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걸 Vogue Girl 2012.5
보그걸 편집부 엮음 / 두산매거진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아리따움 네일 좋아요~~ 온더비치가 살짝 더 맘에 드는데, 랜덤발송이라 떨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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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노진선 옮김 / 솟을북 / 2007년 11월
구판절판


"아기를 갖는다는 건 네 얼굴에 문신을 하는 것과 같아. 일을 저지르기 전에 네가 정말 이걸 원한다는 확신이 필요해."-23쪽

데이비드와 내가 만나게 된 계기는 그가 내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에 출연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창조한 인물을 연기하고 있었고, 그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사적인 사랑은 늘 이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던가. 필사적인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언제나 파트너의 성격을 창조하고, 상대에게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어주기를 요구하고, 그들이 애당초 우리가 창조해놓은 역할을 수행하기를 거부하면 절망감에 빠지니까.-35쪽

중독은 맹목을 바탕으로 한 모든 사랑 이야기의 단골손님이다. 이는 애정의 대상으로부터 우리가 원하고 있다고 감히 인정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찔하고, 환각적인 그 무엇을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마도 천둥 같은 사랑과 영혼의 밑바닥까지 뒤흔드는 짜릿함이 섞인 감정적 마약쯤 될까.-38쪽

위대한 수피교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루미는 제자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원하는 것 세 가지를 종이에 적어보라고 충고했다. 그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다른 것과 상충한다면 인생이 불행해질 거라고 루미는 경고했다. 초점을 하나에만 맞추고 살아야 한다고 그는 가르쳤다.
하지만 양 극단이 조화를 이루는 삶이 주는 혜택도 있지 않을까? 얼핏 부조화스럽기도 한 두 극단을 일치시켜 어느 것 하나 빠트리지 않는 세계관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의 광범위한 인생을 창조할 수 있다면?-50쪽

하지만 오직 로마에만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매번 주문할 때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날 '아름다운 아가씨'라고 불러주는 샌드위치 가게의 점원 같은. 이 파니니를 그냥 드릴까요, 아님 데워드릴까요, 아름다운 아가씨? 혹은 마치 무슨 시합이라도 열린 것처럼 사방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커플들. 벤치 위에서 서로의 몸을 꼬아 꽈배기를 만든 채 상대의 머리칼과 사타구니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쉴 새 없이 물고, 빨고......-61쪽

이탈리아에서 사귄 내 새로운 친구들 가운데 가장 친한 친구는 당연히 루카 스파게티였다. 참, 이탈리아에서조차도 스파게티란 성은 무척이나 웃기는 이름으로 통한다. 난 루카에게 감사한다. 루카 덕분에 마침내 내 친구 브라이언에게 대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은 어린 시절 데니스 하하라는 이름의 꼬마가 옆집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고, 늘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친구를 두었다고 자랑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난 그의 적수가 될 수 있었다.-93쪽

미국인들은 정말로 무위도식하는 법을 모른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인의 슬픈 정형화된 이미지, 휴가지에서도 제대로 놀 줄 모르는 스트레스 과잉의 중역 간부 이미지가 탄생된 원인이다.
한 번은 루카 스파게티에게 이탈리아인들도 휴가에 대해 똑같은 증상을 겪는지 물은 적이 있다. 그는 너무나 심하게 웃는 바람에 하마터면 오토바이로 분수르 박을 뻔했다.
"천만에! 우리는 '벨 파 니엔테(bel far niente)'의 고수들인걸."
이 달콤한 표현인 '벨 파 니엔테'는 '빈둥거림의 미덕'이라는 뜻이다.-98쪽

내 연애는 매번 재난 영화를 찍는 듯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다른 타입의 남자를 계속 사랑하려고 노력했다가 실패해야 할까?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자. 만약 누군가가 심각한 교통사고를 열 번이나 연달아 냈다면 결국은 정부에서 그 사람의 운전 면허증을 박탈하지 않을까? 그 사람도 정부가 그렇게 해주기를 원하지 않을까?-105쪽

"한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비결이 뭔지 몰라요? 그건 거리에서 들리는 단어가 뭔지 알아내는 거예요."
그는 영어와 이탈리어어, 그리고 손동작을 섞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모든 도시에는 그 도시를 정의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단어가 존재하죠. 어떤 도시건 거리에서 당신을 스쳐가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그들 대다수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생각, 그게 무엇이건 간에 그게 바로 그 도시의 단어예요. 만약 내 개인적 단어가 그 도시의 단어와 조화를 이룰 수 없다면 난 그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 거죠."
"로마의 단어는 뭔데요?"
"섹스."-161쪽

칠흑 같은 시기를 보낸 뒤에는 행복의 희미한 가능성이라도 감지되면 어떻게든 그 행복의 발목을 움켜쥐고 그것이 날 진창에서 일으켜줄 때까지 절대 손을 놓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 이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의무다. 우리는 삶을 부여받았고, 이 생애에서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뭔가 아름다운 것을 찾아낸느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인간으로서의 권리)이다.-181쪽

피타고라스 학파의 고대 철학자인 섹스투스는 이렇게 말했다.
"현명한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닮는다."-291쪽

발리는 지구상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이슬람 국가인 3218킬로미터의 인도네시아 군도 한가운데 위치한 조그만 힌두교 섬이다. 발리는 그렇듯 신기하면서도 불가사의한 섬이다.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지만, 엄연히 존재한다.-336쪽

"(...)내가 하나 알려주지. 종교가 다른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신에 대해 논재하고 싶어 하면 그 사람이 신에 대해 하는 말을 전부 들어줘. 그 사람과 신에 대해 논쟁하지 마. 그냥 '당신 말이 맞아요'라고 말해주는 게 최선이야. 그런 다음, 집에 가서 자신의 원하는 걸 기도하면 그만이야. 그게 종교에 대해 사람들이 평화를 지킬 수 있는 내 아이디어야."-360쪽

발리인들은 우리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는 네 명의 형제를 데리고 세상에 태어난다고 믿는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 세상에 와서 평생 우리를 보호해준다. 아이가 자궁속에 있을 때조차도 그들은 아이와함께 하는데 각각 태반, 양수, 탯줄, 그리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피부를 보호해주는 노란색의 끈적한 물질로 상징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이런 외부적인 출산 물질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 코코넛 껍질 안에 넣어 집의 현관 옆에 묻는다. 발리인들은 이 코코넛이 묻힌 장소가 사형제들의 신성한 쉼터이며 이곳은 제단처럼 영원히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다.
아이는 의식이 생기는 순간부터 자신이 어디를 가든 이 사형제가 따라다니며 언제나 보호해줄 것이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사형제는 한 개인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네 가지 미덕을 상징한다. 지성, 우정, 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 어떤 위기의 상황에서든 이 형제들을 불러 구조와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우리가 죽으면 이 네 명의 형제들이 우리의 영혼을 거두어 천국으로 데려간다.-374쪽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피 시 가운데 하나가 생각났다. 그 시에서는 신이 오래전,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 지점 주위에 원을 그려놓았다고 했다. 나는 그곳에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그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다.-418쪽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여성들에게 자신이 언제나 결혼하고 싶은 남성상이 있다면 본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유명한 충고를 남겼다.-426쪽

남녀간의 육체 행위에 대해 내가 아는 한 가지 사실은 두 사람 사이의 성적 경험을 관장하는 특정한 자연의 법칙들이 있다는 것이다. 중력이 타협의 대상이 아니듯이 이 법칙들 또한 조금치의 양보가 없다. 누군가의 몸에 육체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건 두 사람이 어ㄸㅎ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고, 심지어는 어떻게 생겼는가와도 거의 관계가 없다. 흉골 뒤 깊은 곳 어딘가에 두 사람을 끌어당기는 신비한 자석이 묻혀 있느냐의 문제다.-439쪽

"사랑에 빠져 가끔씩 균형을 잃는 게 균형 잡힌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인걸."-445쪽

발리인들은 생후 육 개월 전까지는 아기에게 땅을 밟지 못하게 한다. 신생아들은 하늘에서 곧장 내려온 신이라고 생각해서다. 신에게 발톱 부스러기와 담배 꽁초가 뒹구는 바닥을 기어다니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그리하여 발리 아기들은 생후 육 개월간은 사람들의 품으로만 이동하면서 작은 신으로 숭상받는다. 만약 육 개월 전에 아기가 죽으면 특별 화장 의식을 치르고, 재는 묘지에 묻지 않는다. 그 아기는 사람이었던 적이 없고, 그저 신으로 있다가 갔을 뿐이다. 하지만 아기가 육 개월을 넘기면, 큰 잔치가 열리고 마침내 아기가 땅을 밟는 게 허락되며 인간이 된 것을 환영한다.-470쪽

예전에 내가 읽었던, 불교신자들이 믿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떠올랐다. 그들은 떡갈나무를 탄생시킨 것은 동시에 두 가지 힘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물론, 첫째는 나무의 시발점이 되어준 도토리다. 모든 약속과 잠재력을 담고 있는 이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된다는 건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무가 자라는 데 다른 힘도 존재한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것은 바로 어서 빨리 세상에 존재하고 싶은 마음에 도토리를 도와주는 미래의 나무다. 그 미래의 나무는 도토리에서 빨리 싹이 트도록 밀어주고, 묘목이 위로 쑥쑥 자라도록 끌어주며, 무에서 성숙함으로 진화하도록 이끌어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불교신자들은 떡갈나무가 탄생한 도토리를 창조한 것은 다름 아닌 떡갈나무 자신이라고 말한다.-4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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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간은 읽은 책을 쌓아만 두고

리뷰는 커녕 밑줄그은 것을 알라딘에 정리해놓지도 못했다.

이렇게 되면 뇌 속에서 쓩쓩 사라져 버릴 텐데.

하지만 과거는 과감히 놓아주기로 한 지금,

2012년 첫봄 3월에 읽은 책만 정리하기로.

 

 

제일 처음 읽은 책은, 알바니아 출신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장편소설 <부서진 사월>.

좋아하는 김진규 작가님의 추천으로 하룻밤을 꼬박 새며 읽은 책이다.

마지막까지 사랑하게 될지 안될지, 죽을지 안 죽을지 초조하게 쿵쾅거리는 바람에 혼났다.

맨 끝의 페이지를 펴보고 싶어서 손가락만 끼워놓고 책장을 열었다 놨다 맘고생도 꽤나 했던 책.

눈부신 사월에 피로 얼룩진 흰 셔츠가 바람에 날리는 상상 때문에 자꾸만 코를 킁킁거리게 된다.

어디선가 봄바람에 피냄새가 섞여들어올까봐.

 

두번째 읽은 책은 김연수의 <원더보이>.

그의 책은 나오는 족족 사보게 되는데, 나는 그의 작품보다는 어쩌면 그 자체를 은애하는지도.

100% 만족한 작품을 아직 찾지 못했기에

알라딘 신간 알리미 신청해놓고 목을 빼고 그의 신작을 기다리는 세월이 벌써 몇 년.

그가 좋아지는 바람에 그의 친구 김중혁 작가까지 좋아하게 됐으면서도

김연수 작가의 책 중 좋아하는 걸 대보라면 아직도 "글쎄...." 라며 허공만 바라본다.

<7번 국도>를 아직 읽지 않았는데 그건 완전 대박일지도 몰라, 하는 기대감 때문에 더 읽기가 두려운 마음.

정말 대박이라면 마지막까지 꽁꽁 아껴두고 싶다.

 

세번째 읽은 책은, 역시나 좋아하는 작가인 온다 리쿠의 <브라더 선 시스터 문>.

특히나 나는 그녀의 성장소설을 좋아하기에 굉장히 기대를 했지만,

나는 아직도, <밤의 피크닉>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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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 선 시스터 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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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하루였다. 실제로 체험하고 있을 때는 그 기이함을 모르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 이상한 일이 가끔 있다.-16쪽

옛날 문호는 대단하다. 다들 전집이 나와 있고, 게다가 분량도 엄청나다. 책꽂이가 꽉 찰 정도. 용케 그렇게 많이 썼다. 죄 손으로 썼을 텐데.-26쪽

책이나 영화에서 보던 열일곱 살도 실제로 되고 보니 대단히 시시했던 것처럼, 스무 살은 한층 더 별볼일 없었다.-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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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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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일요일에 우린 다시 만날 거야. 아빠는 조금씩 내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빠는 내게서 돌아선 뒤 그 하얀 빛을 향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너에게는 너무나 많은 일요일이 찾아올 거야. 네 소원이 이뤄지는 일요일도 분명 찾아올 거야. 그러니 너는 돌아가. 너의 삶 속으로.-104쪽

국밥을 먹고 난 뒤, 아빠는 그곳의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진 짐승처럼 아름다우니 같이 구경가자고 말했다. 우리는 농가들 사이로 난 소로를 따라 걸었다. 벌판은 표백한 이불 홑청처럼 펼쳐져 있었다. 밀가루를 뒤집어써 화가 난 뚱보들처럼 서 있던 짚단들. 심연처럼 어두운, 얼어붙은 개울의 표면. 자정이면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던 시절이었다. -115쪽

"순리대로 사는 게 바로 이 우주의 비밀이지. 잠이 오지 않는다면, 안 자면 되는 거야. 꼭 자야 할 필요는 없어. 죽은 사람이 자꾸 눈에 보인다면, 그냥 눈을 감으면 되고. 보고 싶을 때는 눈만 뜨면 언제든지 볼 수 있으니까 좋은 거 아닌가?"-143쪽

"비 내리는 밤기차에서 토마스 만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행운을 누리지 못하고 죽으니까."-160쪽

"(...)그러니까 천재의 책 읽기. 천재적으로 책을 읽으려면 작가가 쓰지 않은 글을 읽어야만 해. 썼다가 지웠다거나, 쓰려고 했지만 역부족으로 쓰지 못했다거나, 처음부터 아예 쓰지 않으려고 제외시킨 것들 말이지. 그것까지 모두 읽고 나면 비로소 독서가 다 끝나는 거야. 책을 다 읽는 일은 하루면 끝나는 것인데, 평생 읽어도 다 읽지 못하는 책이 이 세상 수두룩한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지."-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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