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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예찬 - 아름다운 개인으로 살다
싱글즈 편집부 지음 / 북하우스 / 2007년 10월
평점 :
난 싱글이다. 나이, 무지 많다. 하지만 당당하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다. 요즘 말하는 골드미스도 아니고 화려한 싱글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누구는 깨어나 보니 유명해 있더라고 했지만 난 정신 차려보니 벌써 거름값 노처녀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난 독립이란 걸 하고 싶지도 않았다. 부모님 밑에서 어떻게든 더 개겨 보려고 했으나 일 때문에 할 수 없이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억지로 독립이란 걸 하게 됐다. 지금도 어떻게든 어수룩한 넘이라도 한 넘 잡아 결혼하고 싶은 게 내 심정이다.
대신 싱글로 사는 게 힘들고 외로워서 싱글의 삶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책에서 해본 싱글지수에 의하면 난 싱글로 충분히 살아갈 자질(!)을 가졌다. 혼자서 영화도 잘 보러 다니고, 주말에도 머니가 많이 벌리는 일은 아니지만 일이 많아 외로울 틈도 없고, 어쩌다 여럿이 모이는 저녁 회식이나 찌질한 데이트라도 하게 되면 늘 ‘우띠… 집에서 책이나 읽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즉, 혼자서도 잘 논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도 남편과 새끼들과 알콩달콩 사는 주변 사람들을 보고, 또 이름 없는 요양원에서 늙어둑을 내 노후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지는 것이다.
싱글로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싱글로 그럭저럭 잘(!) 살고 있고 또 어쩌면 평생(ㅠㅠ) 싱글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내 앞에 나타난 책이 바로 이 <싱글예찬>이다. 이 책은 싱글로 잘(!) 살아가는, 잘 나가는 여성들, 싱글로 살길 원하는 멋진 여자들, 싱글로 잘 사는 법 등등을 속 시원하게 보여주고 있다.
원래 잡지를 보지 않는 내가 딱 한번 이 책을 기획하고 만든 <싱글즈>라는 잡지를 사 본 적이 있었다. 요즘 현대 여성들의 삶에 맞게 기획되고 만들어진 잡지인지 모르지만, 그들과는 다르게 살아가는 내겐 좀 동떨어진 세계였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할 때 일말의 거부감, 아니 우려감이 있었다. 하지만 웬걸. 이렇게 속 시원히 당당하고 멋지게 사는 싱글의 삶을 펼쳐냈다. 싱글을 선택했든 아니든 이왕 싱글로 사는 거, 이왕이면 더 멋지고 더 당당하게 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그 방법을 많은 여성들의 실례와 구체적인 조언들로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선 일단 무엇보다 홀로 아름다운 개인이 되라고 조언한다. 둘째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현실적이고 세세한 충고를 해주고, 셋째는 싱글에게 어쩌면 제일 중요할지 모르는 커리어관리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준다. 넷째는 싱글이라고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인맥관리를 잘 하라고 일러주고 다섯째는 커리어관리에 이어 경제력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의 안식처를 찾아라’ 장에서는 혼자서도 재밌게(!), 잘(!) 놀라고 말해주면서 놀거리도 추천해준다.
즉 이 책은 싱글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심리서인 동시에 구체적이고 세세한 충고와 예를 제시해주는 현실적인 지침서인 것이다. 독립, 노후, 연애, 취미, 동료 등 싱글의 삶에 필요한 마인드를 일깨워주고 그에 필요한 리스트를 작성하라는 등의 현실적인 지침도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한 예를 보자. 독립싱글로서 명심해야 할 8가지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체력은 싱글을 버텨주는 기본이므로 하루 세끼는 챙겨먹기, 남자친구가 바뀔 때마다 이사를 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좋지 않으니 남자를 집에서 재우지 마라, 친구들 초대를 자제하고 술은 술집에서, 잠은 집에서, 섹스는 호텔에서가 진리라는 말은 그럴듯해 보인다.
이와 함께 내게 제일 도움이 된 코너는 커리어관리와 인맥관리였다. 나를 책임져줄 사람이 없는 이상, 내가 나를 책임지려면 어느 정도 커리어관리를 해주고 또 그래야 경제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밑줄 그은 곳도 많고 현재 나의 커리어관리 허점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여러 가지를 동시에 못하는 여자들의 제일 큰 단점인 인맥관리의 방법을 통해 외로움과 비즈니스를 한꺼번에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준다. 또한 막연하게 머니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만 했지, 구체적인 생각이 없던 내게 경제력 부분의 조은경 씨의 말은 정말 와 닿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과 연애를 하라. 누군가를 소유하기 위해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 그와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연애를 하듯이, 돈을 갖기 위해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부자를 꿈꿔라.”
싱글로서 사는 게 정말 힘들고 지칠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마음을 다잡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