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와 나고은 사계절 저학년문고 20
김향이 지음, 김종도 그림 / 사계절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인가 책을 펼치기 전에 제목만으로 내용을 짐작하는 습관이 있다. '나답게와 나고은' 전편 '내 이름은 나답게' 동화를 읽은 후라 전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나고은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측을 하며 새엄마의 딸, 그리고 적응해 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라 짐작을 하고 첫 페이지를 열었다. 화장실 장면을 읽으며 어릴 적 시골할머니댁에서의 재래식 화장실을 떠 올렸다. 밤이면 무서워서 언니와 함께 갔고 문 밖에서 혹시 가지 않았나 하고 몇 번 씩 불러보며 확인하던 생각, 혹시 발을 잘 못 디뎌 빠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집에서 키우던 큰 개 '도끄'(지금 생각해 보니 dog를 잘 못 발음한 것 같다)가 아끼던 신발 한 짝을 물어 화를 낸 일, 시골 장터에 '돈 놓고 돈 먹기'하면서 순진한 시골 사람들을 유인하던 풍경.... 등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며 잔잔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엄마 없는 아이들이 그렇듯이 늘 풀이 죽어 있고 숙기 없는 모습에는 현재 맞벌이로 인하여 엄마와 떨어져 있는 우리 아이들과 처지가 비슷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드디어 새엄마 될 분이 답게네 집에 오던 날! '팥쥐 엄마', '신데렐라의 새엄마', '장화홍련의 새엄마'등에서 강하게 인식한 새엄마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답게의 걱정, 동생 미나에게 자동차 옆자리를 빼앗겨 속상해 하는 장면, 구김살 없이 큰 미나의 일방적인 행동에 화가 난 장면, 아빠에게 손찌검 당하고 슬퍼서 나무에 올라가 우는 장면 등에서는 눈물이 나왔다.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이 반감되었다는 상실감, 아니 완전히 빼앗겼다는 슬픔! 어린 답게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상처였으리라....

다행히 등산학교에서의 경험, 새엄마의 배려와 사랑으로 한층 성숙되고 이해할 수 잇는 마음이 되어 해피엔딩으로 결말지었지만, 현재 우리 나라의 이혼율과 교통사고 사망율의 높음으로 인하여 부득이 재혼하는 경우, 자녀들의 갈등이 심각한 문제로 재기되고 있고, 그 후유증으로 인한 자폐아동이나 탈선 청소년들이 많다는 내용도 신문에서 읽었다.

결혼은 둘 만의 행복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양보하는 마음, 자녀의 행복을 생각하는 등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나답게와 나고은' 동화책 처럼 새엄마이지만 자녀를 사랑으로 대하고 행복한 가정으로 그려지는 모습, 재혼 하므로써 완전하게 행복한 가정이 형성된다는 내용의 아름다운 동화책이 많이 출판되어 어릴적 각인된 '새엄마=팥쥐 엄마'라는 잘못된 인식을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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