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언제나 캡틴 - 보스턴 글로브 혼북 수상작 VivaVivo (비바비보) 11
그레이엄 샐리즈버리 지음, 이다희 옮김 / 뜨인돌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에 적혀 있는 혼북상이라는 타이틀이 낯설다. 검색해보니 뉴베리상, 칼데콧상과 함께 미국의 3대 아동.청소년문학상으로 꼽히는 상이라고 한다. 문득 우리나라엔 왜 아동, 청소년문학에 주는 권위있는 상이 없는지, 이상문학상처럼 권정생 문학상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 해본다.

이 책은 15살 소년 마이키가 주인공인 성장소설이다. 엄마와 단둘이 살던 마이키는 빌 아저씨와 함께 살게되고, 동생 빌리 제이가 태어난다. 빌 아저씨와 마이키는 시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빌리 제이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손님을 태우고 바다로 낚시하러 떠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와이의 푸른 바다가 낭만적 이어서 일까?  한창 공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15세 소년의 학교 이야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 점, 일을 돕던 사람을 내보내고 아들을 대신 일터로 데리고 떠나는 부모의 미안함, 장애가 있는 가정의 어두운 면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가슴 한켠이 답답한 우리네 성장소설과는 다르게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와 가족간의 사랑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마이키의 실수로 청새치를 놓치지만 마히마히를 잡아 기네스북에 오르는 영광을 안게 되면서 어른들의 욕심과 거짓이 표면으로 드러난다. 빌과 마이키의 공이 컸지만 손님인 어니의 공으로 돌아가고, 눈감아 주는 댓가로 돈을 더 받게 되면서 진실을 숨기는 빌 아저씨에 대한 실망감으로 마이키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어른이어서 일까?  빌에게는 기네스북에 오르는 것보다 빌리 제이의 병원비와 사랑하는 가족의 생활비를 버는 일이 더 중요하기에 빌의 선택을 충분히 공감한다. 거짓을 들추어내기 보다는 그저 가만히 있으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삶의 지혜를 터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믿거나 말거나 나도 열다섯 살이었던 적이 있단다. 모든 것을 옳고 그름으로만 따지려고 했지.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어.
...... 그런데 말이다. 그 중간이 있어, 마이키.
 
   

마이키도 어른이 되면 충분히 이해하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 좋을듯 하다. 세상엔 진실과 거짓으로 나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지. 그리고 남들에게 중요한 일도 내게는 별로 가치없는 일이라 생각될 수도 있고. 마이키가 바라는 정의가 승리하는 결말이 되지 않아서 더욱 생각할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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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5-03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북상>도 있었군요. 우리나라에는 없는데...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감사~ ^^

세실 2010-05-03 08:36   좋아요 0 | URL
그쵸. 부러울 뿐입니다.
외국은 아동, 청소년을 위한 권위있는 상이 많던데 우리나라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