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수능 일정에 맞추느라, 1,2학년도 덩달아 중간고사를 이제야 보고 있다.
3학년은 1차 수시에 합격한 애들이 많나 적나에 따라서 반평균이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혹시나 반별 점수차가 너무 많이 나서 재시험을 보는 건 아닐까?하고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같은 사람이 담당하는 과목에서 평균차가 12점이나 나는지. 역시 전체 학급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애들은 이제 내신 신경 안쓰는 와중에도 내가 하라는 대로 꼬박꼬박 공부해서 늘 고득점을 유지하는 5반의 귀염둥이 콤비 현욱&상현. 두 녀석은 외모상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어찌나 사이가 좋은지 1년 내내 나란히 앉아 있더니, 점수도 0.1점 차이다. 시험 본 직후에는 걱정하는 나에게 '재시험 보라면 보지요~'하고 여유잡더니...둘의 점수를 확인해보면서 절로 스마일~. 한편 이미 06학번 자리 확정되었다고 그냥 찍고 잤음에 틀림없는 점수를 낸 녀석들은...대학 붙었다고 태도 싹 바뀌는 애들이라니... 그에 비해 역시나 저력을 보여준 4반. 1차 수시에 합격했으면서도 좋은 성적을 올린 현석이, 다시 봤다. 전체적으로 중상위층이 두터운 반. 수업시간에 대답 잘하는 애들은 역시나다. 반 평균 잘 나온 거 알면 얼마나 위세를 부릴지?
오늘 1학년은 사회와 국사를 같이 시험봤기 때문에 애들로서는 타격이 많았으리라.
사회 시간에 우수반 시험 감독 들어갔더니, 누가 시험 시간표 이렇게 짰냐면서, 자기네들은 사회와 국사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했다나. 그래도 니들 안 믿으면 누굴 믿냐. 수업시간에 한마디 한마디 놓치지 않고 받아적으려고 하는 한범이는 시험 직전에 교과서를 잃어버려 타격이 컸나보다. 어제 한시간밖에 안자고 공부했다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경제사 부분이라, 전반적으로 1학기 기말보다 어려웠나보다. 평균 10점 하락. 그러나, 지금까지 핀트가 조금 어긋났다고 할까, 노력하는 것 만큼 성적이 안나와 안타깝게 하던 보영이가 드디어 96점. 주제별/시대별로 정리해서 표로 만들어보게 한 게 많은 도움이 되었나보다. 복도에서 마주치자 씩 웃으며 인사를 한다.
우리반은 그래도 담임 과목인 국사에 올인하느라(내가 보는 데서는 늘 국사책 펴놓지, 사회책 펴놓는 애들을 못봤다), 사회는 학년 꼴찌를 하고 말았다.
인석들아...사회나, 국사나...사회 담당하시는 옆반 선생님이 '내가 가르쳐서 그래요'하고 웃으시는데, 그 반은 국사가 학년 꼴찌다. (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 반 국사 담당이 아니다^^)
그리고 대서특필해야할 것은 1학기 내내 최하위권이던 승주가 단번에 중위권으로 도약한 것. 그리고1학기 내내 학년 꼴찌를 못면하던 2반이 꼴찌를 벗어난 것. 성적을 비교해보니, 꼴찌반보다 모두들 한문제씩은 더 맞춘 셈이다. 시험 너무 어려워서 지난 번보다도 못 봤다고 푸념해대더니, 녀석들!
이제 내가 담당한 과목들 시험이 무사히 끝나서 기분 홀가분하다. 내일은 그동안 제대로 못한 청소를 깨끗이 해야지. 다음 주에는 이런 저런 학교 행사들이 많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지만, 오늘 나의 행복은 애들 성적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