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공선옥 지음 / 당대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공선옥씨의 책을 처음 접한건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살>이었다. 주인공 '은'과 '채옥'의 삶을 보면서 조금씩 비춰지는 작가의 삶을 반추할 수 있었다.  삶이 녹녹하지 만은 않다는 것. 아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사는게 거짓말 같을때>  사는게 힘들어서 거짓말 같을때, 아니면 산다는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일까? 남의 불행을 보면서 나의 행복을 논한다는 것이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나보다 불행하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구나. 내가 느끼는 불행은 배부른 소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책을 읽고나니 '향싼 종이에서는 향이나고 생선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난다'는 말이 생각났다. 책에서 은은한 향내음이 솔솔 방안 가득히 퍼졌다. 작가는 나 혼자만의 행복보다는 더불어 사는 삶,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사는 속에서의 행복에 대해 외친다. '지금 우리는 확실히 가난은  없고 빈곤만이 남아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라는 말 속에는 어린시절 춥고 배고팠지만 서로 나누는, 웃을수 있는 가난이 아닌 절대 빈곤층, 노숙인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을 이야기 한다. '가정의 해체로 위기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것은 작은 위로라는것. 작은 것들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소년, 소녀 가장들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으라는 마지막 경고와도 같다. 내 가족, 내 아이들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고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해, 농촌죽이기 이제 그만이라는 농촌의 현실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아픔으로 '아름다운 노래 따위 나는 부를 수 없다' 는 작가의 절실한 마음이 내게로 전달되어 왔다. 지금까지 나는 뭐했나, 남의 아픔에 대해 단 5분이라도 생각하는  나눠갖는 마음을 갖기는 했나.  그네들이 원망하는 소리를 들어주려는 시도라도 해 본적이 있나.

누군가 이런 목소리를 자꾸만 내어 음지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양지로 이끌어 주는 멘토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도 이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콕 찍어 아픈곳을 긁어주는 작가의 섬세함과 현실감에 내 몸에서 미세한 떨림이 일어났다. 작가는 더불어 사는 삶, 남을 배려하는 삶이 어떤 건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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