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힉스, 신의 입자 속으로 - 무엇으로 세상은 이루어져 있는가
짐 배것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2012년 7월 4일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는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서 99.999994%의 확률로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LHC는 27km에 달하는 둥근 터널 모양의 장치로 스위스, 프랑스에 걸쳐 지하에 설치되어 있는 강입자충돌기이다. 여기서 양성자를 양쪽 방향으로 발사하면 1000억개 이상의 양성자들이 만나게 되는데 이 때 고작 20정도가 만나 충돌을 일으킨다. LHC에서는 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거기에서 '힉스'를 발견한 것이다. 힉스는 1964년 영국의 피터 힉스 교수가 예견했던 입자였다. 표준모형이 완벽히 성립되기 위해서는 힉스보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표준모형은 무엇일까. 이 책은 상당 부분을 표준모형이 완성되기까지의 시행착오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표준모형은 '소립자에 의한 상호작용과 힘을 설명하는 표준이론'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자연계의 힘은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 있다. 표준모형은 중력을 제외한 나머지의 힘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다. 표준모형을 구성하는 입자는 모두 16가지이다. 그 중에 12가지는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이고, 4가지는 힘을 매개하는 입자인다.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는 쿼크 6가지, 렙톤(경입자) 6가지가 있으며, 이 중 쿼크는 글루온이라는 매개체를 주고 받으며 결합하며, 경입자들은 W, Z로 불리는 매개입자들, 전자기력은 광자를 매개입자로 하고 있다.
표준모형이 기본 전제하고 있는 대칭성을 '게이지 대칭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것은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 대칭이 유지되는 것을 뜻하는데, 그 말은 다시 말하면 기준이 변할 때마다 위상을 상쇄시켜줄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이를 게이지 입자라고 하는데 게이지 입자가 바로 위에서 말한 광자와 W, Z 입자, 광자이다. 여기에는 큰 결함이 있는데, 게이지 이론은 모든 입자가 질량이 없을 경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입자는 질량이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이론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이론과 현실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때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가 '힉스'라는 것이다.
힉스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내용은 힉스가 어떻게 질량을 부여하는 가에 대한 설명이다. 그 방법은 특히 정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의 교수인 데이비드 밀러의 설명이 보편적이다. 넓은 홀에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마가릿 대처가 나타나면 모든 사람들이 그 주변으로 몰려들어 이동이 어려워지고 이 과정이 질량이 부여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약력을 매개하는 W, Z 입자가 질량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표준모형의 정립과정에서부터 LHC에서 힉스를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이 비교적 쉽게(?) 서술되어 있지만, 비전공자에겐 이 책 외의 다른 자료를 뒤지고 또 뒤져봐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었다. 수학에서 비슷한 책을 고르자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같은 책으로 봐얄까. 나름의 이야기를 덧붙여서 쉽게 접근하고 흥미를 주고자 한 짐 배것의 노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물론 그러고도 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