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7시25분 인천공항행 버스로 버스터미널 출발. P읍에 사는 란이는 5시에 일어났단다. 공항까지는 2시간반이나 남았다. 아이들은 곧 잠에 빠졌고, 나도 버스 안에서 잘 생각으로 어젯밤 몇시간 자지 않았는데도, 요즘 일찍 일어나버릇해서 그런지 잠은 오지 않았다. 오전 10시가 채 되기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


버스 태려서

기온은 쌀쌀했지만, 저 푸른 하늘을 보라. 바로 JAL카운터를 찾아서 탑승수속.


탑승수속

몇장을 망치다가, 겨우겨우 출국신고서와 일본입국신고서를 작성. 학생들의 한자지식 부족을 다시 통감. 1층으로 내려가서 핸드폰 임대 예약해놓은 거 찾고, 공항 구경 좀 하다가 출국심사장으로.

 
면세점

그 새, 공항이용료를 항공권에 포함시켜서 따로 안사도록 해놓았네. 왠지 이득을 본 기분. 구두까지 벗어서 검사하게 하는 철저한 인천공항 보안체크. 면세점에서 아직 못 장만한 선물 몇가지를 삼. 아이들은 홈스테이할 집 학생에게 줄 민예품을, 나는 교수님과 신세졌던 분들에게 드릴 김치와 김을 구입.


게이트 앞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탑승시간. 일찍 오길 잘했지.


탑승통로로

드디어 비행기 안으로.


비행기안으로

인천-히로시마 노선을 운행하는 JAL은 아시아나보다 큰 기종을 띄우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단, 기내식 서비스나 언어 자유도는 아시아나에 비해 떨어지지만. 그래서인지 대부분은 일본인 승객들.


이륙전

드디어 창가 좌석에 자리 잡고, 이륙. 인천공항이 발 밑에.


이륙후

히로시마까지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쯤. 기내식 뭘 줄까 기대했는데, 역시나 JAL. 솥밥 쬐금하고 버터도 잼도 없는 크로와상 하나랑 음료수가 끝! 아시아나라면, 디저트로 과일이나 조각케잌도 나왔을텐데!!! 비행기값이 아시아나보다 몇만원 쌌으니 감수해야지-_-; 그 기내식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디카도 전자기기라고 비행중 사용금지하라고 해서 못찍었다.

게다가 일본 상공은 두터운 구름으로 꽉 차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무지 흔들렸다. 비행기 꽤나 타봤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흔들리는 건 또 처음일세. 예상보다 좀 늦게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

아이들은 히로시마 공항에서 아무런 색다른 냄새도 안난다고 투덜.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와보니, 이게 왠걸! 눈이 날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바로 버스를 탈까, 뭘좀 먹을까하다가 카페테리아에서 200원짜리 우동을 한그릇씩 비우고는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애들은 눈이 너무 예쁘고 포근하게 온다고 그 사이에 나가 뛰놀고. 그런데, 이 시골 공항, 그것도 산 속에 덩그라니 지어놓은 시골공항은 비행기 시간에만 맞춰서 버스가 있다. 다음번 리무진 버스를 기다리다간 너무 늦을 거 같아서, 시내버스를 타고 근처 기차역까지 가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함.


눈날리는 창밖

버스 기다리는 사이에 눈발을 더욱 거세지고, 마침내 동경발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 못하고 상공을 선회중이라는 안내방송까지 나옴. 야~ 자칫하면 우리도 못내릴뻔했잖아. 이 변덕스런 산속 공항 날씨! 비행기들이 제 시간에 착륙 못한 탓에, 시내 버스 승객은 달랑 우리 셋.


버스 창밖

근데, 10분정도 달렸을까? 그 사이에 눈발은 잦아들고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함. 도대체 누가 그런 산 속에다 공항을 짓자고 한거야!

시라이치역에서 이와쿠니행 전철을 타다. 추운 겨울이라 정차해있는 열차 문을 손으로 잡아당겨 열고 타게 되어 있다. 애들은 일본의 시골 풍경과, 커다랗고 깔끔한 집들에 환성.


기차안

10년전에 살던 동네 사이죠. 국립히로시마대학이 이전해 간 곳. 10년전에는 들판에 학교만 커다랗게 지어놓고 바람만 쌩~ 불던 동네, 기숙사 옆 연못에는 [뱀 주의]표지판이 서있던 동네, 걸어도 걸어도 사람 하나 만나기 힘든 동네였는데, 지금은 역주변도 많이 정비되었다. 마침 하교시간인지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많이 탔다. 눈발 날리는 날씨에도, 맨 다리에 하얀 양말만 신고 버티는 건장해보이는 여학생들을 보고 주늑이 든 우리 아이들.


사이죠역

사이죠를 지나 터널을 2개쯤 지나면, 열차는 산간부를 벗어나 히로시마 삼각주를 향해 세노가와(강)과 나란히 달린다. 어딘가 보성강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이 지나간다.


세노가와


세노가와2

히로시마역에 내려서 노면전차(TRAM)를 갈아타고 히라노마치의 교수님 댁으로. 내 짐만 내려놓고, 서둘러 택시를 불러 야스다여고로 직행. 아직 얼떨떨해하는 아이들을 3박4일간의 홈스테이에 맡겨놓고, 나는 다시 히라노마치로. 아이들이 잘 지내는 지, 아니면 다시 데려와야할 상태인지는 다음 날 아침에 알 수 있겠지.

도중에 시내 전자제품 양판점까지 걸어가, 아이들이 부탁한 100볼트용 플러그를 구입. 5년간 안 본사이에 히로시마 시내는 못보던 고층건물도 올라가고, 내가 잘 가던 가게들이 몇군덴가 없어지고 이전하고 했네.

교수님과 만나서 시내 이자카야에서 오뎅, 회, 장어덮밥으로 저녁식사. 교수님은 반밖에 안드시고 다 주셔서 열심히 먹었다. 일찍 자고 싶지만, 나와 독서 취향이 비슷한 교수님댁 식구들의 만화책과 책이 한방 가득 있으므로 그냥 잘 수는 없고... 스메라기 나츠키와 모리카와 구미의 책을 좀 보다 2시경에 취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