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인 새앙쥐 녀석들이 불 켜놓고 컴 하는 내 옆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햄돌이만 뽁뽁거리며 입맛 다시고 있길래 치즈를 조금 떼어줬다. 어쩌면 이렇게 귀엽게 자는 것일까.


잠자는새앙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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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2-1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직접 키우시는 거에요? 너무 깜찍하네요. ^^

BRINY 2005-02-1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워서 한낮에도 보일러를 틀어놓으니까, 얘네들 이렇게 곤히 자네요. 얘네들 자는 거 보고 있으면, 같은 포즈로 따끈한 방바닥에 누워 한잠 자고 싶어져요.
 

아침7시25분 인천공항행 버스로 버스터미널 출발. P읍에 사는 란이는 5시에 일어났단다. 공항까지는 2시간반이나 남았다. 아이들은 곧 잠에 빠졌고, 나도 버스 안에서 잘 생각으로 어젯밤 몇시간 자지 않았는데도, 요즘 일찍 일어나버릇해서 그런지 잠은 오지 않았다. 오전 10시가 채 되기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


버스 태려서

기온은 쌀쌀했지만, 저 푸른 하늘을 보라. 바로 JAL카운터를 찾아서 탑승수속.


탑승수속

몇장을 망치다가, 겨우겨우 출국신고서와 일본입국신고서를 작성. 학생들의 한자지식 부족을 다시 통감. 1층으로 내려가서 핸드폰 임대 예약해놓은 거 찾고, 공항 구경 좀 하다가 출국심사장으로.

 
면세점

그 새, 공항이용료를 항공권에 포함시켜서 따로 안사도록 해놓았네. 왠지 이득을 본 기분. 구두까지 벗어서 검사하게 하는 철저한 인천공항 보안체크. 면세점에서 아직 못 장만한 선물 몇가지를 삼. 아이들은 홈스테이할 집 학생에게 줄 민예품을, 나는 교수님과 신세졌던 분들에게 드릴 김치와 김을 구입.


게이트 앞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탑승시간. 일찍 오길 잘했지.


탑승통로로

드디어 비행기 안으로.


비행기안으로

인천-히로시마 노선을 운행하는 JAL은 아시아나보다 큰 기종을 띄우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단, 기내식 서비스나 언어 자유도는 아시아나에 비해 떨어지지만. 그래서인지 대부분은 일본인 승객들.


이륙전

드디어 창가 좌석에 자리 잡고, 이륙. 인천공항이 발 밑에.


이륙후

히로시마까지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쯤. 기내식 뭘 줄까 기대했는데, 역시나 JAL. 솥밥 쬐금하고 버터도 잼도 없는 크로와상 하나랑 음료수가 끝! 아시아나라면, 디저트로 과일이나 조각케잌도 나왔을텐데!!! 비행기값이 아시아나보다 몇만원 쌌으니 감수해야지-_-; 그 기내식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디카도 전자기기라고 비행중 사용금지하라고 해서 못찍었다.

게다가 일본 상공은 두터운 구름으로 꽉 차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무지 흔들렸다. 비행기 꽤나 타봤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흔들리는 건 또 처음일세. 예상보다 좀 늦게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

아이들은 히로시마 공항에서 아무런 색다른 냄새도 안난다고 투덜.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와보니, 이게 왠걸! 눈이 날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바로 버스를 탈까, 뭘좀 먹을까하다가 카페테리아에서 200원짜리 우동을 한그릇씩 비우고는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애들은 눈이 너무 예쁘고 포근하게 온다고 그 사이에 나가 뛰놀고. 그런데, 이 시골 공항, 그것도 산 속에 덩그라니 지어놓은 시골공항은 비행기 시간에만 맞춰서 버스가 있다. 다음번 리무진 버스를 기다리다간 너무 늦을 거 같아서, 시내버스를 타고 근처 기차역까지 가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함.


눈날리는 창밖

버스 기다리는 사이에 눈발을 더욱 거세지고, 마침내 동경발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 못하고 상공을 선회중이라는 안내방송까지 나옴. 야~ 자칫하면 우리도 못내릴뻔했잖아. 이 변덕스런 산속 공항 날씨! 비행기들이 제 시간에 착륙 못한 탓에, 시내 버스 승객은 달랑 우리 셋.


버스 창밖

근데, 10분정도 달렸을까? 그 사이에 눈발은 잦아들고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함. 도대체 누가 그런 산 속에다 공항을 짓자고 한거야!

시라이치역에서 이와쿠니행 전철을 타다. 추운 겨울이라 정차해있는 열차 문을 손으로 잡아당겨 열고 타게 되어 있다. 애들은 일본의 시골 풍경과, 커다랗고 깔끔한 집들에 환성.


기차안

10년전에 살던 동네 사이죠. 국립히로시마대학이 이전해 간 곳. 10년전에는 들판에 학교만 커다랗게 지어놓고 바람만 쌩~ 불던 동네, 기숙사 옆 연못에는 [뱀 주의]표지판이 서있던 동네, 걸어도 걸어도 사람 하나 만나기 힘든 동네였는데, 지금은 역주변도 많이 정비되었다. 마침 하교시간인지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많이 탔다. 눈발 날리는 날씨에도, 맨 다리에 하얀 양말만 신고 버티는 건장해보이는 여학생들을 보고 주늑이 든 우리 아이들.


사이죠역

사이죠를 지나 터널을 2개쯤 지나면, 열차는 산간부를 벗어나 히로시마 삼각주를 향해 세노가와(강)과 나란히 달린다. 어딘가 보성강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이 지나간다.


세노가와


세노가와2

히로시마역에 내려서 노면전차(TRAM)를 갈아타고 히라노마치의 교수님 댁으로. 내 짐만 내려놓고, 서둘러 택시를 불러 야스다여고로 직행. 아직 얼떨떨해하는 아이들을 3박4일간의 홈스테이에 맡겨놓고, 나는 다시 히라노마치로. 아이들이 잘 지내는 지, 아니면 다시 데려와야할 상태인지는 다음 날 아침에 알 수 있겠지.

도중에 시내 전자제품 양판점까지 걸어가, 아이들이 부탁한 100볼트용 플러그를 구입. 5년간 안 본사이에 히로시마 시내는 못보던 고층건물도 올라가고, 내가 잘 가던 가게들이 몇군덴가 없어지고 이전하고 했네.

교수님과 만나서 시내 이자카야에서 오뎅, 회, 장어덮밥으로 저녁식사. 교수님은 반밖에 안드시고 다 주셔서 열심히 먹었다. 일찍 자고 싶지만, 나와 독서 취향이 비슷한 교수님댁 식구들의 만화책과 책이 한방 가득 있으므로 그냥 잘 수는 없고... 스메라기 나츠키와 모리카와 구미의 책을 좀 보다 2시경에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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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츠이 야스다카의 추리소설 [부호 형사]를 원작으로 한 새 일본 드라마. 원작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캐딜락을 몰고, 아바나 시가를 물고 다니는 남자인데, 사건해결을 위해 거금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붓는다. 사건 당시와 똑같은 밀실을 만들어 사건을 재현하기도 하고, 함정 수사를 위해 직접 회사를 하나 설립하기도 하고, 기타 등등. 본격 미스테리는 아니고, 유모어 미스테리라고 할까.

그런데, 드라마의 주인공이 후카다 쿄코? 후카다 쿄코가 나오는 드라마들에 대개 실망해서 한동안 안 보다가, [그린-농가의 며느리](니노미야 토모코의 만화'그린'을 원작으로 한 NHK4부작 드라마)에서 후카다가 주인공을 너무나 귀엽고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후, 후카다 쿄코에겐 이런 역활이 딱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부호 형사]도 후카다의 그런 캐릭터를 잘 살린 드라마가 될 거 같다.

리무진으로 경찰학교 통학을 해서 유명해진,  대부호의 손녀딸인 미와코. 대리석 기둥이 줄줄이 늘어선 대저택이 집이고, 집안에 숲이 있다! 출근시에는 가정부, 메이드들이 줄지어 늘어서 배웅. 할아버지는 감격해서 [내 재산을 정의를 위해 써준다니, 넌 천사같은 아이야!]하며 훌쩍훌쩍.할아버지는 경찰에도 많은 기부금을 내고, 정재계에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 그런 미와코가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일선경찰서에 배치된다. 그 경찰서는 5억원 강탈 사건의 시효를 10일 앞두고 범인 검거로 고민하는 경찰서. 미와코의 부임을 기다리는 것은, 길가에 못을 뿌려놓고 미와코의 리무진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선배 형사들과 교통과의 여경들. 부잣집 아가씨가 일선경찰서를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하는 마음의 소지자들. 그런데, 헬리콥터를 타고 출근하여 그들의 기를 단번에 죽이는 미와코! 모피와 레이스로 장식된 화려한 파티복같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보석이 가득 박힌 악세사리를 걸치고 콧소리로 대사를 읊는 후카다는 미와코 역에 딱 어울린다. 초장부터, [대부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명추리를 보여주더니, 과연 기대대로 함정 수사를 위해 막대한 사비를 투자!

그런데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전개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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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후에 터미널에서 인천공항행 버스를 타야하는데, 아직 짐도 다 못 꾸리고 괜히 왔다갔다하는 도중. 9시 지나서야 여행가방을 펼치고 다리미를 꺼냈으니...사실 가져가야 할 기본적인 것들(옷, 세면도구, 선물)은 다 챙겼는데, 그래도 캐리어 지퍼를 완전히 올려버리기엔 뭔가 빠트린 거 같은 느낌이다. 길 떠나고 짐 싸는데는 이력이 났다고 생각하면서도, 웬만한건 현지조달하자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짐 꾸리는 건 좋아지지 않는다. 단지 전보다 짐 꾸리는 시간이 좀 덜 걸릴 뿐. 마침 TV에서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들의 법정 투쟁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가서 원폭기념관을 견학할 때 제자들에게 얘기해줘야겠다. 대학원 입학시험을 보러 처음 히로시마 땅을 밟은 게 94년 가을. 마침 히로시마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직전이었다. 졸업 후, 히로시마에는 지도 교수님이 정년퇴직하실 때랑, 췌장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신 뒤 첫 정월, 그렇게 2번 방문했었다. 그러다 지난 여름 서울을 방문한 대학원 동기의 부모님과 오랫만에 연락이 닿았다. 심리학과 교수시면서, 국제이해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친구 어머니께서 내가 교사로 전직했다는 것을 들으시고, 학생들을 데리고 오라고 초대하셨다. 그래서 이번엔 작년에 가르쳤던 중3학생 2명과 같이 히로시마에 가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3박4일간 현지 여고생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된다. 첫 해외여행에서, 3박4일이나 언어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되어 불안 반 기대 반인 아이들. 혼자 훌쩍 가던 때에 비해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 명색이 인솔교사. 그래서 긴장했나? 별일없이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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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무지 추운날. 새벽같이 일어나 찾아간 $$같은 서울대, 난방도 안들어와 종일 고생. 그래도 인내력을 발휘하여 저녁8시에 광화문 근처 금호아트홀에 갔다. 그것도 서울역에서부터 걸어갔다. 알고보니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있는 금호생명 건물에 있었다. 늘 자그마한 독주회나 실내악 연주회 장소로 귀에 익은 장소. 아직 10대의 어린 나이면서 이미 국내파 천재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리는 손열음양의 금호**상 수상 기념 독주회 안내가 있어서 바로 문의했는데, 이미 매진이란다. 아쉽다. 200석 되어보이는 좌석은 거의 초대손님으로 매꿔진듯. 우리 가족도 역시 초대손님. 큰 기대는 안했고, 1부 모짜르트 피아노곡은 솔직히 별로. 근데, 2부 라흐마니노프는 물고기가 물 만난 상태였다. 역시 러시아 유학생 1호임을 증명하는가. 힘찬 박수를 보내주고 다시 추운 거리로 나서 택시를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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