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낮은산 어린이 3
고정욱 지음, 최호철 그림 / 낮은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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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으려니 10년전 고등학교때 같은반 아이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한쪽 다리가 불편해서 늘 목발을 짚고 다니는 키가 자그마한 예쁜 얼굴의 아이였다.  그 아이는 친한 친구도 없이 쉬는 시간이면 항상 책을 읽고 있고,  공부도 반에서 1, 2등하는 의지가 강한 친구였다.  나는 별로 외향적이지 못한 성격임에도 늘 체육부장이나 오락부장을 했기때문에 늘 친구들에 둘러 쌓여있었다. 그러니 그 친구에게 별 관심이 없었을 수 밖에...... 문득 그 친구는 무얼할까? 그 친구는 특별히 친한 친구도 없었으니 얼마나 외로웠을까? 도움을 청하고 싶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애우인 동구를 도와주는 영석이! 대부분 남을 도와주는 사람을 보면 부유한 사람보다는 풍족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있는것 같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를 갖게 된 것일까?  영석이도 할머니랑 둘이 살고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아이처럼 하고 다니기 때문에 친구들이 멀리 하는데도 이렇게 선뜻 동구에게 손을 내민다. 이발소를 지나고 제제소를 지나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이어지는 가파른 길인데 힘들지 않느냐는 동구의 말에 '괜찮아'를 연발하는 착한 영석이. 친구를 위해 희생하는 갸륵한 마음씨가 베어 있다.

집안에 장애우가  있으면 오직 장애우와 장애우의 가족만이 고통을 감당하는 사회의 차가운 현실을 이 책은 알려 주는 듯 하다.  발 노릇을 하는 엄마가 오지 못하는 경우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동구의 맘은 얼마나 아플까? 엄마 등을 마구 꼬집어 준다는 아이의 마음을 통해서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장애우는 가족만의 아픔이 아닌 우리 모두 그 아픔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내 대녀도 9살이지만 걷는 것도 힘들고, 말도 하지 못하는 정신지체를 가진 중증 장애우다. 동생의 나이도 어리다 보니  휴일에도 가족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거의 집안에서만 생활을 한다. 내면에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감당하기도 힘들어서 이리라.  언제쯤이면 당당하게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주위 사람의 따뜻한 도움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런 날이 올까?   이 책은 잊고 사는 장애우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는 슬픈 자전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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