인다면, 그녀가 어떻게 이 '정신적 무중력' 상태에서 벗어나 강력한 중력이 존재하는 지구로 되돌아올 수 있었는지도 물어야 할 것이다. 프로이트라면 아마도 그녀가 우주 공간에서 비로소 행하게 된 애도 덕분이라고 해석할 것이다. 반면 에피쿠로스라면 동료들의 진짜 죽음(달의 죽음은 전화로 전해들었을 뿐이다)이 그녀로 하여금 죽음이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올바르게 통찰하였고, 이를 통해 그녀가 유한한 삶에 대한 갈망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고 말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울증 환자는 매를 먼저 맞기를 원하는 학생처럼 죽음을 지나치게 두려워해 그것에 온종일 사로잡혀 있는 이들인지도 모른다. 죽음에 대한 이 과도한 공포, 살므이 소소한 즐거움마저 파괴하는 이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되는 것일까? <그래비티>의 카메라는 위성의 파편에 얼굴이 관통당한 남자 동료의 시체를 오래 응시한다. 사라진 그의 얼굴 - 소거된 인격 너머로 우주가 보이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다. 고작 이게 죽음이라면 에피쿠로스가 옳은 것이다. 얼굴 없는 시체와 조금 전까지 춤을 추고 있던 동료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들 사이에는 저 무정한 우주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스톤 박사가 비로소 자신이 떠나온 작은 행성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진짜 죽음에 대한 직면과 통찰이 그녀에게 에피쿠로스적 계시의 공간을 열어준 것이다. 가서 지구의 공기와 물과 중력, 늘 네 곁에 있었지만 알지 못했던, 저 찬란하지만 유한한 것들을 죽음이 찾아오기까지 마음껏 즐기라.

  지구에 막 도착한 그녀에게는 에피쿠로스의 이런 말이 이제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 알랭드 보통 [철학의 위안], 청미래 2012

 

죽음이 두려워 현생을 즐기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허무한 것도 없을 거다. 죽음이 다가오면 그때 죽음 나름의 매력은 그때 느껴봐도 늦지 않을 듯.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내가 술 마시는 순간의 즐거움에 퍼마시다가 술이 깨고 (기억이 남아있을 땐 괜찮다. 필름이 많은 부분 편집되어 삭제되었을 때는 특히 ㅠㅠ;)일어난 다음날 시계를 보는 순간의 허무함. 너무 다른 얘기긴 하지만, 어느 순간 죽음이 다가왔을 때, 내가 생을 제대로 못즐기고 죽음을 맞이한다면 술로 필름이 끊긴 그 시간 보다 더 아까울 것 같다. 그래도 필름이 끊기지 않을 정도로 술은 줄여야 겠다..쩝

 

p102. 우디 앨런's [Rome with Love] vs. [Bullets over Broadway]

 [로마 위드 러브] '이 정도면 예술로 밥 먹고살아도 되겠다'고 부추기기 시작한다. 당사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자꾸 부추기면 은근히 '하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싹튼다. 그러다 흔히들 하는 말로 '친구가 나 몰래 원서를 넣는 바람'에 오디션에 나가게 되는데, 거기서 보기 좋게 실패한다. 또는, 오디션에는 붙지만 그후로는 운이 따르지 않아 더이상 성공하지 못한다. 즉, 판에 안착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길은 두 가지로 갈린다. 정신을 차리고 '낙향'을 하느냐, 무대에 샤워부스를 설치해서라도, 즉 자기만의 방식으로 약점을 커버하면서 살아남느냐. 그런데 자기만의 방식으로 약점을 커버하면서 살아남는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샤워실 가수처럼 놀림감이 되기 십상이다. 우디 앨런이 샤워실 가수 에피소드로 보여준 것은 '아마추어 예술가도 자기 약점만 극복하면 충분히 프로페셔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 즉 스칼라좌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된다는 것은 노래 실력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 거기에는 노래 실력 이상의 뭔가, 예컨대 최소한 담력이라도 필요하다는 것으로 나는 읽었다.

[Bullets over Broadway] 제작비에 쪼들린 제작자는 마피아 보스를 찾아가 제작비를 구걸한다. 보스인 닉은 자기 정부인 올리브를 출연시키는 조건으로 제작비를 대고 올리브에 딸려보낸 경호원 치치(곰처럼 생긴 상남자가 자꾸 문제를 일으킨다.)는 각본과 연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자꾸만 개입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자기 각본을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각본이 은근 괜찮다. 작가 데이비드는 결국 마피아 치치의 말을 받아적는 신세로 전락하는데. 아마추어 예술가인 치치는 연극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발연기'로 자기 '작품'을 망치는 여배우 올리브, 보스의 애인을 죽여버리고 만다.

 이 두 아마추어([로마 위드 러브]의 장의사와 [브로드웨이를 쏴라]의 경호원은 닮은 데가 많다.)들은 놀라운 실력을 지녔으나 스스로도 그걸 모르고 주변에서도 인정받지 못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계기가 찾아와 그들의 놀라운 능력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으 닝쯤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간다.

 

아주 소소하게 편집했으나.. 예술가는 아닐지라도.. 사회생활을 못할거라고 했던 내가 지금정도(?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일진 모르지만.. 헐.. 객관적으로 첫직장 말고는 구직활동 없이 이직할 수 있었던건 나름 잘한 증거라 생각한다..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건 능력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다. 알아봐주는 사람과 운이 바쳐줘야 한다는 거. 그런 면에서 난 인덕은 없어도 인복과 시운은 좋았던 것 같다. 감사..

그런데, 그런 와중에 내가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절대 과신하면 안된다는 거였다. 시간이 지나면 인정도 생기겠지만, 일적으론 항상 기본은 일이다. 일이 문제 없음 어쨌거나 띄워줄 수 있다. 하지만 정도를 벗어나면(즉, 업무능력보다 본분을 잊게되면) 하늘 높은 줄 몰랐던 상향곡선은 바닥이 어딘줄 모르는 땅끝(?이란게 있을까?)으로 떨어진다는 거.

 

사회생활에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1. 착하고 일 잘하는 사람(거의 0%~10%미만) 2. 못되고 일 잘하는 사람(15% ~ 20%) 3. 착하고 일 못하는 사람 (50~70%.. 착하다는 기준이 넘 다른다..쩝쩝) 4. 못되고 일 못하는 사람 (10%정도?) 5. 무지 착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 으로 구성되는 듯 하다. 4번의 경우가 가장 쉽다. 걍 쳐내면 된다. 최약의 경우는 5번이다. 뭐라고 못하고 대신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이 망친걸 복구하는데 그 사람이 소비한 시간의 배 이상이 든다. 그리고 그 다음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물론, 일을 못하는 정도의 차이다..) 3번이다. 사람 좋음에 쳐내지도 못하고 묻어가는 케이스다. 그래서 경제 원리에 2:8의 원칙이 존재하는 거다!

 

항상 생각한다. 내가 어느 부류에 속하는 걸까? 최소한 차라리 2번은 되고 싶다라는 건 못돼쳐 먹어서 일까?

 

글을 다 읽지 않고 쓰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ㅋㅋ

 

p106.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샤워를 하지 않아도 노래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한다. [...]

영화사만 둘러봐도 샤워부스와 함께 나타난 인물들은 수도없이 떠오른다. 장 뤽 고다르가 대표적이다. 피경가 출신이었기에 영화의 기술적이 면에 무지했다. 그런데도 그냥 찍었다. 한마디로 막 찍었다(그러고 보면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는 제목과 형식이 일치한다). 촬영은 엉망이고 이야기는 비약과 생략이 난무한다. 그런데 그는 그게 '새로운'영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알고 있던 영화는 이미 낡았다'고 비판했다. 그의 전략은 먹혔다. 몇몇 사람들은 덩달아 고다르풍의 영화를 찍기 시작했고 그런 흐름은 누벨바그라 불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모든 무대에 샤워부스가 설취되었고 그로부터 한동안 샤워하면서 얼마나 노래를 잘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미학적 기준이 되었다.

세상에 맞춰 자신을 바꿀 것이냐, 세상을 자기에게 맞게 바꿀 것이냐. 아마도 모든 예술가의 고민일 것이다.

 

예술가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p108.

그리스의 서사시인 호메로스는 트로이전쟁이라는 당대 최대의 이벤트를 소재로 [일리아드]를 지었다. 이게 워낙 반응이 좋았던지 일종의 속편인 [오디세이야]도 만들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일리아드]의 스핀오프인 셈이다.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근데 스핀오프와 원판과 어느게 더? 난 모르겠다.

 

p.121~123.

??? 읽어보세요

왜? 그건 읽어보시면 알거예요.. 모르신다면 본인이 철저하게 연기하고 있지 않다고 믿는 쪽이겠죠^^ 가면이 살이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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