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일기:키노 츠라유키 지음. 서기935년경 성립.
작자인 츠라유키는 930년에 토사(지금의 코치현) 수령으로 발령난다.
임기를 끝내고, 934년에 토사를 출발하여 다음해 2월에 귀경할 때까지 55일간의
일기를 정리한 것.가나로 쓰여진 최초의 일기문학이다.
임기 중 토사에서 세상을 떠난 아이의 무덤을 뒤로하고 귀경하는 필자를 중심으로
뱃길의 불안, 배 안에 탄 사람들의 심정 등이 서술되어 있다.
작자는 남자이지만, 여자인 척하며 쓰고 있기 때문에, 일기의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남자들이 쓴다는 일기라는 것을 여자도 써보려고 해서 쓴다. 모년 12월 12일 오후 8시에
여행을 시작했다.그 여행의 경위를 조금 적어둔다...]
오리지널 [토사일기]에 대해 이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각하와 마가 붙는 토사일기]의 첫장부터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첫 문장부터 오리지널 [토사일기]의 패러디로 시작하고 있으니까.
이 책은 [오늘부터 마왕]이라는 제목으로 NHK BS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되고 있는 [마루마 시리즈]의 첫 외전이다. 이미 동영상 화일이 많이 유통되어, 요즘 중학생 아이들도 최근에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하면 [오늘부터 마왕]을 손꼽을 정도. 나도 참고삼아 몇편을 봤는데, 시리즈 초반은 기대보다 재미있었다. 평범한 일본 고등학생이 우연히 이세계로 가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그 이세계의 마왕이 바로 본인이었다!하는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지만, 캐릭터의 개성이나 말장난, 패러디가 톡톡 튄다. 그런데, 그런 스토리가 매회마다 되풀이되고, 작화가 떨어지자, 성우들의 만담잔치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낫다는 원작소설을 교보에 주문. 매일 잠자기 전에 가볍게 읽고 있다.
[각하와 마가 붙는 토사일기]는 요 밑에 표지에 등장하는 외모는 그럴싸한 마왕 보좌역 겸 교육계의 망상일기라는 설정이다. 외전이니만큼 본편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주인공들의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는데, 늘 그렇듯이 개그와 패러디와 만담을 만발하다가도, 막판에는 심각하게 찡한 비밀도 하나 밝혀진다.
특히 누군가에게 읽어보라고 권할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일본 '라이트 노벨'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 일부 청소년들에게도 어필한다는 면에서 참고할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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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