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된 만화가, 이현세 - 우리시대 마이스터 2
이현세 지음 / 예문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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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나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영화도 그 당시 큰 성공을 거두며 흥행에서도 승승장구 했었다. 원작만화도 읽어보지 않은 채, 언니 손잡고 처음으로 영화관 나들이를 한 영화가 바로 <공포의 외인구단>이었고, 상당히 어린 나이임였음에도 큰 감명을 받아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난다.(나중에 나이가 들어 그의 원작을 접했는데 그 감동의 임팩트는 영화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의 눈에 배우의 연기나 영화의 만듦새가 보였겠는가. 그저 큰 화면에 펼쳐지는 장면들이 신기하고, 지고지순한 까치의 슬픈 사랑에 눈물 흘렸을리라. 그러나 그때 내 나이 정도인 내 조카가 지금 그런 액션을 선보인다면.. 나는 아마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고 코웃음 치지 않을까. ^ ^;

어쨌거나 <공포의 외인구단> 이후로 '까치'는 만화가 '이현세'를 말하면 자연히 함께 떠오를 그의 분신이자 동반자처럼 각인되었다. 붓으로 찍어낸 특유의 까치머리는 이현세 만화의 가장 강렬한 캐릭터이자 상징이 되었고, 더불어 그의 작품 대부분엔 까치 오혜성과 엄지, 마동탁이 시대와 역할만 달리할 뿐 단골 주연배우로 출연했다. 그래서 한 때는 다른 이름의 주인공을 만났으면 하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기도 했었는데, 역시~ 이현세의 만화에서 까치가 없으면 고무줄 빠진 팬티요, 팥소 없는 찐빵처럼 왠지 허전한 건 어쩔 수가 없더란 말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 주었지만 이현세는 거기에 머물지 않았다. 매작품 새로운 소재와 시도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갔으며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를 개척해 나가기도 했다. 현대물과 시대물, SF와 스포츠 영역까지 그의 작품들을 돌아보면 거침없이, 그리고 힘차게 나아가는 작가 이현세를 만날 수 있다.

 

<신화가 된 만화가, 이현세>는 그간 출간됐던 그의 작품 이름을 내세운 10 개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대중적으로 이현세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 <활>, <천국의 신화>, <국경의 갈가마귀>, <남벌>,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 <블루엔젤>, <아마게돈>, <지옥의 링>, <카론의 새벽>이 그것인데 각자 그 작품에 얽힌 비화와 함께 만화가로서 겪었던 에피소드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중 특히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천국의 신화>에 대한 법정시비 이야기였다. 지난 세월동안 만화를 천시해 온 우리 사회에서(사실 지금도 만화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만화가로서 겪어야 했던 온갖 수난들은 둘째치고, <천국의 신화> 사건은 우리 사회가 만화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한다.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라던 편견을 뛰어넘어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성인만화의 태동은 우리 만화가 좀 더 성숙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논란거리였고, 그 와중에 검찰은 마녀사냥처럼 '음란죄'라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죄목으로 <천국의 신화>의 만화가 이현세를 법정에 세웠다. 6년 여의 지루한 법정공방 끝에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고 그는 자유로워졌지만 그동안 잃은 것이 너무 많았다고. 100권을 목표로 시작된, 우리의 상고사를 다룬 <천국의 신화>는 법정싸움과 함께 멈춰서 버릴 수 밖에 없었고, 그 동안 작품에 대한 열정과 시선 등이 바뀌어져 우여곡절 끝에 재연재를 시작했지만 원래의 의도했던 방향과는 많이 달라졌단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가장 절정의 꽃을 피울 수 있는 40대를 그렇게 저당잡힌 것이 아닐까 한다. 만약 처음 의도대로 <천국의 신화>가 단군부터 발해건국까지 100권을 모두 채워서 출간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할수록 짙은 아쉬움만 배어나올 뿐이다. 

또한 <아마게돈>에서는 애니메이션 <아마게돈>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 당시 열악했던 우리의 애니메이션 현실이 다시 한 번 안타까웠고(사실 요즘이라고 별반 더 좋아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영화 <아마게돈>의 실패로 인한 후폭풍이 상당했다던 기사가 떠오르며 씁쓸했다. 작가의 바람대로 처음부터 TV시리즈물로 나왔더라면 좀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으로 준비중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만화 <별빛속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현재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중인 천계영의 <오디션>은 몇 년째 개봉이 미뤄지는 상황이라 그 앞날이 걱정스럽다;;)

 

만화와 함께 한 지 30여년. 그간 그는 만화계가 겪어야 했던 온갖 좋고 나쁜 일들과 동고동락하며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그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 만화계의 질곡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를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은 '대중적인 만화가'라고 지칭하는 이현세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훌륭한 만화가이지만 여전히 겸손하다. 자신에게 지적되는 문제점들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안다. 또한 대본소를 통해 만화가 유통되던 시절, 문하에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분담체제로 작업을 하는 '만화공장 시스템'을 운영한 작가로서 그에 대한 문제점과 책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만화가 이현세. 만화가 라는 길을 걸으며 그로 인해 행복했던 날들과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을 거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만화가고 만화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는 한 열심히 만화를 그릴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가 좀 더 오래, 좀 더 많은 작품을 보여주길 바래본다. 더불어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을 위해 이젠 술도 좀 줄이시고 건강관리 잘 하시라 당부드리고 싶다.

신화가 된 만화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적인 만화가 이현세.
이 시대에 그가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 ^ ^

 

- 먼 길을 갈 때면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가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느낌이다. 페달을 노흐면 자전거는 그 자리에 선다. 꾸준히 밟지 않으면 멈추고 만다. 누구에게 의지할 수도 없다. 혼자 힘으로 줄기차게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렇게 힘차게 밟을수록 자전거는 더 빨라지고 힘도 덜 든다. 그래서 내 인생은 자전거와 닮았다. 어지간히 열심히 밟지 않으면 멈출 수 밖에 없었기에 쉬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먼 길을 넘어지기 싫어 달리고 또 달렸더니 여기까지 왔다.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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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경제학
유병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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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재테크붐이 일면서 부동산, 주식, 채권 등 재테크 관련 서적과 함께 경제관련 서적의 약진이 부쩍 눈에 띈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힘들어지는 살림살이와 늘어나는 실업으로 인한 노후대책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경제쪽으로 무지한 나마저도 점점 재테크를 생각해봐야겠다는 압박감이 들 정도인 걸 보면 지금 대한민국이 얼마나 재테크 열풍중인지 짐작이 된다.

몇 년 전 쉽게 풀어쓴 경제학 이야기로 경제학 초보들의 마음을 빼았었던 <서른살 경제학>의 저자 유병률님이 이번엔 여성들을 대상으로 경제학을 말하는 <여자 경제학>을 들고 찾아왔다. 우연히 본 잡지에 강추도서로 언급된 기사를 보고 알게 된 <서른살 경제학>은 경제관련 분야엔 백지상태인 나도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었던 경제학 입문서였던 지라, 그 책의 저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자 경제학>에 내 눈길이 머물렀다. 더구나 여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니 나를 위한 책인 듯한 느낌마저 들면서 말이다; ^ ^;

 
이 책에서 저자가 정의하기를.. 세상엔 두 종류의 여자가 있단다. '경제를 모르는 여자와 경제을 아는 여자'. 또한 같은 전업주부라도 꼼꼼하게 가계부를 쓰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지금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어떤 방법으로 재테크할 것인가에 좀 더 힘을 쏟는 유형이 있다. 이런 이분법을 좋아하진 않지만 위의 분류법에 의하면 나는 슬프게도 둘 다 후자다. 구제가 필요한 유형이다;; 용돈기입장을 쓰던 초딩때부터 지금까지 꼼꼼하게 금전출납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재테크쪽으론 문외한이며, 아직 은행외의 금융기관이나 요즘 한창 붐이 일고 있는 채권 한 번 거래해 본 적이 없으니 주식이나 부동산쪽으론 굳이 말이 필요없다. 요즘 서점가에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 관련 서적과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연일 신문과 티비뉴스를 장식하는 부동산 시장의 동향에 힘입어 이제 겨우 조금씩 재테크에 관심을 보이는 경제 왕초보인 셈이다.

이렇듯 경제에 무지한 나를 향하듯 이 책의 저자는, 가계부를 쓰며 푼돈에 연연하기 보다는 그 시간을 경제공부에 투자해 보다 효율적으로 재테크에 성공하는게 훨씬 낫지 않냐고 권유한다. 누가 들어도 맞는 말이다. 천 원짜리 한 장에 목숨걸기 보단 경제의 흐름을 읽어내어 그 속에서 재테크의 길을 걷는게 어느모로 보나 훨씬 남는 장사니 말이다. 그러나 관건은 경제흐름을 보고 읽을 수 있는 뛰어난 '안목'이 아닌가! 누구나 탐내고 부러워하는 '경제를 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부단히 노력하고 연습한다면 누구나 어느정도까지는 습득할 수 있는 경험의 소산이다. 그러니 나는 안돼~라며 지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리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다.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된 이 책 <여자 경제학>과 함께 이제부터 차근차근 경제에 눈을 떠보도록 하자.

 <여자 경제학>은 크게 왜 여성들이 경제학을 알아야 하고, 어떤 경제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들을 활용하여야 하며, 재테크는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첫 단락은 비교적 경제에 둔감한 여성들에게 충격요법을 동원해 경제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어 나름 뜨끔하기도 하고 또한 공감가는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또한 예전 사회시간에 배웠던 기회비용이나 희소성 같은 용어가 등장하는 두 번째 단락은 경제마인드가 왜 필요하며 어떤 자세로 경제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 경제마인드를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마지막 단락은 실제적으로 재테크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가장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가 점처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성세대를 뒷받침해 줄 젊은 세대가 부족해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고령화의 영향은 실질적인 경제력을 갖춘 남성에 비해 그렇지 못한 여성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결혼과 더불어 찾아오는 가사노동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회생활을 접게 되고 그로 인해 사실상 자립적 경제기반을 상실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적 부분을 담당하던 남편과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뒤늦게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여성들에게 현실은 냉혹할 따름이다. 또한 결혼 후 맞벌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육아와 가사에 드는 비용이 증가해 실제적인 소득증가는 큰 차이가 없다니 어찌 출산율이 증가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사회환경의 변화로 결혼은 이제 더이상 여성들에게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는 형편이고, 또한 싱글이라도 경제력 없는 싱글은 초라할 뿐이라는 저자의 현실적인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우선 조금이라도 젊을 때 경제를 보는 눈을 키워야 하고, 실전을 대비해 많은 연습을 해봐야 한다. 결혼할 때 혼수장만에 들어갈 돈을 아껴 재테크에 투자하여 노후대비를 하는 것이 진정한 혼수이며, 아름다워지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을 경제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저자의 말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여자 경제학>은 유병률 님의 전작 <서른살 경제학>보다 더욱 쉽게 풀어쓴 경제학 이야기로, 경제에 관심조차 없는 많은 여성들에게 보다 편하고 부담없이 다가가고자 한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렇기에 실질적인 재테크 방법론보다는 왜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동기부여와 필요성, 임하는 자세, 그리고 경제마인드 등에 보다 큰 비중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초보에겐 유용하나 이미 제태크를 비롯 경제의 흐름에 눈을 뜬 독자에겐 너무 쉽고 기초적인 내용만을 전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땅에서 여자로서 살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태어날 때부터 취직, 결혼, 출산, 육아문제를 거쳐 노후까지 하나도 쉬운 과정이 없다. 그렇기에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수단으로 경제에 대한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눈높이에 맞춰 이런 책이 나온게 반갑다. 부디 <여자 경제학>을 통해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보다 경제를 친밀하게 느끼길 바래본다. 여자들이여~ 이제부터라도 다가올 미래를 위해 경제랑 친해지자!

경제야, 우리 친구하지 않으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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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2006-12-21 0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읽어보겠어요 ^ ^

별빛속에 2006-12-2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재미나게 읽으시길 바래요. ^ ^
 
중학교 1학년 공부습관 평생진로 결정한다 - 상위 3% 학생들만 알고 있는 공부의 기술
메가스터디 엠베스트.와이즈멘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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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평준화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때까진 나름 공부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지라 당연한 수순처럼 소위 지역 명문고교에 응시, 경쟁률의 압박 속에 고교 입시를 거쳤다. 선택받은 잘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느새 다른 잘난 아이들을 앞서진 못하는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 되었고, 3년동안 잘난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고 다니는 대신에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칼바람을 맞아야 했다. 비슷한 수준의 실력과 수능점수를 받은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비평준화의 최대 약점인 '내신'때문에 무너져야 했던, 소위 허울좋은 명문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비애를 나 또한 경험했었다.
 
매년 내신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굳건히 비평준화를 지켰던 이 곳도 몇 년 전부터 평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더니 급기야 내년부터 평준화를 실시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다. 자신이 있는 학군에서 학교를 정해야 하다보니, 일부 좋은 학군에 속해있는 학교로 위장전학을 하는 초등학생도 심심찮게 늘고 있다고;; 비록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어머니들(전국 특목고 설명회를 쫓아 다니거나 조기유학까지 불사하는;;)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에 지나지 않겠지만 말로만 듣던 일들이 이렇듯 현실로 나타나니 벌써부터 앞으로의 일들이 걱정된다. (슬슬 자식교육 때문에 이민간다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려 한다;;)
 
이 책 속에 주로 다루어지는 아이들이 전국 상위 3%의 대단한(!) 학생들이다보니 지극정성 뒷바라지를 하는 부모들 또한 보통분들은 아닐 거라고 짐작했지만, 그래도 정말 중학교 시절부터 저렇게 사활을 거는 줄은 미처 몰랐다. 중학교 1,2학년은 입시와는 크게 상관없는 삶을 사는줄 알았으나 실은 대입으로 향하는 길의 출발점에 서서 고등학교까지의 팽팽한 수험생활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새삼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대단하신 학부모와 어려서부터 철들어버린 아이들을 한꺼번에 와락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비단 저런 공부벌레들이 아니더라도, 학원이랑 그닥 친하지 않게 지냈던 나의 학창시절과 달리(이렇게 말하니 왠지 내가 꽤나 늙은이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쿨럭;;) 요즘 중학생들은 학원 하나쯤은 기본이고, 거기다 과외, 학습지까지 병행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란다. 입학 다음날부터 야간자율학습에 붙잡혀 살던 고등학교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자유로웠다고 느껴지는 나의 중학생 시절은 이젠 아주 먼옛날 얘기가 되어버린 듯 하다. 학교 마치면 학원 몇 군데 다녀오고 과외하고 또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생활이 요즘 중학생들에겐 그리 낯선 일과가 아닌 걸 보면 말이다. (하긴, 그런 생활을 꿋꿋이 하고 있는 초딩들도 많이 보게되는 요즘이다;;)
 
 
이 책은 중학교 1학년을 제목에 내세우고 있지만 비단 1학년만 한정해서 다루는건 아니다. 다만 중학교 성적이 고등학교 선택의 폭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이기에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새로운 환경과 과목들로 시작하는 중학교 1학년 때에 공부습관을 잘 잡아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전국 상위 3%의 '공부벌레'들의 특징 / 공부벌레들의 학습방법과 과목별 공부방법 / 진로선택을 위해 고등학교에 대한 정보와 조언 등의 3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책의 주요 요점은 어떻게 하면 내 아이 공부 잘 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으로 통일된다.
 
여기 소개된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마음가짐이나 학습법은 올바른 공부방법을 몰라 애태웠던 학생들에겐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고, 각각 제시해 둔 각 과목별 공부방법은 자신의 취약분야에 대한 학습법으로 활용가능하다. 더불어 마지막 단락에서는 특목고(자사고, 과학고, 외고, 예고)와 특성화 고교, 조기유학과 문과/이과의 선택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안내하고 있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제공 역할을 충실히 한다. 그러기에 자녀의 진로를 걱정하고 그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학부모와 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청소년에겐 꽤 유용한 지침서가 될 듯 하다.
 
그러나 아쉬운 건 그 내용들이 그리 새롭거나 참신하진 않다는 점이다. 상위 3%의 공부기술들은 몰라서 못하는 것들은 아니고, 각각의 공부방법이나 고등학교 정보 등은 인터넷에 곳곳에 널려있어 우리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 찾아낼 수 있는 정보들이다. 문제는 몰라서 못한다기 보다 알지만 게으르고 의지가 약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또래의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려줌으로써 보통의 평범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하며 또한 앞으로의 공부방향을 친절히 알려줌으로써 자신들의 계획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적극적 매개체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아직 앳띤 중학생이지만 자기 인생의 설계도를 그려놓고 그 꿈을 향해 길을 닦는 아이들. 그들의 공부방법을 중심으로 마음가짐과 행동들이 책에 담겨있다. 공부가 인생의 성공을 결정해주는 전부는 아니지만 아직은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런 책이 나오고 또한 읽히는게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실용서임엔 분명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책을 필요로 하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퍼진다. 부디 앞으론 학교공부라는 제도가 학생들에게 공부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이기 보단, 자신의 꿈과 적성에 맞는 일을 위해 즐겁게 거쳐가는 한 단계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길 살며시 바래 본다. (물론, 현실의 추세와는 동떨어진 단순한 '바램'에 그칠 확률이 높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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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 무어 4 - 가면의 섬 율리시스 무어 4
율리시스 무어.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지음, 이현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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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읽은 율리시스 무어 3권에 이어 드뎌 4권을 읽었다. 역시나 한 번 손에 잡으니 술술~ 넘어가는 책장.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끝까지 다 읽기 전엔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 ^ 3권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열쇠를 쥔 의문의 사나이 피터 다이달로스가 4권에선 보다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3권에서 잠깐 등장했던 외눈박이 등대지기 레오나르도 미나소가 본격적으로 중심인물군에 합류하면서 세 명의 아이들의 베네치아 모험담은 점점 흥미진진 해진다. 

 '시간의 문'의 비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 줄 다이달로스를 찾기위해 한 발 빨리 오블리비아 뉴턴이 베네치아로 떠나며 끝난 3권에 이어, 4권에서는 세 명의 아이들도 베네치아로의 여행을 준비한다. 또 다시 메티스에 올라 아름다운 18세기 베네치아에 도착한 아이들. 그러나 잠깐의 방심으로 실수를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제이슨이 다시 빌라 아르고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는 베네치아와 빌라 아르고 양쪽에서 진행된다. 빌라 아르고에 나타난 뜻밖의 침입자를 해결하는 과정에 등대지기 레오나르도의 등장과 활약이 펼쳐지고, 그들이 다시 베네치아에서 모임으로써 이야기는 한 줄기로 모아진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들이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많이 남아있다. 베네치아로의 여행이 많은 의문을 풀어주긴 했지만, 새롭게 등장한 다이달로스와 레오나르도의 숨겨진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단서들이 아이들을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친절히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게되는 다이달로스와 마지막에 충격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레오나르도의 존재는 5권이 더욱 궁금해지게 한다. 과연 레오나르도를 향한 피터의 말은 진실일까!!! 더불어 살짝 언급된 블랙이 5권에선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사뭇 기대된다.

 1,2권의 이집트 모험에 이어 3,4권에서 보여주는 베네치아 여행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부추긴다. 가면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 피터의 기발한 발명품들과 함께, 4권에선 조금 주춤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악당인 오블리비아 뉴턴의 활약과 그보다 더더욱 기대되는 세 아이들의 활약이 펼쳐지는 모험담은 아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어른인 나의 입장에선 어려운 모험을 하는 주인공이 너무 어리지 않나 싶지만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곳곳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상상력은 그들을 수긍하게 만든다. 더불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을 하여 더욱 흥미로게 책 읽기에 몰입한다. 초등학생인 조카에게 이 책을 건네주면서도 낯선 용어들 때문에 걱정했는데 그건 나의 기우였다. 조카는 의외로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갔고, 중간중간 어렵거나 잘 이해되지 않는 단어들은 어른들에게 물어보며 나름대로 자신만의 이해도를 높여나가는 모습이 여간 대견스럽지가 않았다. 이 책을 계속 사게 되는 이유는 나 자신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보다 더 재미나게 읽어주는 내 조카 때문이기도 하다.

 치밀한 복선과 계산으로 구성된 판타지 소설을 원하셨던 분은 다소 느슨한 전개와 구성에 실망하실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도 어른들도 충분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 바로 율리시스 무어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6권이 완결이라 들었는데 어느덧 4권이 나왔으니 이제 슬슬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이제껏 그랬듯이 4권도 빌라 아르고로 컴백하면서 마무리된 4권. 기존의 인물에 새롭게 추가된 다이달로스, 레오나르도와 함께 4권에 살짝살짝 언급된 베일의 인물인 '블랙'의 등장과 드디어 이사를 끝낸 쌍둥이의 부모가 다같이 어우러질 5,6권. 과연 모든 문을 지배하는 첫 번째 열쇠와 율리시스 무어의 정체는 밝혀질 것인가. 그 궁금증을 누르며 어서 율리시스 무어 5권이 나오길 기다려 본다.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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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제국 - 개정판
이인화 지음 / 세계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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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언젠가 영화 <영원한 제국>을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고 단지 극의 전개가 상황을 너무 함축하여 도무지 이해 안되는 난해함으로 살짝 지루했던 기억과 안성기씨와 조재현씨가 출연했다는 것(사실 김혜수씨가 나온건 전혀 기억에 없당;;;),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무슨 폭포가 있는 곳에서 안성기님이 앉아있는 실루엣이 창문너머로 나타났던 장면 정도가 그 영화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다.

 90년대 베스트셀러였던, 영화의 원작이었던 <영원한 제국>. 13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단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드뎌 내게도 그 아득하던 영화의 내용을 알 기회가 생긴 것이다! (책의 예전 판본을 보거나 영화를 다시 보면 될 거 아니냐고? 따지지 말아주세요; 쿨럭; ^ ^;)

요즘 붐을 이루고 있는 한국형 팩션의 원조라는 이 작품은 과연 90년대 베스트셀러라는 명성답게 작가의 치밀한 고증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보는 이의 눈길을 잡아끈다. 이 책에 앞서 먼저 세종시대를 다룬 팩션 <뿌리깊은 나무>를 읽은 후라 두 소설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조선후기의 르네상스를 일궈낸 영정조시대는 붕당정치와 탕평책, 사화 등의 정치적 쟁점이 들끓었지만 대외적으로 안정기였고 그로 인해 문화적으로 크게 융성했으며 그로인해 실학이나 서학같은 사상이 발돋움하던 시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대가 세인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적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사도세자의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아들을 죽여야 했던 영조와 한 나라 세자의 신분로서 뒤주속에서 죽임을 당해야 했던 사도세자, 그리고 그의 아들로 평생 가슴에 한을 간직한 채 전쟁같은 궁궐에서 살아남아 조선후기의 안정기를 구축했던 정조. 그들의 이야기를 뼈대로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그때의 시대상황들은 어떠하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영원한 제국>은 제법 속시원히 풀어준다.

 
<영원한 제국>과 <뿌리 깊은 나무>는 둘 다 살인사건으로 시작해 그 사건이 어떤 비밀서책을 중심으로 왕-정조와 세종-과 관련된 사건으로 번져나간다. 둘 다 짧은 시간동안 일어난 일이고(영원한 제국은 만 하루 동안, 뿌리 깊은 나무는 5명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5일-기억이 가물가물;; ^ ^;), 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왕과 신하의 갈등이 주축이 된다. 두 작품 모두 치밀한 고증을 거친 터라 읽는 이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헷갈릴 정도이고 각 분야의 방대한 자료들은 읽는 이의 입을 턱턱~ 벌리게 만든다.

굳이 두 작품을 구분하자면, 결말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 외에 <뿌리 깊은 나무>가 스릴러적인 재미를 충족시켜준다면 <영원한 제국>은 그 시대의 정치적 상황을 좀 더 상세히 안내해 준다. 범인을 추적하는 재미를 주는 공통점 외에도, <뿌리 깊은 나무>는 세종시대의 융성했던 기술과학을 바탕으로 해박한 지식을 쏟아놓으며 우리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창제된 것인지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영원한 제국>은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가 왜 그런 격랑을 겪어야만 했는지 또한 역사책속의 간략한 설명으로만 봐서 잘 이해 못했던 붕당과 사화, 노론-남인의 갈등,이기론 등을 좀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더불어 동양의 고전에 대한 언급과 해석들도 많이 곁들여져 있으니 국사에 관심있는 학생들이라면 추천해주고 싶어질 정도로 꽤나 깊이있게 붕당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세종과 함께 조선의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정조. 평탄치 않은 그의 삶과 그럼에도 사회 각 방면으로 절정의 꽃을 피운 성군, 정조. 정조독살설을 기본으로 깔고 있는 이 소설은 정조에 대한 막연한 존경심과 경외감이 있기에 그 내용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가 열망했던 영원한 제국은 어떠한 나라였을까. 작가가 마지막에 밝힌 그 나라는 과연 영원한 제국이 맞을까. 소설의 쓸쓸한 마지막이 마치 조선의 안타까운 최후와 겹쳐져 씁쓸했다.  

 완벽한 팩션이라고 하진 못 할 지라도 작가의 상상력과 더불어 정조시대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 바로 <영원한 제국>이 아닐까 한다. 역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껜 강추! 그게 아니더라도 읽어보시라 권유하고 싶은 소설, 바로 <영원한 제국>이다. 이제 책을 다 읽었으니 그 내용을 음미하며 엄청 함축적이었던 추억의 영화 <영원한 제국>도 한 번 볼까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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