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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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초연결 시대인 오늘날 현대인에게 역사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다가올 미래 사회의 모습을 무척 궁금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최첨단 기술이 더 이상 영화 속 상상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나온 과거보다 다가올 미래를 더 궁금해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역사가 갖는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는 지나온 시간의 기록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후회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다. 다시 말해 인간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지나가버린 일을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똑같은 실수와 후회를 반복한다.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그렇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고 잘못을 되새기며 심사숙고하여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역사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다. 역사는 단순한 지난 시간의 기록이 아니다. 지혜로운 선인들의 삶이 함께 담겨 있는 것이 바로 역사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를 통해 그분들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이것은 현대인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준다.


무언가 '쓸만한 가치'가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쓸모 있다'라고 말한다. 그 말은 어느 것에나 다 적용 가능하다. 물리적인 도구는 물론이고 언어나 정보와 같은 정형화되지 않은 것에도 사용하곤 한다. 역사에도 마찬가지다. 역사가 지닌 의의를 생각한다면 현대인에게 역사는 참으로 '쓸모 있다'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역사가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역사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오랫동안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2017년부터는 교단을 떠나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서도 꾸준히 역사 강의를 해오고 있다. 저자의 이런 노력은 많은 이들이 역사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런 저자가 이 책을 출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로 인해 지금껏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했던 이들이 좀 더 역사를 쉽고 이해하게 되면서 친숙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는 비단 학업 공부를 위한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 전업주부 등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역사는 멀리 있지 않고 우리 삶 가운데 깊숙이 들어와 있다.


'역사를 배워서 뭐에 쓰냐'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말하자면 역사는 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쓸모없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장자는 고대 중국의 철학자 중 한 명이다. '장자 사상'이라 일컬어지는 그의 사상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그가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아무리 쓸모없다 여기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의 쓰임은 있기 마련임을 시사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와 고민들이 길게는 4~500년 전 짧게는 100년 전에 살았던 선조들의 삶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가능하냐고?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나는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라고 말하는 저자가 산증인이다. 우리는 이미 문제 해결의 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알고 있다. 다만 찾으려 하지 않을 뿐이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일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최악은 잘못된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 일이다. 우리가 역사를 되돌아보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다. 역사의식. 한낱 한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무엇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가는 것이 중요하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함께 가야 한다. 역사는 우리가 멀리해야 할 존재가 아닌 늘 함께 해야 하는 소중한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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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으로 난생처음 내 집 마련
김상암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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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사는 사람치고 내 집 마련이 소원이 아닌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언제든 마음 내킬 때 집을 살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진 이들을 제외하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평생소원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그 소원을 성취하기란 가히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 '꿈은 이루어진다'라고는 했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에선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그렇다고 마냥 포기해야 되는 걸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나누어진다. 내 집 마련. 힘들고 어렵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공공주택을 이용한 내 집 마련 방법이다.


공공주택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도 단순히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소외계층이 살 수 있도록 마련한 주택' 정도로 알고 있을 듯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편향된 인식이다. 공공주택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종류도 다양하고 종류별로 특징을 갖고 있다. 


공공주택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임대 방식의 주택이다. 보증금과 월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주로 공급되는 평형 대는 전용면적 59㎡까지다. 두 번째는 전세방식의 주택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 주택의 전세집을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내 집 마련이 목적이라면 임대와 전세 방식은 불가능하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과 오랜 기간 주거할 순 있지만 만기 도래시 퇴거해야 한다. 행복주택, 재개발임대주택, 역세권2030청년주택 등이 포함된다. 세 번째는 분양 방식의 주택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 한 가지가 공공주택은 임대와 전세 주택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 내 집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공공분양 주택이 대표적이며 10년공공임대주택, 신혼희망타운이 분양 방식 주택에 속한다. 일반 분양에 비해 자격기준이 낮고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하며 대출 금리도 낮아 내 집 마련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마지막으로 지원 방식이 있다. 가령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의 보증금의 일부를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준다. 전세임대주택 또는 장기안심주택이 바로 그것이다.


일반 분양 주택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자격 요건을 잘 알아야 한다. 공공주택도 다르지 않다. 본인의 거주 환경과 소득에 따라서 앞서 언급한 다양한 공공주택에 알맞게 신청해야 한다. 전세방식은 자신이 살 집을 알아본 후 전세 보조금을 신청하는 방법으로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주택에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공공임대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부터 살펴보자.

1. 일반공급보다 우선공급을 먼저 신청하라.

2. 직장 위치와 다른 곳에 집을 구하라.

3. 중소기업 근로자라면 업종에 제조업이 있는지 확인하라.

4. 부부라도 당첨에 유리한 사람은 따로 있다.

5. 사는 곳은 같아도 등본상 주소지는 다르게 하라.

6. 거주하는 지역의 거주 기간을 늘려라.

7. '물량 앞에 장사 없다' 공급 물량이 많은 곳에 신청하라.

8. 나의 소득 구간을 항상 확인하라.

9. 중간에 이사 가야 한다면 퇴거 대상자가 되라.


다음은 공공분양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1. 자녀가 없다면 신혼희망타운 1단계 우선공급을 노려라.

2. 신혼부부는 가입이 늦은 청약통장부터 사용하라.

3. 희망하는 지역에 최소 1년 이상 거주하라.

4. 소득이 초과한다면 추가/예비자 모집을 노려라.

5. 가점이 불리하면 비선호 조건으로 신청하라.


이 책을 읽고 난 후 왜 여태 공공주택을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스러움이 밀려온다. 그만큼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들에게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모두가 공공주택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번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첨이 되지 않을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은 내 집 마련의 좋은 기회를 계속 놓치고 있었다는 뜻이다. 더불어 청약 통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잘 알지도 못했고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날려버린 그 청약통장 말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또한 공공주택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그랬기에 누구나 준비하고 도전한다면 내집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공공주택을 정말 잘 알게 되면 집이 희망이 되고 현실이 된다. 즉, 꿈이 이루어진다." 내 집 마련의 꿈 불가능하다며 포기할 것인가, 공공주택으로 다시 한번 꿈꿔볼 것인가. 그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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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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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지금의 나에게 가장 큰 화두가 아닐까 생각된다. 삶과 일 모든 면에서 그렇다. 일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정해진 기한 내에 맡은 업무를 지연 없이 끝마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하루하루 업무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계획했던 하루의 목표량을 채우지 못할 때도 있다. 그만큼 그날 하루 나의 생산성은 다른 날에 비해 떨어지기도 한다. 오랫동안 해오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내적 또는 외적 요인에 의해 생산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사실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자신의 생산성이 어느 정도일지 생각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지 않을까. 현재 상황에 맞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산성은 따라오지 않겠나 생각한다. 과연 정말 그럴까. 매일 반복되는 일과 중에서도 일이 잘 되는 날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컨디션에 따른 영향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생산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단순화와 집중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면 품질은 조금 미흡하지만 단순한 과정을 거쳐 완성품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오히려 생산성 측면에서는 효율적이다. 다른 예로 의사결정을 하는 단계를 생각해보자. 프로젝트 진행을 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가지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담당자가 많다면 어떨까. 프로젝트 기간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의사결정 시간이 단축된다면 그만큼 품질 향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을 일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무조건 한쪽이 맞다 틀리다 말하기 전에 생산성을 따져보면 어떻게 일하는 것이 옳은 방법인지 알 수 있다. A와 B가 있다. 두 사람은 내일 오전까지 회의 시간에 논의되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기획안을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A는 생각보다 정리해야 될 사안이 많아 진행하고 있던 일을 잠시 미루고 오늘은 기획안 작성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B는 내일 오전까지만 제출하면 되므로 일하는 중간중간 이메일을 확인하기도 하면서 늘 해오던 대로 일을 한다. 모두가 퇴근하는 시간에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온 후 낮의 회의 내용을 정리하며 기획안을 작성한다. 


과연 A와 B 둘 중 누가 생산성이 더 높게 업무를 하고 있는 걸까. 당연히 A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A처럼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생산성의 핵심은 단순화와 집중이다. 복잡함을 제거한 후 가장 본질적인 곳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이란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덜 중요한 일을 버리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불필요한 일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때론 거절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완벽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의 동료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는 한가지 공통된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맺고 끝맺음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애매모호함이란 있을 수 없다. 애매모호함은 서로를 힘들게 할 뿐이다. 맡은 업무를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뺄 것이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생산성을 위해 의식한 나머지 오히려 이도 저도 못할 때가 간혹 생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생산성은 의지보다는 습관에 의지해 해야 질 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마음보다는 몸이 움직이게끔 만들어야 한다. 최고의 생산성은 생산적으로 일하겠다고 의식하지 않은 채 나도 모르게 내가 정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생산성의 핵심은 단순화와 집중이며 그것을 실천하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루틴이다. 자신만의 규칙적인 리추얼이다.


가장 효과적인 생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휴식이 필요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휴식은 바로 수면이다. 사람은 하루 평균 6~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잠을 많이 자는 것을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하던 학창시절부터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일까. 세계 역사를 바꾼 발견과 발명을 한 이들에게 휴식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Creative 한 시간이었다. 휴식은 생산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정리하자면 생산성이란 결국 일을 잘하기 위한 것 또는 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해야만 하는 일을 올바른 방향으로 하는 것이다. 정말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방법이 서툴러도 괜찮다. 정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온갖 애를 쓰는 일을 피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생산성에서 중요한 것은 해야 할 일 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버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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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경제다 - 한국 경제가 확 잡히는 최배근 교수의 팩트 저격
최배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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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경제를 접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은 뉴스나 신문기사와 같은 언론매체일 것이다. 물론 요즘은 경제 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책으로 출간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상황을 모두 담기엔 역부족이다. 그만큼 쉽고 간편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언론이다. 따라서, 언론매체에서 관련 기사를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읽게 되는 일반인의 시각과 관점이 결정된다. 여기서 결정된다고 말한 이유는 우리가 경제 뉴스를 읽고 그 속에서 팩트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모두 다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지 않을까. 언론의 사실 보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우리가 허와 실을 구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이 책은 그동안 읽어왔던 경제 관련 서적과는 조금 달랐다. 가령 전에 읽었던 책들이 경제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그에 대한 정의, 설명,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언론을 통해서 접했던 내용에서 진짜 팩트가 무엇인지를 까발린다. 단순히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렸다는 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만은 아니다. 물론, 진실과 거짓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언론 매체가 보도하는 내용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때론 진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작은 성과를 크게 부풀리기도 한다. 경제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안에서 팩트를 구별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측면으로 볼 때 저자의 팩트 체크는 눈여겨볼 만하다.


팩트 체크를 통해 한국 경제를 진단했다면 이제는 나라밖 세계 경제 상황은 어떤지 돌아본다. 세계 경제를 마치 바람 앞의 등불처럼 만들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은 어떠한지 속속히 파헤친다. 또한 가까운 이웃 나라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장기 불황'의 안정화는 가능한지도 진단해본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 나라의 경제 상황을 돌아보며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그만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선도적인 기술 혁신을 이루고자 앞다투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일명 FAANG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AI, 자율 주행, 블록체인, IoT 등의 기술을 앞세워 기업의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가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제 메커니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플랫폼 경제, 공유 경제 또는 긱 이코노미라고 부르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전 세계의 흐름은 플랫폼 경제화 되어가고 있는데 반해 여전히 제조업 기술 중심의 경제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일부 제한적인 분야를 제외하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들은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 반도체 기술의 차이도 계속해서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작금의 한국 경제 패러다임은 구시대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현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선발주자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선해 더 빠르게 발전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것은 후발주자로서 짊어지게 되는 단점을 보완하고 상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무엇보다 '한국형' 공유 경제, 플랫폼 경제, 데이터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함을 강조한다. 앞으로 미래 사회의 중심에는 데이터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한국형' 공유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회적 혁신이 필요할 때이다. 그 첫걸음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노력은 스스로 우리 사회의 경제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워나가는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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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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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두 종류의 천재가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지금껏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천재가 있는 반면에 그와는 다르게 자신을 세상에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성과를 내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천재가 있다. 두 부류의 천재를 한 세기에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는 그야말로 흔치 않다. 하지만 21세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겐 행운이다. 세계 초일류의 기술을 자랑하는 한 회사에서 동시에 두 천재를 모두 만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 두 주인공은 아시다시피 애플의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와 현재 CEO를 맡고 있는 팀 쿡이다.


스티브 잡스를 모르는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 애플의 CEO인 팀 쿡을 아냐고 물어본다면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스티브 잡스만큼은 아닐 거라 확신한다. 잡스 사후 애플을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만든 건 팀 쿡 이지만 말이다. 그만큼 그는 잡스만큼 사람들 앞에 나서서 자신을 드러내는 성향의 인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잠재력과 능력은 스티브 잡스 못지않았다. 단지 스티브 잡스와 팀 쿡의 역할이 달랐을 뿐이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라는 커다란 태양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을 뿐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었다. 그렇게 영원히 태양에 가려져 있을 줄로만 알았던 별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세상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한 명의 천재를 잃었지만 세상을 밝혀줄 또 한 명의 천재가 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다.


스티브 잡스 사후 새롭게 CEO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 바로 팀 쿡이다. 사실 의외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던 스티브 잡스와 버금가는 인물이 애플엔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애플에서 출시한 혁신적인 제품들의 디자인을 맡고 있던 조너선 아이브도 그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회사 운영엔 별 관심이 없었단. 그보다는 지금처럼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에 집중하고 싶어 했다. 스콜 포스톨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퇴출당한 뒤 창업한 넥스트라는 회사에서 동고동락했으며 스티브 잡스를 따라 애플에 들어온 뒤 맥 OS X를 크게 성공시켰으며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개발도 맡는 등 맡은 임무를 훌륭히 해낸 인물이다. 한 언론사는 그를 가리켜 '미니 스티브', '애플에 남은 최고의 잡스 대리인'이라는 표현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많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스티브 잡스가 선택한 차기 CEO는 결국 사업 운영을 도맡아온 COO 팀 쿡이었다.


많은 이들의 우려 속에서도 팀 쿡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해나갔다. 마치 그것이 자신과 자신을 CEO로 선택한 스티브 잡스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 믿고 싶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증명해 보였다. 아이폰 6을 시작으로 애플워치의 성공은 스티브 잡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롯이 팀 쿡과 그의 팀이 이룩해낸 결과물이었다. 그 결과 팀 쿡의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절의 애플을 뛰어넘어 위대한 기업의 반열에 올랐으며 그 명색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조용한 천재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지는 순간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몸소 보여준 것이다.


세계에서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초일류 기업이라 할지라도 100% 완벽한 것은 없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스티브 잡스가 천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사실 모두에게 인정받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의 거침없는 언행은 많은 사람들이 알 정도로 공공연한 사실이다. 또한, 환경문제나 아이폰을 생산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인 폭스콘의 부당한 근로환경에 대해 묵인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이런 크고 작은 일들이 애플의 화려한 성공 뒤에 감쳐진 그늘이었다. 결국 곪아있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터지기 시작했고 이는 회사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예전의 애플이었다면 늘 그랬듯이 방관 또는 지지부진하게 처리했을 테지만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달랐다. 모든 문제에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처리해 나갔다. 말뿐이 아닌 실천된 결과물을 보여주며 앞으로 점차 개선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애플이라는 회사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이다. 스티브 잡스가 이끌던 애플은 상대하기 버거울 뿐 아니라 소통이 어려웠던 반면에 팀 쿡의 애플은 반대라고 말이다. 천재가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야 될까.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와 달리 팀 쿡은 세계 일류의 기업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앞장서야 함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인류와 환경에 윤리적인 도의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 자사의 근로자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하청 업체의 근로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생각하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이 그 시발점이 되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팀 쿡도 CEO의 자리에서 물러날 때가 온다. 과연 그때 우리는 팀 쿡과 그가 이끌었던 애플이라는 회사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세상을 위해 존재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무엇을 만들어내는 일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 못지않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미래의 근본이 되는 현재를 잘 가꾸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껏 팀 쿡이라는 조용한 천재가 보여주었던 발자취라면 우리가 바라는 2가지의 행운을 모두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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