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유럽여행기>를 메일로 보내왔다. 

<어느사이에 열두시가 다 되어가니 잠시후면 다른 날이 될 겁니다.

사람이 태어나는 데에도 이처럼 잠시후에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면

사려의 폭은 그만큼 넓어질 겝니다.

연수와 여행이 겹친 일정들이 그리 만만치만은 않았어요..

다섯개국을 가는날 오는날 빼고 나머지 일정에 맞춘다는게..........

시각차가 많이나서 많이 피곤하였어요..

여기에 빨리 적어내라는 소감문이 있어 대충 메모한것을 이것 저것 생략하고(적기엔 식상하니깐)

우울한 것만 추려서 적었었는데 옮겨 보올께요...

+ 간간이 끼인 이른 아침의 안개가 걱정반 설레임 반으로, 떠나려는 마음을 위로하여 주었다.

  진정한 여행은 마음으로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비우고 또 비우려했 

  다.       

  난생 처음 타보는 비행기의 이륙은 잊지 못할 감동으로 자리 잡았고, 감기에 걸려 입술이 트기 

  까지 하였지만 몸은 내내 잘 참아 주었다.

  땅에서 바라볼 때 느려 보였던 비행기가 시속 900Km를 넘게 나는게 어찌나 신기했던지.....

  연수 및 여행 내내 이국 만리 새로운 만남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피로와 졸음과 싸우며 마음을

  깨우곤 했다.

  첫 도착지인 영국에서의 도착 직후 두 군데 나타난 무지개는 시작의 좋은 예감으로 다가 왔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면서 집과 고향을 떠나온 터라 그런지 아이들과 가족 생각에 목이 메이기 

  도 하고 삶이 무엇인지 알 듯한 희미한 무엇이 다가오곤 하였다.

  영국의  킹스턴 지역 학교에 갔다가 한국 학생을 만나 이 곳에서 살고 공부하는게 어떠냐고 물 

  었더니, 이 곳도 좋긴 하지만 친구도 많고 즐거웠던 한국이 더 좋다는 말에 마음이 짠해 왔다.

  여행 내내 느꼈지만 머리 염색을 한 사람을 못 본 것 같고 차량의 핸들커버나 시트를 입힌 경우

  를 못 보았다. 차분하고 실속있게 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밤 낮으로 흐르며 소음과 불빛에 시달리는 세느강을 보면서, 바다에 이르기 까지 깨어 있어야

  하는 내 인생을 반추해 보았다.

  지나간 세월의 낡고 헤진 시간의 표상들을 가만히 놔두고 지켜보는, 그리고 활용하기 까지

  하는 유럽 사람들의 여유롭고 자연적인 모습이 부럽기도 하였다.

  또한 자연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너나 없이 지혜를 모아 산과 숲, 물을 청정함 그대로 있을 수

  있게 하는 그들이 고맙기까지 하였다.

  스위스 필라투스 봉우리에 올라서는 발 앞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을 내려다 보았다.

  이승과 저승이 공존함을 실감했고, 이유없이 흐르는 눈물을 몰래 닦아내야 했다.

  여행의 종착지!

  하이델베르그 대학 캠퍼스 바닥에 하나 하나 박혀 깔려있던 돌들위로 그동안 밟고 지나갔

  던 수많은 발들이 보인다.

  수없이 밟고 또 밟으며 스쳐갔던 그 많은 발들...............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았다. 수많은 바닥의 돌 갯수 만큼이나 많았던 상념들이 저렇게

  있거늘....................

  나는 그 상념들을 밟고 또 밟으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가슴속에서 씨앗의 껍질이

  터지는 것을 느꼈다.

  여행내내 어둡도 갑갑한 땅속에서 기다림을 가졌던 그 씨앗이 터지려는가 보다.

  대지위의 싱그런 바람과 햇살,  그 냄새가 난다. 싹이 대지위에 나오는 날, 아침 이슬과 새벽

  안개에 침묵하리......

  고난스런 삶과 아름다운 연민을 위해......

  바람이 침묵을 깨우는 날 난 노래하며 사랑을 이루리라!

  지나온 자욱마다 낯선 이방인을 미소와 따스함으로 반겨 주었던 모든 분들과 일행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기울이고, 무례한 부분이 있으면 관용을 청하면서, 인연의 굴레에서 볼때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든지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고마운

  여행이었습니다.

  나라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  겸손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알려주시는 좋은 분이다. 가끔 여자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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