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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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졸업논문 작품이기도 했던 <고도를 기다리며>.
솔직히 고백하건대, 딱히 부조리극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단지, 그나마 영어로 읽기 제일 쉬웠던 게 이 작품이었기 때문....
대부분 단문인데다 반복되는 문장도 많으니 의미 파악은 둘째 치고 그저 '읽어내기'에 급급했던 부끄러운 그 때 그 시절.
그러니 제대로 의미 파악을 하며 읽은 건 이번이 인생 처음인지도 몰라요.

우리말로 다시 읽은 <고도를 기다리며>에는 의외로 가슴 찡한 구절이 많다.
그 중 백미는, 이 세상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다는 포조의 말.
누군가 눈물을 흘리면 누군가는 눈물을 거둔다고 한다. 아, 정말 그럴지도.
내가 늘상 주창하는 '질량보존의 법칙'과도 왠지 일맥상통하는 것 같은 느낌.
(나의 질량보존의 법칙은 이 세상 사람들의 몸무게의 합은 변함이 없다는 것. 내가 살찌면 누군가는 살이 빠질 테니 나는 좀 더 쪄도 괜찮다.)

얼굴에 모닥불 묻은 심정으로 다시 한 번 고백하자면, 이 작품으로 영어 연극도 했었다.
그런데 내 배역이 뭐였는지도 기억 안 나네.
아마도 그 때의 성격으로 본다면 포악한 역할이었을 텐데, 그렇다면 '포조'?
정말 제대로 된 포조를 보기 위해 산울림 소극장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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