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 역사 속 숨은 영웅들 ㅣ 역사 속 숨은 영웅들 1
김은빈 지음, 이종은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화가 나도 글을 읽으면 기분이 좋다.
몸이 아파도 글을 읽으면 몸이 좋아진다.
나는 이것이 내 운명이라 믿고
방안에 가득 가로세로로 책을 쌓아 놓았다.
그 책을 쓴 사람은 과거의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펴 볼 것까지도 없이
책을 만지기만 해도 행복하다.
몇 해 동안 책을 읽으니 읽은 책은 이미 천 권도 넘었다.
가슴속에선 무엇이 있는 것처럼 자꾸 나오려고 한다.
그래서 '어디 나도 글 한번 써 보자'하고
밤에 잠도 잊고 적어 본다.
집안 식구나 친구들은 이런 나를 미치광이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공부하는 재미가 행복이라고 말한 역사학자 안정복의 글이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나 성공한 사람이 아닌 아웃사이더 일 수 있는 그러나 진정으로 학문을 하는 즐거움을 알고, 우리나라를 사랑한 여섯 영웅들의 이야기다. 뜨인돌어린이에서 그동안 다양한 류의 위인전이 나왔지만 이렇게 숨은 위인을 찾아내 그들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참 값진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만지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역사학자 안정복, 남을 위해서는 자기는 손해를 보아도 좋다고 생각한 <토정비결>을 쓴 이지함, 이 책에서는 이지함이 토정비결을 쓰지 않았다는 말을 살짝 흘린다. 이지함은 벼슬에 오른 뒤에도 가난한 사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였다.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의 빈이었던 강빈은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서 무역사업을 하여 조선인들을 도왔지만 결국 인조의 미움과 주변의 시기로 죽고 만다. 인조가 소현세자와 빈을 좋아했다면 우리나라가 좀 더 빠른 성장을 할수도 있었으리라.
불쌍한 사람을 도우고, 통역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 중인임에도 왕에게 집을 선물받은 홍순언, 을릉도, 독도를 지키기위해 애쓴 국어교과서에도 실린 어부 안용복, 제주도에 몰아닥친 흉년을 슬기롭게 이겨내도록 자신의 전 재산을 내 놓은 김만덕등 참 멋진 삶을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공하여 스포라이트를 받는 자리에 있으면 남을 도와주기도 쉽고, 조금만 선행을 베풀어도 크게 부각되겠지만, 평범한 가운데 남을 도와주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물론 그래서 더욱 값지고 보람있게 다가온다.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조금씩 내 삶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남을 배려하는 삶, 더불어 사는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 아이들도 분명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