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 평전
정규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나혜석! 이 책을 읽기전에는 그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화가라는것 밖에는 몰랐다. 허난설헌이 그러했듯이...... 그녀의 굴곡된 삶과, 버림받은 삶, 독립운동을 했던일, 여성의 권익보호를 위해 앞장섰던 일등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한 여인의 삶이 이토록 파란만장할 수 있을까? 좀 더 시대에 순응하고 살았더라면,  모든것을 취하기보다는 몇가지는 포기하고 살았더라면, 아니 이렇게 당당하게 원하는 모든것을 취하며 살았기에 우리나라 여성들의 삶이 좀 더 자유로워졌겠지  하는 상반된 생각을 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을 마치고,  변호사 김우영과 결혼하여 유럽과 모스크바로 세계여행을 할 정도로 여유있는 삶을 산 여인.  유럽여행중 만난 최린과의 불륜으로 이혼을 당하고, 갖은 질타와 멸시속에 쓸쓸한 최후를 맞는다.  그녀가 김우영과 이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최린과 불륜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노년도 그렇게 비참했을까? 이 책이 뒷표제지에 밝힌데로 어쩜 전혜린과 유사하다.  친구 김일엽스님이 간곡히 스님이 되라고 권했지만 방랑의 벽때문에 다시 속세로 떠도는 생활을 한다.  오빠에게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냐고 따지지만, 지금도 결혼후 여자의 불륜은 이혼인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심한 스캔들이었을까?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주던 오빠 경석도 이해를 못하고 있으니......

그녀의 삶은 예술가 답게 한곳에 얽매이지 못하고 늘 떠도는, 남의 이목보다는 내 끌림대로 사는 자유분방한 삶 때문에 더 힘들었으리라.  보수적인 사람들은 자업자득이라고 손가락질도 했을 것이다. 나는? 보수적인 성격이라 잘했다고 박수를 치지는 못하겠다. 물론 이해는 할 수 있다.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사랑도 열정적으로 할테니까.  그러나 불륜을 했다고 해서 그녀의 예술성 높은 작품까지 버림받는 다는 것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한 여인의 순간의 잘못을 주홍글씨의 여 주인공처럼 평생 어깨에 메고 가게 해서는 안된다.   한편으로는 그녀가 그렇게 비참한 삶을 살게 된것은  시대의 아픔이요,  우리모두의 방관이 아닐까? 

이 책은 나혜석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픽션보다는 논픽션쪽으로 가닥을 잡고, 가능하면 절제된 원본에 충실한  글을 쓰려는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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