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뭔지도 겪어봐야 안다]
p87. 아름다운 것을 경험해야 뭐가 아름다운지 안다. 한강 다리의 야경이 바뀌고 나니, 조명의 기능에 눈뜨게 되고, 외국의 도시들이 밤에 더욱 아름다워 보였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행복한 경험을 해야,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지 안다. 쾌적한 경험을 해야 어떻게 쾌적해지는가를 깨닫게 된다.
[재미로 자아를 확인하라]
p172. 살다 보면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불과 몇 개월, 몇 년에 불과한 사장, 은행장, 장관의 지위로 평생을 사는 사람이다. "저 분은 전에 무슨 은행장이었어.", "저 분은 전에 장관이었어"하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에게 장관, 사장, 은행장 이후의 삶은 없다. 불과 몇 개월, 몇 년의 지위로 수십 년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자신의 노후에 만족할 리 만무하다. 잘못된 것이다.
"저 분은 중국 고전 전문가야", "저 분은 민물낚시광이야", "저 분은 난초에 미친 분이야" 이렇게 소개되는 이들은 전에 장관, 사장한 사람들 보다 훨씬 행복한 사람이다. 진짜 성공한 사람은 노후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사람이다. 이 아이덴티티는 자신만의 재미로 얻어지는 것이다.
내겐 과거의 영광도 없지만, 과거의 명칭으로 살아가고 싶진 않다. 지금의 내가 어떤지가 가장 중요하다. 시야가 좁아서 미래까지는 볼 수 없지만, 현재에 만큼은 충실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력과 열정이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되는 한 내가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는 작업을 찾고싶다.
p179. 독일의 내 지도교수는 사람이 하는 일에 "can not(할 수 없다)"은 없다고 주장한다.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이야기다. "can not"이 아니고 "will not(하고 싶지 않다)"이라는 것이다.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잘 들여다보면 다른 일에 비해 우선순위가 밀려 내가 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우리가 쉴 수 없다. 바빠서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다른 일에 비해 노는 일, 쉬는 일이 뒤로 밀린다는 뜻이다. 즉 놀고 싶지 않고, 쉬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계속 쉬지 못해, 놀지 못해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선택한 것이다. 쉬는 것, 노는 것, 일하는 것, 바빠서 정신 없는 것. 이 모든 것은 내 선택의 결과다. 여기서 재미있게 노는 것, 쉬는 것이 뒤로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우리가 사는 목적은 재미있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삶의 목적을 항상 뒤로 미룬다. 바쁘게 살다보면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 그러나 이런 사람들에게 행복한 시간은 절대 오지 않는다. 그저 죽을 때까지 바쁠 뿐이다.
[즐겁지 않으면 성공이 아니다 - 뻔한 질문과 의외의 답]
p189.
(가) 부패한 정치인과 결탁한 적이 있으며 점성술로 결정을 내리고, 두 명의 부인이 있으며 매일 줄담배를 피우고, 하루에 9~10병의 마티니를 마신다.
(나) 회사에서 두 번 쫓겨난 적이 있으며 정오까지 잠을 자고, 대학 때 마약을 복용했고, 매일 한 번씩 위스키의 1/4을 마신다.
(다) 전쟁 영웅으로 채식만 하고 담배도 안 피고 필요할 때만 맥주를 조금 마실 뿐이다. 불륜은 한 적도 없고 죽을 때까지 단 한명의 애인만 사귀었다.
조금 받아들이기 껄끄럽겠지만 (가)는 루즈벨트, (나)는 처칠, (다)는 히틀러의 순서이다. 모두 사실이다. 루즈벨트나 처칠의 음주 습관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생활 태도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반면 히틀러의 개인 생활 습관은 거의 청교도에 가까웠다. 그러나 사람들은 루즈벨트와 처칠에 대한 부정적인 서술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반면 왠지 훌륭한 사람일 것 같았던 (다)의 주인공이 히틀러라고 할 때는, 밥을 잘먹다가 돌 씹은 느낌이다. 위대한 정치가에 대한 사회적 전형성에 그야말로 '느닷없이' 히틀러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훌륭한 정치가는 술 담배, 마약에 가까워서는 안 된다. 성실과 근면은 기본이며 여자 문제 또한 알려진 바 없어야 한다. 알려졌어도 가능한 한 쉬쉬해야 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훌륭함'의 전형성에 어긋나면 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기 때문이다.
[성공중독의 5가지 'D']
'성공중독'은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D'를 포함하고 있다고 퍼샬Pearsall이라는 심리학자는 이야기한다.
결핍deficiency 월드컵 당시 우리의 목표였던 16강에 오른 뒤 히딩크 감독은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감동했지만, 따지고 보면 목표를 이룬 뒤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성공중독'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성공중독은 우리를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게 한다.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할 수 없는 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심doubt 아무리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을 축하하고 부러워해도 정작 자신은 자신이 성공한 줄 모른다. 오직 자신보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만 눈에 띌 뿐이다. 자신의 성공에 대해 의심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하 직원들에 대한 의심도 갈수록 늘어간다. '세상에 정말 믿을 놈'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돈을 도둑맞는 기분이 든다.
분리detachment 이제까지 맺어왔던 관계들로부터 이탈되어가는 과정을 뜻한다. 집에 와서도 온통 일에 대한 생각뿐이다. 가족들과 함께 한 정말 오랜만의 휴가 동안에도 핸드폰의 배터리는 아침저녁으로 충전시켜야 하고, 이메일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야 마음이 놓인다. 몸은 가족과 함께 있지만 마음은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실망disappointment 아무리 많이 가져도 자신이 소유한 것이 실망스럽다. 자신이 이미 소유한 것에 감사하기 보다는, 자신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들 때문에 괴롭다. 남들의 장점과 자신의 장점을 비교하기보다는 남들의 장점과 자신의 단점을 비교하며 항상 열등감에 젖어 있다.
우울depression 결국 우울증에 걸리고 만다. 아무리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우울증의 덫에 걸리면 어지간해선 헤어 나오기 힘들다. 그 잘생기고 돈 많은 홍콩배우 장국영도 호텔방에서 뛰어내렸다. 장국영에 비하면 나는 돈도 그리 많은 것 같지 않고, 배는 갈수록 나오고, 머리는 샤워할 때마다 한 움큼씩 빠진다. 게다가 다리까지 짧지 않던가. 그래도 호텔방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항상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 부족한 것만 보게 하는 성공 중독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공허함과 절망감에 빠지게 한다. 이들에게 죽음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내가 이루지 못한 것 갖지 못한 것보다 현재 이룬 것과 가진 것을 보자
[진정한 성공에 포함된 3가지'C']
진짜 성공은 세가지 C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선 '만족contentment'이다. 자신이 이룬 것에 대해 만족하며 감사할 줄 알면 성공한 것이다. 두번째는 '평온함calmness'이다. 아무리 성공했다고 여겨져도 마음에 평온함이 없으면 성공이라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관계connection'다. 자신을 둘러싼 사랑하는 사람들과 성공의 기쁨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성공했다 여겨져도 주위에 그 기쁨을 함께 할 사람이 없다면 그 성공은 무의미한 것이다. 이 세가지C를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성공은 자주 웃고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돈으로 인해 자주 웃을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높은 지위가 많이 사랑하는 것의 필수조건이라면 가능한 한 높이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분에 넘치는 돈과 지위 때문에 웃음이 사라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서 떠난다면 그 성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흠..내겐 만족밖엔 없는 것 같다. 쩝쩝.. 게다가 내게 가장 어려운 건 사랑이다. 가끔은 스스로가 경미한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싶다. 물론 아니겠지만, 일반적인 기준에 비해 사람에 대한 애정의 강도가 약한 것 같다. 내 안엔 사랑이라는 감정이 남들보다는 조금은 결핍되어 있는 것 같다. 이건 어떻게 채워넣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