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
이희아 지음, 고정욱 엮음, 김 담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와 함께 간 미용실에서 보게 된 책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를 읽고, 장애를 갖고 태어나서 훌륭히 성장한 헬렌켈러도 있다지만 장애우에 대한 복지가 발달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훌륭히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아이가 과연 있을까? 그리고 네 손가락으로 어려운 피아노곡을 칠 수 있을까? 하면서 처음엔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한참을 고민했다. 아이들이 집에서 TV만 보길래 주말을 제외하고는 TV시청을 금지하여 정보에 어두웠다.

다음날 우연히 보게 된 지방신문에서 청주에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 초청연주회'를 한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고, 어렵게 티켓을 구해서 공연을 관람하였다. 정말 대단했다. 일반인도 치기 어려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캐논 변주곡’, ‘러브스토리’등을 악보도 보지 않고 연주했다. 대부분의 청중이 숨을 죽이고 눈물을 흘리면서 연주회를 관람했다.

그리고는 바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를 구입해서 읽었다. 역시 ‘훌륭한 사람 뒤에는 훌륭한 어머니’가 계셨다. 장애아인 것을 알면서도 아기를 낳고, 일반인과 똑같이 키우기 위해 학교에 보내고, 피아노를 가르치기 위해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받아주는 피아노학원을 찾아 다니고....... 그 피아노학원 선생님도 훌륭하신 것 같다.

가장 대견한 것은 희아의 낙천적인 성격이다. 큰 주사기로 고인 물을 빼내고, 툭하면 감기에 걸려 병원에 입원을 하는 힘든 과정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는 희아의 밝은 성격.......

종교의 힘도 큰 것 같다. <지선아 사랑해> 책을 쓴 지선양도 그러하듯 종교의 힘이 아니었다면 그 힘든 고통을 겪어낼 수 있었을까? 늘 성모님이 옆에서 지켜봐 주신다는 마음에 힘든 것도 참고, '두 손가락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할 수 있는 마음’ 이 생기나 보다.

앞으로 나이가 들면서 더 힘든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순수한 마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면 모든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이 책을 읽고 나니 과분한 행복을 누리면서도 정작 감사할 줄 모르고, 불만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 삶의 무게가 힘들어서 자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희아는 네 손가락이고, 다리가 없어서 무릎으로 걸어 다녀도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데,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다면 무슨 문제가 될까?

딸아이가 공연을 보고나서 이런 말을 한다. “희야언니 우리집에서 살았으면 좋겠어. 그러면 피아노도 가르쳐 주고, 나랑 재미있게 놀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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