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 - 세계를 열광시킨 애플의 창조경영 이야기
김영한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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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한 입 베어 먹은 앙증맞은 빨간 사과 심볼과 함께 전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휩쓸어버린 ''아이포드''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더불어 본체를 모니터에 넣은 새로운 형태와 깜찍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우리를 유혹하던 아이맥과 애플의 앞서가던 기술의 표본이었던 매킨토스도 생각날 것이다.

MP3계의 선두주자였던 아이리버의 유저이지만 요즘은 그 아이리버조차 잘 쓰지 않는 나는 아이포드의 출연에 무관심했다. 그러다 어느날 아이포드에 열광하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아이포드의 무엇이 그토록 사람들을 열광시키는지 궁금해졌다. 김영한의 <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는 이런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세상을 매료시킨 아이포드 자체와 애플에서 아이포드가 가지는 의미와 존재감과 더불어 그것을 탄생시킨 스티브 잡스의 새로운 시각과 창조적 경영 마인드를 소개하고 분석하면서 우리가 그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 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있다.


내가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된 건 그의 감동적인 스탠포드 대학 졸업축사를 접하면서였다. 그 연설엔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이 모두 담겨있다. 양부모의 학비부담 때문에 대학을 자퇴하고 워즈니악과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Ⅱ로 부와 명성을 얻지만 막대한 개발비와 광고비를 쏟아부었던 매킨토시와 그 후속모델의 실패로 결국 자신이 세웠던 회사에서 쫓겨나는 불운을 겪는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멈춰서지 않고 넥스트와 픽사를 설립해 재기의 발판을 다졌고, 픽사와 디즈니가 합작한 최초의 3D 장편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의 엄청난 성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그리고 1년뒤 자신을 쫓아냈던 애플에 당당하게 다시 복귀한다.

MS보다 먼저 윈도우 개념과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같은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고도 잘못된 시장 선택으로 위기를 자초한 애플. IBM을 상대로 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매킨토시 OS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시장에 집중했다면 현재 MS가 부럽지 않을 위치에 있을 것이다. 잡스는 애플을 떠나 넥스트와 픽사를 거치면서 경영 마인드에도 변화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기존의 ''기술''에의 집착을 버리고 ''디자인''이란 새로운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기술 위주의 좌뇌경영에서 감성을 통한 우뇌경영으로 발상의 전환을 맞이한 셈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속에 출시된 아이맥은 뛰어난 디자인과 고객의 마음을 파고든 전략으로 승승장구하여 계속되던 애플의 경영난을 해결해 준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의 창조경영이 가장 정점에 달한 제품은 뭐니뭐니해도 '아이포드'다. MP3 플레이어를 기존의 제품처럼 단순한 음악기기가 아닌 하나의 IT기기로 인식한 그는, 여러 계층의 다양한 니즈를 수용하여 얇고 단순하게 설계된 혁신적 디자인과 사용하기 편리한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아이포드를 탄생시켜 시장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포드 하나로 끝내지 않고 거기에 다운로드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스와 유료 음원을 파는 아이튠스 뮤직스토와의 연계시켜 새로운 디지털 뮤직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온라인 음반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냈다. 또한 포드캐스팅처럼 유저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냄으로써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고객층의 저변을 넓혀나가기도 한다. 이런 애플의 시스템은 하나의 제품을 여러 개의 다른 부가가치들과 연결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기술에서 디자인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발상의 전환으로 한 때 파산위기의 애플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스티브 잡스. 이 책에 담겨있는 그의 창조적 경영 마인드는 독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MP3 플레이어를 통해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구축해내며 혁신적 창조경영의 결과물을 이루어낸 잡스와 애플의 실패에서 부활까지 그의 창조경영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창조성''과 ''기술성''의 결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제 잭 웰치의 시대는 가고 스티브 잡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잡스처럼 남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과 고객의 필요를 수렴하면서도 다른 제품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디자인, 그리고 고객감동을 실현할 수 있는 세심한 마케팅이 합쳐진, 창조적 마인드로 중무장한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속에 등장하길 바래본다. 더불어 쉽고 재미있는 경영서적인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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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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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의 삶을 되돌릴 수 있는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누구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로 수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전해주었던 미치 앨봄의 두 번째 소설이 나왔다. 휴머니스트 작가로 불리는 그의 명성에 걸맞는 감동을 전해주는 신작 소설 <단 하루만 더>는 가족간의 사랑, 희생, 상처와 용서를 아우르며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을 향한 그의 따뜻한 시선과 어머니와 아들이 엮어내는 이야기는 독자에게 감동이라는 거대한 울림을 전해준다. 참 오랫만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는 가슴 따뜻한 소설이었다.


전직 야구선수였던 베네토는 연속되는 사업의 실패로 알콜에 중독되고 결국 이혼을 당한다. 자신이 사랑하던 딸의 결혼식에도 초대받지 못하자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인생을 끝내려고 찾아간 옛날집에서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한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어머니가 거짓말처럼 그의 눈 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와(또는 어머니의 유령과) 하루라는 시간을 함께 하며 그는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머니의 큰 사랑을 알게 된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해야 했던 베네토는 자식들에게 인사조차 않고 매정하게 떠나간 아버지를 원망하기는 커녕 여전히 동경하는 반면, 이혼녀와 그의 자식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곤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불만을 어머니에게 밀어버린다. 그는 어머니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고, 또한 너무 무관심했다. 이혼녀라는 사회적 편견 속에 이혼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온갖 사회적 냉대와 차별을 당해야 했고 결국 직장까지 떠나야 했던 어머니의 아픔을,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부재를 메워주기 위해 산타옷을 입고 연기하던 그 심정을, 아버지를 쫓아 결국 대학을 그만두고 야구의 길로 들어선 아들을 봐야했던 어머니의 마음을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 이제 누군가가 널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알았을 거야. 아이들은 그 사실을 가끔 잊곤 하지. 아이들은 자기가 간절한 소원의 결실이라기 보다는 짐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거든. (103쪽)

삶의 절망의 끝에서 어머니를 다시 만난 베네토. 생의 선을 넘어 어머니와 함께 한 그 하루동안 그는, 자신이 얼마나 어머니의 크나큰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소중한 존재였으며, 또한 그 사랑이 어떤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어린날에 미처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외로움과 고독을 중년의 나이에 어머니를 다시 만나서야 이해하게 된다.

- 누군가가 가슴 속에 있으면 그 사람은 결코 죽은 것이 아니지.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단다. 심지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도. (190쪽)

모든걸 포기하고 싶다는 아들에게 너 자신을 용서하라고, 그래도 살라고, 엄마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어머니. 그건 바로 우리 모두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라는 존재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희생, 용서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이 삶을 보다 소중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어찌보면 무척 단순한 이야기를 이렇게 감동적으로 요리해내는 미치 앨봄의 솜씨에 다시 한 번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죽음이란 소재로 우리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그의 글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진짜 중요한 걸 놓치고 사는건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지금 당신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과의 함께하는 이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임을 잊지 말자.

조잡한 글솜씨로 이 감동을 모두 전하지 못함이 안타깝다. 그러기에 많은 분들이 직접 책을 읽어보았으면 한다. 읽어내려 갈 수록 흐르는 눈물과 찡~한 감동을 주체할 수 없는 소설이었던 <단 하루만 더>. 
완전 강추다!

 


- 나는 그 누구도 가져보지 못한 하루를 다시 가져보았던 사람입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지나간 하루를 돌이킬 수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건 아니더군요. 그리운 사람, 사랑했던 사람과 단 하루만이라도 더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에게는 이미 그 하루가 주어져 있는 셈이니까요. 오늘 하루, 내일 하루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들의 하루는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쓰라고 주어진 하루입니다. 그러면 매일이 단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소중해지지요.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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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선비 - 살아있는 조선의 청빈을 만난다, 개정판 조선을 움직인 위대한 인물들 1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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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신문을 보면 너무 자주 보이는, 그러나 절대 반갑지 않은 소식이 있는데 그건 바로 고위 공무원들의 각종 비리에 연루된 사건들이다. 모 국회의원은 특정 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대가로 현금이 든 사과박스 뇌물을 받았느니, 아무개 고위 공무원이 탈세를 하다 들켰다느니, 어떤 지역 지방의원들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해외여행을 가서 각종 관광을 즐기고 온 사실이 들켰다느니.. 신문을 장식하는 이런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 뒷골이 땡겨온다.

물론 이 땅에 모든 공무원, 특히 고위 공직자가 그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굳이 털어서 나는 먼지가 아니라도 그 잘나신 어른들을 아주 조금만 들춰봐도 각종 비리와 뇌물수수라는 먼지들이 우수수 떨어지는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돈을 뿌리며 선거에 당선되면 임기동안 뿌린 돈을 몇 배로 거둬들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어찌 그들을 믿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기겠는가.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어지러운 와중에도 굳건히 자신의 의지를 따라 옳은 길을 걷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묵묵히 일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가 지금까지라도 버틸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조들은 어떠했을까? 그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대답은 ''그렇다''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고위 공무원의 탈세와 뇌물같은 부도덕적인 행위는 끊이질 않았다. 다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나라를 위해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충절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뱃속을 채우느라 헐벗은 백성의 것까지 모조리 뺏어가는 탐관오리도 있었다. 이 책 <조선의 선비>는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한 평생을 관직에 몸 담으면서도 각종 청탁과 뇌물같은 부정한 일들을 멀리한 청렴결백한 선비 서른 분에 대한 이야기다. 조선의 여러 훌륭한 선비 중에 ''청빈을 즐긴'' 분들을 모았으니, 보다 정확한 제목을 짓자면 <조선의 ''청렴한'' 선비>정도로 할 수 있지 않을까. ^ ^

관직을 사직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짐꾸러미를 수색했으나 책 두 권과 옷가지 몇 벌만 있었라는 양관을 시작으로, 청백리를 뽑기 위해 임금이 세운 문 중 너무나 당당하게 청문(靑問)을 통과했다는 조사수(더 놀라운건 모든 이가 그의 행동을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자신에게 하사된 공신전을 억울한 백성들에게 다시 나누어줬다는 이해, 백성의 피 땀이 어린 초를 함부로 쓸 수 없다며 내내 등잔불을 밝혔다는 ''지봉유설''의 이수광, 당시의 법도를 무시하고 큰 집을 지으려던 왕자에게까지 바른 소리를 했던 홍흥을 거쳐 죽마고우가 제수로 건네준 명태 한 마리까지 받기를 꺼려했던 이후백과 당시 권세를 떨치던 세도가 김안로의 옳지 않은 청을 거절했다가 귀향살이를 했던 정광필까지.. 조선의 깨끗함으로 대표되는 선비들의 이야기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보통 역사서라고 하면 꽤나 딱딱하고 지루한 책을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조선의 선비>는 그런 걱정을 접어도 될 듯 하다. 서른 명의 청백리에 대한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 듣듯 재미있게 읽혀진다. 또한 책 속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은 각주를 달아 그의 출생과 행적을 한 눈에 들어오게 간략히 정리해 두었고, 인물에 관련된 여러가지 - 집필한 저서, 그림, 묘, 가옥 등도 사진으로 함께 실려있어 이해를 돕는다. 또한 각 내용이 그분들의 성품을 알 수 있는 크고 작은 일화들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맛을 더한다.



다만 이 책을 보며 아쉬웠던 점도 몇 가지 있다.
이 책이 ''조선의 청백리''라는 너무나도 교훈적인 주제를 다루다보니 교훈의 냄새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글 속에 담겨진 일화들을 읽으며 독자에게 다가오는 느낌만으로도 충분할 터인데 가끔씩 더해지는 저자의 강조는 살짝 부담스럽다. (나만 그런가;;)

또한 ''조선''이라는 시대의 특성과 ''선비''라는 제한을 둔 이 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남성중심의 시선은 아쉽다. 청렴결백한 훌륭한 선비지만 그들도 먹어야 사는 법. 책만 읽고 집안 살림엔 그닥 관심없는 훌륭하신 남편들을 대신해 가정을 꾸리느라 혼자 속을 끓여야 했던 아내들의 입장을 헤아려 주거나, 잘못된 길로 들었던 선비를 바른 길로 다잡아준 현명한 아내의 이야기를 다뤄주는 것까진 기대하진 않더라도, ''임담''의 현명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면서 ''분수도 모르고 욕심과 사치를 부려 남편을 그릇되게 만드는'' 주범을 ''여자''로 싸잡아 지목하는 것은 어째 영 거북하다. 이 ''조선의 ㅇㅇ''시리즈가 어디까지 이어질런지는 몰라도 꼭~ 저런 오해를 풀 수 있는, 조선의 멋진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어주었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더불어 책의 중간중간에 글의 문맥이 매끄럽지 못한 문장과 맞춤법이 틀린 부분 더러 보인다. 116쪽의 '겁장이'는 '겁쟁이'가 옳은 표현이고 / 56쪽의 '차라리 남한산성이 있었다면'은 문맥상 '없었다면'으로 바꿔야 옳지 않나 싶다. (이 문장 바로 전엔 남한산성이 있음으로 해서 나쁜 점을 열거하고 있고 '차라리' 뒤부턴 남한산성이 없다면 좀 더 잘된 계획을 세웠을 거란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 그리고 저자가 34쪽, 42쪽에서 처럼 '홍언필은 성종 7년에 '낳아' 명종 4년에 죽었다'처럼 xx년에 낳아~라는 표현을 자주 쓰던데 이게 옳은 표현인지 의심스럽다. 혹시나 이런 표현도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낳아'란 단어대신 '태어나/나서'라는 단어로 바꾸는게 보다 자연스럽지 않을런지. (저 문장은 성종 7년이 홍언필을 낳았다는 뜻이 되니 어째 좀 어색하지 않은지;;)

 


한 나라가 흥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지만 우선 나라를 위해 일하는 관리들이 바로 서야 한다. 특히 국정을 다루는 고위공직자들은 그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욕심만 채우기에 급급하지 말고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마음가짐과 그 실행이 필요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혼란한 이 시대에 청빈한 조선의 선비들의 철학은 더욱 가치를 발한다. 나라와 백성을 향했던 그들의 마음, 일신의 욕심보다 나라의 안위를 더욱 걱정한 조선의 선비들이 있었기에 조선은 건재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에겐 그분들 같은 분들이 있는가.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련다.

- 호랑이를 탔다가 몸을 다치지 않고 내리기가 심히 어렵다. (337쪽 조원기)

정말 핵심을 찌르는 멋진 말이다. 그의 말처럼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중단하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보면 마지막엔 다치게 된다. 누구보다 높은 곳에 있는 잘난 어르신네들이 이 말을 새겨들어야 할 터인데.. 쩝;; 그들이 부디 다치기 전에 부정부패라는 호랑이의 등에서 내리길 바란다. 더불어 그들처럼 진정 존경받을 만한 우리 시대의 정치인이 나오길 바래본다. 그러려면 이 책을 국회에 배포해야 하려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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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천마일 - 한비야를 읽었다면 박문수를 읽어라!
박문수 지음 / 이덴슬리벨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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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온 귀여운 수첩. 뒷면엔 1리터의 눈물 표지가 그려져 있다. ^ ^)

 요즘들어 아프리카에 관한 책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 내용이 개인의 감상이든 아님 좀 더 확대된 정치나 사회적 이야기든 간에 그만큼 아프리카가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 중 '한비야를 읽었다면 박문수를 읽어라'라는 도전적(?) 카피에 눈길이 머물렀던 책 <기쁨의 천마일>. 아프리카 오지여행가로서 한비야의 명성에 대적할 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일까? 궁금한 마음에 이내 책을 펼쳐들었다.

 손에 쏙 들어오는 자그마한 크기의 책을 펼치면 작은 글자가 빼곡하게 박혀있다. 여느 여행에세이라면 그럴싸한 사진도 여기저기 많이 박아넣으련만 <기쁨의 천마일>은 첫장에 실린 사진을 넘기고 나면 사진을 볼 수 없다. 대신 빡빡한 활자의 향연만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생생한 모습을 직접 보길 기대했던 분이라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미리 실망하진 마시라. 바로 보여주는 사진은 없지만 그의 글을 통해 사진보다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아프리카의 모습을 전해듣게 될테니까. 곧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 ^

묘하게도 오늘 끝낸 두 권의 책이 모두 아프리카 여행기다. 전부터 천천히 읽어오던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가 백인들에 의해 개발되고 만들어진 잘 포장된(?)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모습과 놀랄만큼 황홀한 그곳의 자연을 사진에 담아 보여준다면, <기쁨의 천마일>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와 그 곳의 현지인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함께 그 선입견을 깨는 새로운 모습들을 글로 펼쳐 보인다. 독자의 취향에 따라 입이 쩍~ 벌어지는 멋진 아프리카의 자연을 눈으로 보고 싶다면 <당신의 아프리카에~>를, 보다 생생하게 숨쉬는 진짜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기쁨의 천마일>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물론 두 책 모두를 읽는다면 더 좋을테고. ^ ^;

 

이 책의 저자 박문수는 3년 전 군제대와 함께 어머니께 받은 백만원만 달랑 들고 아프리카에 1년을 목표로 여행을 떠난다. 가난한 여행객이기에 머무는 곳이 호화로울 수 없었고, 그렇기에 보다 현지인과 가까워질 수 있는 진짜 여행을 하게 된다. 우간다를 시작으로 르완다, 콩고, 탄자니아, 케냐, 짐바브웨, 스와질란드까지.. 배낭 하나 짊어지고 이름도 낯선 아프리카 땅을 용감히 누비는 그의 젊음이 아름답다.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에 감사하고, 그들의 아픈 역사와 가난에 같이 아파하며, 살아 숨쉬는 아프리카의 자연속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며, 뜻이 맞는 여행친구를 만나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으며 점점 성숙해지는 청년 박문수의 다양한 모습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있다.

그를 따라 함께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각 나라의 역사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람만큼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내전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르완다의 이야기를 읽을 때, 그것의 시초가 서구열강의 식민정치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그와 너무나도 비슷한 슬픈 우리네의 역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토록 원하던 해방을 맞고도 제대로 과거청산을 하고 나라의 새로운 기틀을 세울 틈도 없이 서구열강의 힘겨루기에 휩쓸려 다시 미군의 통치를 받아야 했던 기막힌 역사를, 미군정이 자신들의 수월한 통치를 위해 친일세력을 다시 앞세웠기에 아직도 친일세력청산이라는 무거운 짐을 해결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슬픈 역사를.. 더불어 한국전쟁이라는 내전을 겪어야 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말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런 무거운 이야기만 실려있는 건 아니다. 과거의 아픔이 현재에도 묻어나는 아프리카지만 그곳엔 정 많고 활기찬, 선한 눈망울을 가진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땅이다. 비록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자신들의 땅을 사랑하고 아끼는 그들의 모습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해 본다. 또한 그와 함께 각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이 책 속에 펼쳐진다. 비록 머리속으로 상상해야 하는 황홀경이지만 그렇기에 더 찬란하다. 그속에 약간의 모험과 멋진 기차여행, 그리고 미래를 꿈꾸는 많은 세계의 친구들이 어울어진다.

다른 여행에세이와 달리 이 책은, 저자가 <아프리카 학생회>라는 NGO를 이끌고 있기에 그가 보고 접했던 NGO의 경험들이 많이 담겨있다. 아프리카까지 가서 봉사의 아름다움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 NGO활동이 우리보다 활발한 일본의 모습에서 약간의 부러움과 시샘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의 NGO 사역자분들이 더욱 자랑스러웠다. 꼭 정치적 목적을 두지 않더라도 아직 굶주림과 에이즈나 말라리아 같은 무서운 질병의 공포 속에서 헤어날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졌음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내내 버릴 수 없었다. 직접 그곳까지 가지 않더라도 찾아보면 우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을 것이다. <기쁨의 천마일>을 통해 다시 한 번 넉넉한 나눔의 마음을 가져보려 한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아프리카의 NGO를 이끄는 리더가 된 청년 박문수.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그와 함께 기쁨의 천마일을 걷고 달렸다. 그 여정 동안 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벗고 그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되었다. 피부색은 달라도 우린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다. 우리가 좀 더 가지고 있는 건 우리보다 덜 가진 사람들에게 나누며 살라는 신의 뜻이 아닐까. 그들의 커다란 눈망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그 날이 멀지 않길 기대해 본다.

아프리카에 대한 진짜 여행기, <기쁨의 천마일>
그대도 나처럼 그 놀라운 천마일을 달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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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안데르센 걸작그림책 1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지음, 키릴 첼루슈킨 그림,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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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의 어린이코너를 보면 <눈의 여왕>의 엄청난 마케팅이 눈에 띈다. 현빈과 성유리가 나온 드라마 <눈의 여왕>에 나왔던 책이라는 카피와 함께 매력적인 표지의 일러스트에 이끌려 이 책을 구입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이고. 물론, 좋은 서평, 안데르센이라는 저자의 명성과 함께 강력한 할인쿠폰과 추첨이벤트, 덤으로 책을 한 권 더 주는 행사 등에 맘을 빼앗긴 분들도 적잖을테지만 말이다; ^ ^;

 어렸을 때도 책과 나름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지만;;) <눈의 여왕>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입학전 동화책을 뗀 후엔 주로 위인전이나 고전의 어린이판, 만화책들을 읽어댔던 까닭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다른 분들의 서평을 읽다보니 이제야 이 책을 알게된 나의 무지를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orz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의 동화중에 비교적 길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화로, 드라마에 출연했던 매력적인 표지의 그림책 <눈의 여왕>은 원작을 어린이 그림책으로 내기 위해 줄거리를 간략히 줄인 책이란다. (원작을 못 읽어봤으니 비교할 수가 없당;; 땀삐질;;) 그런데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간략한 줄거리와 단순한 전개로 명료한 교훈을 보여주지만, 어른인 내가 볼 때는 뭔가 비어있는 듯 허전함이 남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건 정작 책 제목으로 씌여진 '눈의 여왕'의 정체에 대한 미흡한 설명이 아니었을까 싶다. 눈의 여왕이 아주 중요한 존재로서 역할을 갖고 있을 법도 한데 정녕 눈의 여왕은 어떤 존재이며 그 존재자체는 무얼 말하는지, 왜 카이를 데려가야 했는지, 그들이 다시 손을 맞잡고 되돌아갈 때 눈의 여왕은 왜 순순히 카이를 내줬는지, 그 장면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등등 말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빠르고 단순한 진행을 하려다 보니 그런 부분을 많이 드러낸게 아닌가 싶다. 그런 까닭에 갑자기 안데르센의 원작 그대로인 <눈의 여왕>을 한 번 읽고 싶어졌다.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다;)

 또한 이 책을 말할때 매력적인 일러스트를 많이 이야기 한다. 표지에서 야릇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눈의 여왕은 묘하게 매력적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때 그림의 느낌이 어둡고 몽환적이어서 아이들에게 그닥 흡족한 그림은 아닌것 같다. 오히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그림이 아닐런지.. 뭐, 여러 형태의 그림을 접하게 하는 장점을 말씀하신다면 그것에도 어느정도 수긍할 마음이 있다. ^ ^;;

 책의 마지막을 보면 역시나 이야기가 품고 있는 여러가지 상징성 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겉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나선 게르다의 모험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속엔 인간의 죄와 구원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져 있다. 악마의 거울 조각에 눈과 가슴을 찔려 죄의 늪으로 빠져든 인간을 죽음을 무릅쓰고 구해내는 신의 사랑이 카이와 게르다를 통해 드러난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각자의 시점에서 각각의 다른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책, <눈의 여왕>
혹시 내 마음이 카이처럼 차갑게 식어버린 건 아닌지 한 번 되돌아 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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