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9살난 초등2학년 보림이와,  6살된 유치원생 규환이가 있다. 첫아이라 그런지, 여자아이라 그런지 보림이는 말을 참 잘 듣는다. 밥 먹을때, 아침에 일어날때 조금 소리만 커지면 금방 행동을 개시한다. 밥 먹기 싫어도  웩웩 하면서도 끝까지 먹으려고 한다. 마음 약해지는 내가 그렇게 힘들면 그만 먹어 할때까지......

전혀 다른 규환이. 밥 먹기 싫으면 절대 먹지 않는다. 막대기로 때릴 기세를 지어도  도리어 막대기를 뺏어버리고, 소리를 지르면 더 크게 소리를 지른다.  "엄마 나한테 하나 둘 셋 하는 소리도 하지말고, 소리 지르지도 말고, 참내원 이런 소리도 하지 말고, 때리지도 마" 강하게 말한다.  그러고는 저 하고 싶은 데로 한다. 과자가 들어있는 서랍을 열던지, 거실 쇼파로 가서 책을 보던지.......

아무리 사랑하는 아들이지만 그럴땐 정말 밉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원......  가능하면 매를 들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럴땐 매를 들고 싶어진다. 그러나 겨우 한대밖에 때리지 못하는 엄마의 나약함이 아이를 더 기고만장하게 하는 걸까?  옆에 있는 선배는 말한다 "죽지 않을 만큼 패라고, 반은 죽여 놓아야 한다고, 초반에 기를 꺾어놓아야 한다고, 넌 틀린것 같다고....." 아 이럴때 나의 육아법이 흔들린다. 내가 정말 규환이에게 끌려다니는 것일까?

도대체 육아에는 왕도가 없다. 때려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미운 6살이려니 하고 참아야 하는건지..... 어른들은 '다 때되면 밥도 잘먹고, 말도 잘 듣는다고 하던데......' 기다려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 오늘도 갈등속에 해답없이 겨우 달래서 몇숟가락 떠 먹이며 아침상을 치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arsta 2004-10-0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참 내 원..!!" 이런 소리도 하지 말라는 말이 너무 와 닿습니다.
근데..옆에서 봐 주기가 괴로울정도로 까불던 녀석들도 열두어살이 되니 나름대로 진중해지던걸요. 매를 들던 아니던..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게 엄마로서 최선인가, 싶어지더군요.
흐흐..아까 우리집 꼬마가요. 열이 나는데도 펄펄 뛰놀다가 갑자기 외할아버지에게 전화해달라더니
(갑자기 울먹거리며) "하,할아버지이..세혁이 아퍼요..열 나요.. 할아버지 보고시퍼요..흐..(흑..)" 하고는, 결국 할아버지에게 그래, 바로 가마, 라는 말을 듣고서야 전화를 끊고서
(언제 그랬냐는 듯, 발랄한 목소리로) "할아버지 오신대!" 하면서 나풀나풀 저쪽으로 뛰어가더군요. -_-
잔꾀와 버릇잡기..등을 구분하는 기준이 가끔은, 너무 모호해져요. ㅠ_ㅠ

세실 2004-10-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군요.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아이의 행동이 참 귀엽네요.
맞아요.저희 아이도 엄마랑 아빠가 조금만 언성을 높여도 '엄마, 아빠 지금 싸우는 거지, 할머니한테 이른다. 싸운다고' 합니다.
헉.... 웃음도 나고, 걱정도 되고...해서 싸움이 곧 멈춘답니다.
아이로 인해 웃을꺼리가 점점 많아집니다.
오늘 우연히 자료를 보니, 안아주는것이 참 좋답니다.
남편도, 아이에게도 ...
하루에 안아주기를 네번만 하면 환상적인 가족관계로 변한대요.
오늘 열번씩 안아줄까 봅니다.
아이가 잔꾀를 부리고, 떼를 써도 일단 참는데 까지는 참아야 할것 같아요.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