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경제학
유병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요새 재테크붐이 일면서 부동산, 주식, 채권 등 재테크 관련 서적과 함께 경제관련 서적의 약진이 부쩍 눈에 띈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힘들어지는 살림살이와 늘어나는 실업으로 인한 노후대책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경제쪽으로 무지한 나마저도 점점 재테크를 생각해봐야겠다는 압박감이 들 정도인 걸 보면 지금 대한민국이 얼마나 재테크 열풍중인지 짐작이 된다.

몇 년 전 쉽게 풀어쓴 경제학 이야기로 경제학 초보들의 마음을 빼았었던 <서른살 경제학>의 저자 유병률님이 이번엔 여성들을 대상으로 경제학을 말하는 <여자 경제학>을 들고 찾아왔다. 우연히 본 잡지에 강추도서로 언급된 기사를 보고 알게 된 <서른살 경제학>은 경제관련 분야엔 백지상태인 나도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었던 경제학 입문서였던 지라, 그 책의 저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자 경제학>에 내 눈길이 머물렀다. 더구나 여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니 나를 위한 책인 듯한 느낌마저 들면서 말이다; ^ ^;

 
이 책에서 저자가 정의하기를.. 세상엔 두 종류의 여자가 있단다. '경제를 모르는 여자와 경제을 아는 여자'. 또한 같은 전업주부라도 꼼꼼하게 가계부를 쓰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지금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어떤 방법으로 재테크할 것인가에 좀 더 힘을 쏟는 유형이 있다. 이런 이분법을 좋아하진 않지만 위의 분류법에 의하면 나는 슬프게도 둘 다 후자다. 구제가 필요한 유형이다;; 용돈기입장을 쓰던 초딩때부터 지금까지 꼼꼼하게 금전출납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재테크쪽으론 문외한이며, 아직 은행외의 금융기관이나 요즘 한창 붐이 일고 있는 채권 한 번 거래해 본 적이 없으니 주식이나 부동산쪽으론 굳이 말이 필요없다. 요즘 서점가에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 관련 서적과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연일 신문과 티비뉴스를 장식하는 부동산 시장의 동향에 힘입어 이제 겨우 조금씩 재테크에 관심을 보이는 경제 왕초보인 셈이다.

이렇듯 경제에 무지한 나를 향하듯 이 책의 저자는, 가계부를 쓰며 푼돈에 연연하기 보다는 그 시간을 경제공부에 투자해 보다 효율적으로 재테크에 성공하는게 훨씬 낫지 않냐고 권유한다. 누가 들어도 맞는 말이다. 천 원짜리 한 장에 목숨걸기 보단 경제의 흐름을 읽어내어 그 속에서 재테크의 길을 걷는게 어느모로 보나 훨씬 남는 장사니 말이다. 그러나 관건은 경제흐름을 보고 읽을 수 있는 뛰어난 '안목'이 아닌가! 누구나 탐내고 부러워하는 '경제를 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부단히 노력하고 연습한다면 누구나 어느정도까지는 습득할 수 있는 경험의 소산이다. 그러니 나는 안돼~라며 지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리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다.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된 이 책 <여자 경제학>과 함께 이제부터 차근차근 경제에 눈을 떠보도록 하자.

 <여자 경제학>은 크게 왜 여성들이 경제학을 알아야 하고, 어떤 경제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들을 활용하여야 하며, 재테크는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첫 단락은 비교적 경제에 둔감한 여성들에게 충격요법을 동원해 경제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어 나름 뜨끔하기도 하고 또한 공감가는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또한 예전 사회시간에 배웠던 기회비용이나 희소성 같은 용어가 등장하는 두 번째 단락은 경제마인드가 왜 필요하며 어떤 자세로 경제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 경제마인드를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마지막 단락은 실제적으로 재테크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가장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가 점처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성세대를 뒷받침해 줄 젊은 세대가 부족해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고령화의 영향은 실질적인 경제력을 갖춘 남성에 비해 그렇지 못한 여성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결혼과 더불어 찾아오는 가사노동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회생활을 접게 되고 그로 인해 사실상 자립적 경제기반을 상실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적 부분을 담당하던 남편과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뒤늦게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여성들에게 현실은 냉혹할 따름이다. 또한 결혼 후 맞벌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육아와 가사에 드는 비용이 증가해 실제적인 소득증가는 큰 차이가 없다니 어찌 출산율이 증가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사회환경의 변화로 결혼은 이제 더이상 여성들에게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는 형편이고, 또한 싱글이라도 경제력 없는 싱글은 초라할 뿐이라는 저자의 현실적인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우선 조금이라도 젊을 때 경제를 보는 눈을 키워야 하고, 실전을 대비해 많은 연습을 해봐야 한다. 결혼할 때 혼수장만에 들어갈 돈을 아껴 재테크에 투자하여 노후대비를 하는 것이 진정한 혼수이며, 아름다워지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을 경제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저자의 말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여자 경제학>은 유병률 님의 전작 <서른살 경제학>보다 더욱 쉽게 풀어쓴 경제학 이야기로, 경제에 관심조차 없는 많은 여성들에게 보다 편하고 부담없이 다가가고자 한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렇기에 실질적인 재테크 방법론보다는 왜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동기부여와 필요성, 임하는 자세, 그리고 경제마인드 등에 보다 큰 비중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초보에겐 유용하나 이미 제태크를 비롯 경제의 흐름에 눈을 뜬 독자에겐 너무 쉽고 기초적인 내용만을 전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땅에서 여자로서 살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태어날 때부터 취직, 결혼, 출산, 육아문제를 거쳐 노후까지 하나도 쉬운 과정이 없다. 그렇기에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수단으로 경제에 대한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눈높이에 맞춰 이런 책이 나온게 반갑다. 부디 <여자 경제학>을 통해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보다 경제를 친밀하게 느끼길 바래본다. 여자들이여~ 이제부터라도 다가올 미래를 위해 경제랑 친해지자!

경제야, 우리 친구하지 않으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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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2006-12-21 0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읽어보겠어요 ^ ^

별빛속에 2006-12-2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재미나게 읽으시길 바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