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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생산성. 지금의 나에게 가장 큰 화두가 아닐까 생각된다. 삶과 일 모든 면에서 그렇다. 일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정해진 기한 내에 맡은 업무를 지연 없이 끝마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하루하루 업무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계획했던 하루의 목표량을 채우지 못할 때도 있다. 그만큼 그날 하루 나의 생산성은 다른 날에 비해 떨어지기도 한다. 오랫동안 해오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내적 또는 외적 요인에 의해 생산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사실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자신의 생산성이 어느 정도일지 생각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지 않을까. 현재 상황에 맞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산성은 따라오지 않겠나 생각한다. 과연 정말 그럴까. 매일 반복되는 일과 중에서도 일이 잘 되는 날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컨디션에 따른 영향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생산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단순화와 집중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면 품질은 조금 미흡하지만 단순한 과정을 거쳐 완성품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오히려 생산성 측면에서는 효율적이다. 다른 예로 의사결정을 하는 단계를 생각해보자. 프로젝트 진행을 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가지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담당자가 많다면 어떨까. 프로젝트 기간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의사결정 시간이 단축된다면 그만큼 품질 향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을 일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무조건 한쪽이 맞다 틀리다 말하기 전에 생산성을 따져보면 어떻게 일하는 것이 옳은 방법인지 알 수 있다. A와 B가 있다. 두 사람은 내일 오전까지 회의 시간에 논의되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기획안을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A는 생각보다 정리해야 될 사안이 많아 진행하고 있던 일을 잠시 미루고 오늘은 기획안 작성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B는 내일 오전까지만 제출하면 되므로 일하는 중간중간 이메일을 확인하기도 하면서 늘 해오던 대로 일을 한다. 모두가 퇴근하는 시간에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온 후 낮의 회의 내용을 정리하며 기획안을 작성한다.
과연 A와 B 둘 중 누가 생산성이 더 높게 업무를 하고 있는 걸까. 당연히 A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A처럼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생산성의 핵심은 단순화와 집중이다. 복잡함을 제거한 후 가장 본질적인 곳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이란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덜 중요한 일을 버리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불필요한 일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때론 거절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완벽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의 동료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는 한가지 공통된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맺고 끝맺음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애매모호함이란 있을 수 없다. 애매모호함은 서로를 힘들게 할 뿐이다. 맡은 업무를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뺄 것이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생산성을 위해 의식한 나머지 오히려 이도 저도 못할 때가 간혹 생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생산성은 의지보다는 습관에 의지해 해야 질 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마음보다는 몸이 움직이게끔 만들어야 한다. 최고의 생산성은 생산적으로 일하겠다고 의식하지 않은 채 나도 모르게 내가 정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생산성의 핵심은 단순화와 집중이며 그것을 실천하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루틴이다. 자신만의 규칙적인 리추얼이다.
가장 효과적인 생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휴식이 필요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휴식은 바로 수면이다. 사람은 하루 평균 6~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잠을 많이 자는 것을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하던 학창시절부터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일까. 세계 역사를 바꾼 발견과 발명을 한 이들에게 휴식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Creative 한 시간이었다. 휴식은 생산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정리하자면 생산성이란 결국 일을 잘하기 위한 것 또는 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해야만 하는 일을 올바른 방향으로 하는 것이다. 정말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방법이 서툴러도 괜찮다. 정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온갖 애를 쓰는 일을 피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생산성에서 중요한 것은 해야 할 일 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버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