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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지음, 이용대 옮김 / 한겨레출판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조지 캠벨의 <신의 가면>을 읽으면서 빈번히 언급된 이 책의 사례에서 였다. 신의 가면을 읽다가 아무래도 이 책을 먼저 읽고나서 읽어야겠다는 유혹에 빠져 신의 가면을 뒤로 제쳐둔 채 읽게되었다.
조지 캠벨의 글 못지 않은 글 솜씨와 사례위주의 전개로 흥미진진한 책이다. 프레이져 경이 직접 쓰진 않았지만 앞부분의 옥스퍼드판 서문도 읽을만 하고 방대한 분량의 책을 단축본으로 내놓게된 과정 또한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비교신화학이나 인류문화학에 지식이 없더라도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는가? 인간이 신을 창조했는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와 다름 없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진 않지만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또, 종교와 문화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고 있다. (세기 전에 쓰여진 책이니 만큼 새로운 시각이란 말은 어쩌면 너무 늦은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읽어도 여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건 이 책의 방대한 자료와 저자의 사례와 문화에 대한 색다른 시점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나의 무지함때문일지도..^^) 저자는 감히 완곡하게나마 (어떤이들에게 있어선) 해서는 안된 말을 던지기도 하며 철저한 사례 중심의 이야기 전개 중에도 자기 만족을 위한 거짓말(?)을 하는 만용을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 조차 이 책의 풍미를 한 층 높여주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이에 속아 버린다면 당신은 잘못된 지식을 갖게되겠지만 말이다.)
어린 시절 멕시코의 아즈텍문명에 가보는 것이 꿈이 었던 내게 (운좋게도 난 꿈을 이루었다.) '멕시코의 신의 살해'부분은 너무나 흥미 진진했다. 다시 한번 달의 피라미드에 올라 있는 나자신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내가 달의 피라미드의 정상에 발을 디뎠을 때의 느낌이란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만큼 마치 현실이 아닌 꿈 속에 서있는 것 같았다. 주변의 관광객들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난 고대의 시대로 빨려들어가 내 눈 앞에는 아즈텍의 제의가 행해지고 있었다. 이런 기분을 상상할 수 있는가? 난 이 책을 통해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한 번쯤 이 책을 통해 과거로 또는 다른 문화 속으로 빨려들어가보는 것을 권해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난 당신은 인간에 대해 신에 대해 그리고 당신의 탄생과 죽음에 대해 (만일 당신이 종교가 있다면, 혹은 없더라도) 종교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