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직원 5명인 소규모도서관에서 같이 근무하던 분이 있다.  키는 150cm 정도,  나랑 여덟살정도 차이가 나고,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며,  딸2, 아들 1명을 키우는 소박한 분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현관에 계시다가 정선생님 커피 한 잔 하며 빼주신다.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들어서면 현관에 기다리고 계시다가 커피한잔 하신다.   

도서관의 궂은 일, 예를들면 화장실 청소, 평생학습실 문따기, 청소하기 등등을 마다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하루 스케줄에 적어놓으시고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움직이신다. 항상 도서관이 반짝반짝.... 도서관 이용자에게도 최대한의 서비스를 해주신다. 커피도 빼주시고, 복사도 해주시고..... 모든 이용자들이 다 좋아한다. 전혀 싫어하는 내색이 없다. 오히려 일을 즐기신다는 착각을 할 정도. 내가 날라리 신자인것을 알고 일요일 특근이라 성당엘 가지 못한다는 핑계를 되면, 빨리 성당에 다녀오시라 등을 떠밀고,  은총 받은 일, 감사할 일들을 조목 조목 이야기 해주신다.  집에서도 맞벌이라 부인을 위해서 노는 날이면 대청소하고, 아이들 밥도 손수 지어주신다. 우연히 집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먼지 하나 없다. 그러면서도 항상 조용 조용, 모든 사람들에게 하대를 해주고, 자신을 최대한으로 낮춘다. 상대방이 민망할 정도로. 그래서 함부로 못하는 카리스마가 있다.

그런 분인지라 이번에 도교육청 차원에서 처음 만든 '청렴봉사상' 1회 수상자가 되셨다.  부상으로 10박 11일 유럽 순방(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로마, 영국 등등). 굉장히 까다로운 인사위원회가 열렸는데 만장일치로 그분이 되셨단다.  유럽 순방을 마친 다음날 로마에만 판다는 희귀본 2권이랑 우산을 갖고 오셨다.  참. 나는 특별히 해드리는 것도 없는데....... 그러고 보면 내가 인복이 있나보다. 성격이 좋은건가???ㅋㅋㅋ 암튼 넘 미안하고도 고맙다.  그분은 늘 내게 겸손을 가르쳐주신다. 공무원보다는 신부님이 되셨어야 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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