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번째) 도쿄산책
책 표지에 반했다. 하양, 분홍빛 사쿠라(벚꽃보다 이 표현이 더 와닿을듯)의 단아함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 일본이라는 나라 애써 외면했었는데...... 대학 3학년때 좋아했던 선배에게 일문과에 다니는 여자친구가 있었던 것. 나중에 알았는데 나 때문에 헤어졌고, 자살기도까지 했다는 말에 그만 포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라는 나라도 싫었다. 그땐 그랬지. 요즘 왠지 일본을 알고 싶어진다.
사진작가의 글답게 글과 사진이 거의 50대 50의 비율이다. 글과 사진이 어우러진 풍경이 참 맛깔스럽다. 그와 그녀의 자유로움이 부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장 도쿄를 가야 할듯한 설레임을 누르느라 힘들었다. 도쿄 구석구석을 참 많이도 소개한다. 많은 부분을 할애한 먹거리, 백화점, 아름다운 공원, 쇼핑공간들 특히 야간에 더 멋지다는 빨간색의 도쿄타워 보고 싶다.
35번째) 도쿄타워
참 일본스럽다. 가끔 무심결에 읽던 고등학생이 임신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원조교제를 하는 내용을 다룬 3류 같은 일본소설의 아류.
이 책에는 엄마의 친구 시후미를 좋아하는 대학생 코지마 토오루의 일상과,
여자친구의 엄마랑 깊은 사귐을 하다가 여자친구에게 들켜 끝나버린 과거와, 현재에도 유부녀와의 사귐을 하고 있는 토오루의 친구 코우지의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럼에도 에쿠니 가오리는 참 담백하게, 군더더기 없이 써내려 갔다. 3류 소설같은 줄거리도 그녀의 손길을 거치니 조금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풍경은 비에 젖은 도쿄타워이다.
트렁크 팬티에 흰 셔츠만 걸치고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면서, 코지마 토오루는 생각했다. 어째서일까, 젖어있는 도쿄 타워를 보고 있으면 슬프다. 가슴이 먹먹해 진다. 어릴 때부터 쭉 그렇다" 첫장에 쓰여있는 이 글을 읽는 순간 도쿄를 꼭 가야할듯한 의무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36번째)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도쿄산책을 읽고 나서 아련한 그리움으로 읽게된 에쿠니 가오리 책 중 하나.
신혼인 그녀가 남편과의 일상을 잔잔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쓴 에세이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사생활도 존중하는 약간은 이기적인 그녀의 결혼생활이 내 삶과 오버랩된다. 신혼초 내 방식대로 강요하기를 반복하다가 요즘은 그저 나와 다름을 인정해주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37번째) 하악하악
이외수의 책 '벽오금학도'를 읽으면서 소설 읽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러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수 있으리오. 그분의 신간이 나오면 왠지 의무감 내지는 책임감으로 읽게 된다. 읽고나면 참 많은 것을 배운다.
5
세상을 살다보면 이따금 견해와 주장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고 '틀린 사람'으로 단정해 버리는 정신적 미숙아 들이 있다. 그들은 대게 자신이 '틀린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자기는 언제나 '옳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 성공할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한 사람이다.
22
진실하면 모두가 시입니다. 깍두기의 팔뚝에 '차카게 살자'라고 새겨진 문신. 비록 맞춤법은 틀렸지만 새길 때의 그 숙연한 마음을 생각하면 깍두기도 그 순간은 시인입니다.
38번째) 천개의 찬란한 태양.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읽게 된 책.
마음 아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