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하느님
조정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장편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20년전 '태백산맥'을 통해서였다. 5권까지는 책장 넘어가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고, 6권부터는 다소 정치적인 이야기 위주라 조금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무대가 되었던 벌교를 일부러 둘러보기도 했고 태백산맥을 쓰기 위해 트럭 몇대분의 자료를 수집했다는 후문도 들었다.  

이 책은 조정래씨의 단행본 소설이기에 망설임 없이 읽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무대위에 전쟁의 포로로 파란만장한 삶을 산 '신길만'을 주인공으로 시대적인 상황을 이야기 한다. 제목 '오 하느님은 역사의 간지 앞에 선 헐벗은 인간들의 절망적인 외침이자 희망 어린 절규' 라고 이야기 하는 복도훈 평론가의 작품 해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첫째 일본군. 둘째 소련군. 셋째 독일군. 넷째 미군의 포로로 되어있는 차례가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원병이라는 이름으로 군대에 갔다오면 면서기를 시켜주겠다는 말에 '신길만'은 일본군이 된다. 일본과 소련의 전쟁에서 일본이 밀리게 되고 포로로 잡힌 가운데 소련군을 자원한다. 그 후 독일군이 되고 마지막으로 미군의 포로가 된다. 지원병으로 끌려올때 아버지의 '총알 피해 댕겨라' 하는 말을 가슴에 품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신길만. 그러나 한국사람보다는 소련군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다시 소련군을 택한 신길만의 마지막은 총살이었다.

신길만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은 어디까지 였을까? 포로가 되었을때 '난 한국사람이요, 한국인이요, 한국으로 보내주세요' 하는 것? 과연 포로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을까? 전쟁이라는 이름하에 이렇게 허무한 죽음을 당한 사람은 참으로 많았을 것이다. 픽션이고 일부는 다큐멘터리 일수도 있는 이 책은 전쟁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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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7-08-2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으며 전율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역사 공부를 하고 싶은 의욕까지 모락모락 일었었죠.
이 책도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세실 2007-08-23 00:06   좋아요 0 | URL
님도 그러셨군요. 저두 그랬었는데....ㅎㅎ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책이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들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