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
이순원 지음 / 이가서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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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이 많은 여운을 준다. 스물셋과 마흔여섯이 시사하는 것은?

나름대로 책을 읽기 전에 상상해 보았다. 남, 녀 간의 나이의 차?, 둘째 부인과 애인의 나이...... 여기서의 숫자는 모녀인 순영과 윤희의 나이다.


언뜻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생각할 만큼 소설의 대부분을 여성이 이끌고 나간다. 엄마인 순영을 모티브로 해서 순영의 언니, 순영의 딸, 기혁오빠의 처.

근친상간이라는 무겁고 통속적인 주제를 다루었지만, 그 흔한 스킨십 없이 끝까지 여성의 심리묘사를 잔잔하게 표현했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딸을 둔 엄마가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극찬까지 하고 싶어졌다. 딸과 엄마의 관계에 대해 바람직한, 이상적인 관계를 제시해주었다. 또한 제목에서 주는 통속적인 생각보다는 그냥 아련한 과거의 아름다운 첫사랑을 생각나게 해주면서, 현재 이 세상에 하나뿐인 언니와의 미지근한 관계까지 부끄러워진다.


여자의 직감으로 딸의 임신사실을 알았지만, 최대한 딸이 덜 충격을 받도록, 거부반응이 생기지 않도록 엄마의 첫사랑을 들먹이면서까지 배려를 해준다. 물론 후에 사촌오빠와의 관계에서 생긴 아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처에 대해 함구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지어준다.


순영의 언니. 남편의 죽음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지만, 어릴적 언니 덕분에 중학교에 갈 수 있었다는 보답으로 언니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언니와의 관계도 친구이상으로 표현한다.


순영의 첫사랑. 어릴적 그 사람은 넓은 기와집에 살고, 순영의 집은 지지리도 가난하여 자신도 모르게 거리를 두고, 순결을 지키는 생각보다는 찢어진 팬티를 보여주기 싫다는 이유로 그 남자를 보낸다. 물론 그 배후에는 조선시대의 계급처럼 넘지 못하는 산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냥 두고두고 마음에 안고 산다. 그러다 그 사람이 어려워지자 1억이라는 거액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넓고 넓은 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한 남편의 아내로써, 아이의 엄마로써, 소중한 가족의 한 사람으로써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야 할까? 하는 해답을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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