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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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라딘에 있는 건 해냄출판사 버전.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도서출판 시몬에서 1989년에 찍어낸 것.
옛날스러운 표지 디자인에 곰팡이냄새가 진하게 풍기며 햇빛에 바랜 종이 색깔은 탐스럽다.
대방역 헌책방 만세. 




책에는 <훈장>, <겨울나기>, <장수하늘소>, <개미귀신>, <박제>가 실렸는데
이 중 <겨울나기>와 <개미귀신>은 얼마 전 역시나 헌책방에서 구해 온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에 실려 있다.

정말 모르겠어서 하는 말인데,
왜 출판사들은 중단편집을 새로 낼 때, 이렇게 중복되게 작품을 넣는 걸까.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꽤나 고민되게 말이다.
시몬 버전의 <훈장> 역시 책표지가 이리도 고풍스럽게 아름답지 않았다면 사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
 
해냄출판사 버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몬 버전에는 책 첫장에 이외수의 흑백사진이 여러 컷 실려 있다.
아마도 춘천의 호수를 배경으로 봉두난발에 면잠바(점퍼보다는 잠바가 어울린다) 차림.
요즘 말로, 엣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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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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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자전거나 하나 사서 개장사라도 하는 것이 현재보다는 한결 낭만적일 것 같은 기분이었다. 취직하고, 월급 타고, 결혼하고, 아파트 사고, 애 낳고, 학교 보내고, 결국 늘그막에는 틀니 해넣을 걱정이나 하다가 인생이 무상하니 어쩌고 그래봤자 다시 젊어져서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계단에서 고혈압으로 쓰러지든가 심장마비로 내려구르는 것으로 끝장나 버리는 식의 인생.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개장사가 조금은 개성이 뚜렷하지 않은가. 인간적인 냄새까지 풍기는 것이다. 권력이나 금력이나 명예 따위에 초연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리고 어쩌다가 미친개에라도 물려서 죽는다면 더욱 낭만적이다.

<장수하늘소>-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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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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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다, 김연수. 왠지 읽게 되는 김연수.
그런데, 라일락꽃을 씹으면 정말 첫사랑의 쓰라린 맛이 날까?
그 계절이 기다려지누나, 김연수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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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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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진부하다고 해도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차라도 한잔 하실까요? 같은 말을 해야 한다. K의 인생에서 다시는 그런 여자를 만날 수 없을 테니까.-64쪽

"이게 뭔지 알아? 씹으면 첫사랑의 쓰라림을 느낄 수 있다는 라일락꽃이야! 어디 한번 맛볼 테야?"-105쪽

"...객지생활은 자기가 하는 것 같아도 밥이 하는 거니까."-119쪽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 그 역시 사랑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사랑에서 도피하고자 했다.-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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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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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굉장한 착각을 했었는데
나는 이 책이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 같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말썽 많은 반을 맡아 결국엔 사랑이 가득한 모범 반으로 만드는 열혈 선생님...

도대체 그런 착각은 어디에서, 어떤 연유로 시작된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그런 말도 안 되는 착각 때문에, 흔해 빠진 감동 드라마 읽을 기분이 아니어서
그 대단한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읽을 마음조차 들지 않았는데,
음... 헌책방에서 팔고 있는 걸 발견하면 마음이 살짝 기울기도 하잖아요.

아, 그런데 이거 <죽은 시인의 사회>풍이 아니라, <인생 수업>풍이구나.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착한 후회 같은 건 별로 읽고 싶지 않다.
내 옆에 무거운 공기가 차악- 내려앉는 기분이랄까.
차라리 론리플래닛을 10권쯤 열독하는 게 내 인생에는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책임은 인정한다.

참, 내가 가진 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보급판 문고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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