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서주의자의 책 -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
표정훈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술 마시는 건 싫어도 술자리는 좋다' 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책 읽는 건 싫어도 책은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저자 표정훈씨. 이 책을 읽는내내 진정으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목요일마다 하는 'TV 책을 말하다'의 고정 패널로 나와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박학다식하게 여유있게 말하던 작가의 인상이 참 선하면서도 푸근했고,  그의 독서편력이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이 나왔으니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부제목이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이라는 표현답게 이 책은 작가의 인생관, 삶의 방식을 수필로 엮어가면서 하나의 고리가 계속 실타래처럼 얽혀 가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보들레르, 헤르만헤세, 토인비, 세익스피어, 나폴레옹, 공자, 노신도 나오고, 이상, 김승옥, 허균, 김윤식등 동, 서양을 막라한 문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서점이 등장한다는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노팅힐>, 안토니오 발데라스가 주연한 <데스페라도>, <유브 갓 메일>등은 왠지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마저 들게 한다.  어쩜 이렇게 평범한  주제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까? 이는 왕성한 독서력과  진정으로 책을 탐하는 탐서주의자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파리하면 에펠탑, 퐁네프의 다리를 연상했던 내가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라는 서점엘 꼭 가보고 싶다는 욕구도 드는걸 보면 이 책에 참 반했나보다. 하긴 책을 덮고 나서도 머리가 멍했을 정도니까. 오랜만에 지적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흐뭇함 보다는 나의 얇디 얇은 지식의 깊이에  대한 수치심에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나 사서 맞어? 서평에 대한 작가의 글을 보니 이 또한 무지했던 나를 발견했다. ' 책 내용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잘되고 못됨등을 들어 평가하는 글이나 말로서, 필자나 발언자 이외의 1인 이상의 수용자가 있어야 한다.'

<탐서주의자의 책> 은 그동안 안이했던 나의 독서력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었고, 깊이 있는 독서, 진정한 다독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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