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북 - 서은영과 장윤주의 스타일리시한 이야기
서은영.장윤주 지음 / 시공사 / 2006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전반부는 스타일리스트 서은영, 후반부는 모델 장윤주의 얘기.

전반부에선 그럭저럭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를 따라가려고 용쓰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고 애쓰는 한 스타일리스트의 이것저것 패션 조언이 많은데, 의외로 군데군데 유용한 팁이 많다. 화이트셔츠 연출법이라든지, 구두에 대한 소견이라든지. 게다가 우드판에 핀을 꽂아놓고 귀걸이를 주렁주렁 걸어놓아 아침에 찾기 쉽게 하는 방법은, 몇 달 전에 내가 직접 만들기도 한 터라 괜히 동질감도 느껴졌다. 몇 페이지에 한 번씩, 그녀가 쓱쓱 그린 듯한 그림도 정답다. 특히 흑색 색연필로 거칠게 칠한 샤넬 트위드 수트는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나는 언제쯤 옷장 가득 샤넬의 수트를 걸어놓고 아침마다 무얼 입을지 고민할 수 있을까.. 부럽기만 한 남의 떡이다, 참. 밑줄 그어놓고 나중에 써먹을 만한 문장도 몇 개 있었다.

반면!!!! 정말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한 뒷부분!!! 우선, 문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문장력 뿐 아니라 단락 간 연결도 안 되고, 별 주관도 없는 것 같고, 그냥 누군가가 '윤주야. 그래도 네가 모델 중엔 고참이니까 책 한 번 써봐라, 은영이랑.' 이라고 권하길래 '아, 그럼 모처럼 시간도 나는데 몇 줄 끄적거리고 푼돈 좀 받을까' 하는 기분으로 썼다는 느낌. 패션잡지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장윤주의 사진 몇 컷이랑, '나 잘났소이다' 풍 일화 몇 가지 뿐이다. 정보도 없고 감회도 없다. 결국은 마지막 몇 페이지를 채 참지 못하고 팔랑팔랑 넘기곤 책을 탁! 덮어버렸다.

 

퇴근도 일찍 한데다 후배랑 저녁 약속도 있어서, '오늘은 사보텐 가서 돈까스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중. 택배 상자를 열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면서 스타일 북을 읽기 시작했는데, 서은영(전반부) 부분에서는 약속시간이 좀 더 늦춰지길 바랬다. 후배가 좀 더 일이 늦게 끝나서 10분이라도 전화를 늦게 주기를. 굉장히 배가 고프고 사보텐 돈까스의 특별하게 파삭파삭한 빵가루가 눈물나게 생각났지만, 그래도 그 부분은 다 읽고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장윤주(후반부) 부분으로 진도가 나가면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 문제!!!! 장윤주보다는 돈까스가 한 1000배쯤 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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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0-20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윤주씨가 쓴 부분이 상당히 못마땅 했어요 성의가 없다고 해야 할까, 원래 문장력이 많이 딸린다고 해야 할까?

고도 2006-11-0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모델 장윤주는 정말 최고죠. 사람은 각기 나름의 분야가 있나 봐요.