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처음으로 시작한 독서수업. 청주시내 6학년생이다. 미로같은 교실을 찾아 들어가니 다들 한 덩치한다. 아니 중학교 잘못 온거 아닌감? 일단 간단한 독서퀴즈로 분위기 띄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것은 우리마을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다 라고 말한 사람은? ' 살짝 힌트를 주니 금방 맞춘다. 똑똑하네~~~ 준비한 보조가방을 선물로 주었다.

파포로 준비한 이론수업 하면서 아이들에게 따라하게 하니 남학생들 목소리는 완전 변성기다. 거의 고음불가 수준. 징그럽다 얘들아! 그래도 열심히 따라한다. 오늘의 미션은 '즐겁게 독서를 하자' 이니 이왕이면 즐겁게 가자. '평생성적 초등학교 4학년에 결정된다' 도 이야기 해주고, '공부 9단 오기 10단' 이야기도 하고, 작년 가을에 온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고, 어쨌든 얘들아 다양한 독서가 최고란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6학년임에도 만화책에 목숨건다. 메이플 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이거 딱 규환이 수준인데. 다행히 선생님이 도서관 담당이시고, 독서에 관심이 많으신지라 1달에 한번 독서 골든벨도 하고, 좋은 책을 읽게 하신단다.

오늘 수업은 '피노키오 읽고 독서토론하기' 피노키오 프린트물을 나눠주고(저작권법 위배인가?) 읽게 한뒤, 생각나누기, '6단 논법'에 의거하여 글쓰기, 논설문 쓰기 까지 했다. 와 아이들이 진지하다. 대부분이 독서토론은 처음인지라 호기심이 작용한듯. 안건은 '피노키오가 저지른 잘못때문에 할아버지를 감옥에 가둔 것은 당연하다' 에 대해 찬성/반대로 나누어 열띤 토론을 하는것. 어쩜 이리도 반반씩 나누어 진다니..... 아이들의 새로운 의견을 듣는 것도 재미있다. 나라면 피노키오에게 적당한 벌을 주는 것이 좋을듯. 할아버지를 감옥에 가두는 것은 좀 심하징.

마지막으로 자신이 잘썼다고 생각하는 친구 발표하기 했는데 서로 나오려고 해서 선착순 6명으로 마감했다. 저 아쉬워 하는 표정들이라니......선물이 달랑 6개거든. 미안하다. 선물을 안받아도 좋으니 발표를 하게 해달라는 친구들 2명도 포함했다. 각자 발표하고, 정리해주면서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유익한 홈페이지 알려주면서 알라딘을 홍보했다. 쿄쿄쿄. 그렇게 폭발적인 반응속에 첫 수업이 끝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교실을 나왔다.

그냥 도서관으로 들어오기 서운하여 친구를 만나 피자헛에서 맛난 피자 먹고, 토킹을 하다가 출장 마감 시간 임박하여 도서관으로 들어왔다. 목욜은 또 누구랑 점심을 먹을까나?? 이번 한달은 일주일에 두번씩 학교로 독서수업 나간다. 그런대로 기분 전환도 되고, 할 만 하다.....

그런데 남은 오후는 정말 일하기 싫다. 내일 주부독서회 하는 날이라 자료 준비해야 하는데 만사가 귀찮아......자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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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9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6-05-0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입니다...원래 사서샘이 하는거이 맞지 않나요? 쿄쿄쿄....
대부분 사서교사 자격증도 있고, 대학 커리큘럼에 독서지도방법론도 있고, 독서지도사 수료증도 있어요.....헤헤
'독서지도는 사서가 하자' 마지막 자존심입니다...

2006-05-09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5-0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는 세실님께 감사패라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2006-05-09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6-05-10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저두 안타까워요....함께 했더라면 좋았을것을...
메피스토님. 호호호 그쵸? 헤헤
속삭이신님. 헤헤 관심이 없으신거죠. 미워잉....(농담입니다)
맞습니다. 본인이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시면 되는 거죠.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 같은 기관에서 강사를 채용할때 관련과 졸업자 우대가 첫째 조건입니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졸업장이 한몫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주변에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증이랑 상관 없으세요.
얼마나 공부하고, 인정을 받느냐가 중요하지, 학과나 졸업장은 별 쓸모가 없는것 같습니다...사견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