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구판절판


"어떻게 죽을 준비를 할 수 있지요?"
"불교도들이 하는 것처럼 하게. 매일 어깨 위에 작은 새를 올려놓는 거야. 그리곤 새에게 '오늘이 그날인가? 나는 준비가 되었나? 나는 해야 할 일들을 다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원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있나? 라고 묻지."-93쪽

"사실, 내 안에는 모든 나이가 다 있지. 난 3살이기도 학, 5살이기도 하고, 37살이기도 하고, 50살이기도 해. 그 세월들을 다 거쳐왔으니까, 그때가 어떤지 알지. 어린애가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어린애인 게 즐거워. 또 현명한 노인이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현명한 어른인 것이 기쁘네.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구!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이가 다 내 안에 있어. 이해가 되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데 자네가 있는 그 자리가 어떻게 부러울 수 있겠나. 내가 다 거쳐온 시절인데?"-132쪽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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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목차를 보니 챕터별 제목에 빵이나 쿠키 이름이 제법 있어서
혹시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의 청소년 버전 아류작인가 하고 잠시 오해.
그러나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청소년'만' 읽는 책도 아니고, 아류작은 더더욱 아니다.
읽는 내내 왠지 영화나 드라마로 나와도 재미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진진!

출판사 제공 책소개에는 "<완득이>를 잇는, <완득이>와는 다른, 또 하나의 화제작"이라고 미다시(?)를 잡았던데
아니 뭐야 그럼 <완득이>도 재미있는 건가?
그 책, 표지도 그렇고 제목도 그렇고 왠지 70년대 배고픈 권투 만화 같은 느낌이라서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던데. 
이래저래 편견을 없애주는 책이로구나.

구병모 작가의 다음 책이 너무나도 기대가 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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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절판


......무엇보다도 사람의 감정은 어째서, 뜨거운 물에 닿은 소금처럼 녹아 사라질 수 없는 걸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참치 통조림만도 못한 주제에.
그러다 문득 소금이란 다만 녹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강제와 분리가 없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 안에서.-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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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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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졸업논문 작품이기도 했던 <고도를 기다리며>.
솔직히 고백하건대, 딱히 부조리극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단지, 그나마 영어로 읽기 제일 쉬웠던 게 이 작품이었기 때문....
대부분 단문인데다 반복되는 문장도 많으니 의미 파악은 둘째 치고 그저 '읽어내기'에 급급했던 부끄러운 그 때 그 시절.
그러니 제대로 의미 파악을 하며 읽은 건 이번이 인생 처음인지도 몰라요.

우리말로 다시 읽은 <고도를 기다리며>에는 의외로 가슴 찡한 구절이 많다.
그 중 백미는, 이 세상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다는 포조의 말.
누군가 눈물을 흘리면 누군가는 눈물을 거둔다고 한다. 아, 정말 그럴지도.
내가 늘상 주창하는 '질량보존의 법칙'과도 왠지 일맥상통하는 것 같은 느낌.
(나의 질량보존의 법칙은 이 세상 사람들의 몸무게의 합은 변함이 없다는 것. 내가 살찌면 누군가는 살이 빠질 테니 나는 좀 더 쪄도 괜찮다.)

얼굴에 모닥불 묻은 심정으로 다시 한 번 고백하자면, 이 작품으로 영어 연극도 했었다.
그런데 내 배역이 뭐였는지도 기억 안 나네.
아마도 그 때의 성격으로 본다면 포악한 역할이었을 텐데, 그렇다면 '포조'?
정말 제대로 된 포조를 보기 위해 산울림 소극장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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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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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 이젠 어떡하지?
에스트라공 : 기다리는 거지.
블라디미르 : 그야 그렇지만 기다리는 동안 뭘 하느냐고?
에스트라공 : 목이나 매고 말까?
블라디미르 : 그러면 그게 일어서겠지.
에스트라공 : (호기심이 생겨) 그게 일어선다고?
블라디미르 : 그래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거기서 떨어진 물에서 만드라고르 풀이 자라난다더라. 그래서 그걸 뽑으면 삑 하는 소리가 나는 거야. 너 그건 몰랐지?
에스트라공 : 그렇다면 당장에 목을 매자.-23쪽

포조 : 이 세상의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지. 어디선가 누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한쪽에선 눈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오. 웃음도 마찬가지요.-51쪽

포조 : (버럭 화를 내며) 그놈의 시간 얘기를 자꾸 꺼내서 사람을 괴롭히지 좀 말아요! 말끝마다 언제 언제 하고 물어대다니! 당신, 정신 나간 사람 아니야? 그냥 어느 날이라고만 하면 됐지.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저놈은 벙어리가 되고 난 장님이 된 거요.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우리는 귀머거리가 될 테고.
어느 날 우리는 태어났고, 어느 날 우리는 죽을 거요.
어느 같은 날 같은 순간에 말이오.
그만하면 된 것 아니냔 말이오? (더욱 침착해지며)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아이를 낳는 거지.
해가 잠깐 비추다간 곧 다시 밤이 오는 거요.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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